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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꼼수'에 '깔세' 논란까지…SKT의 허수아비 '피에스앤마케팅'

100% 자회사에 무리한 업무 패턴? 법인격부인론 비판 여지까지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7.07.13 17:13:13

[프라임경제] SK텔레콤(017670)이 거느린 자회사는 많지만, 피에스앤마케팅의 경우는 대단히 특이한 역할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이통통신 단말기 유통 등을 업무내용으로 하는 이 회사가 비단 SKT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연말 감사보고서 참조) 상황 때문만은 아니다. 단말기 유통업에까지 대기업(이통 3사가 모두 공룡기업이라는 문제 때문에 더 두드러짐)이 손을 댄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키운 회사라는 시각 때문에 그렇다.

힘든 사정 한동안 걸어온 회사, 이유는 무엇? 

피에스앤마케팅 지난해 납부한 법인세는 6억68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다만 전년도 법인세부담액은 없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수익이 안정적이라고 안심하기 어렵고, 수익 등이 신통찮게 오르내린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왜 그럴까? 2015년 봄을 전후한 시기로 시곗바늘을 되돌려 상황을 살펴보자. 피에스앤마케팅은 SK네트웍스 휴대폰 단말기 유통(IM)사업부를 인수했지만, 이 효과를 완전하게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경고음이 이 무렵 제기된 바 있다. 일명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시행으로 시장 경쟁이 격화되며 대리점 판촉비용이 급격히 증가한 탓에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것.

단통법 정국이 뻔하게 예정되는 2014년경, 그룹 수뇌부가 왜 이런 효과가 예상됨에도 이 같은 처리를 강행했을까. 의견이 분분하나, 통신소매사업을 일원화해야 할 필요성이 큰 SKT 측을 위해 인수효과가 덜하더라도 사업을 합칠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 설득력이 있다.

결국 탄생에서부터 각종  무리수에도  불구하고 불도저처럼 나갈 수밖에 없는 사정 등에 이르기까지 이 회사는 'SKT의 것' 이상으로 의미를 갖는다는 해석 꼬리표를 달게 된다.

또한 모회사 SK텔레콤이나 그룹 가족 회사인 SK네트웍스 등 계열사를 주거래 대상으로 하고 있어 가격 교섭력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점도 명확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2009~2012년 큰 마이너스값을 기록한 점은 새삼스럽다. 법인세를 낼 필요가 없는 '근근히 먹고 사는' 수준의 실적이 잡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깔세 장사 횡포, 그마저도 SKT 돈으로 하는 빈깡통 신세 조롱?

이런 상황에서 피에스앤마케팅은 또 다른 잡음을 최근 만들고 있다. SKT가 이통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커피점과 이통 단말기(휴대폰) 매장을 함께 융합해 운영하는 T월드카페를 운영하는 과정에서도 이 회사가 함께 거론된다.

일례로, T월드카페 중 하나인 팜스테드 종로점 분쟁에서 볼 때 지나친 횡포를, SKT가 직접 체면이 깎이지 않는 방법으로 '대타 처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주지하다시피 SKT는 피에스앤마케팅의 모회사다. SKT는 큰 돈을 들여 시내 중심가나 쇼핑 명소 등에 자리를 마련한다. 이를 다시 피에스앤마케팅에게 빌려준다. 피에스앤마케팅이 커피점을 하고 싶은 회사나 개인(가맹점주)에게 다시 빌려준다.

일명 '전전대'다. 그런데 이 계약을 극히 짧은 기간(3개월, 1개월 등)하고, 또 언제든 해지 가능하다는 점을 특별히 기재해 계약을 맺는다. 일명 단기임대차 계약의 특수성이다. 이는 결국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피하려는 꼼수다. 세칭 '깔세 계약'이라고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현재 종합적으로 계약 내용을 봐서 결정해야 한다는 법무부 판단 내용이 있다. 이런 꼼수가 법적으로 유효한지 자체에 대해서 새삼 치열한 공방전이 불가피하다.

대기업 계열사 체면에 깔세 계약을 활용하고, 불리한 조건을 사실상 강제하는 것도 거북한데, 심지어 그런 밑천 자금은 SKT가 댄다.

본지의 자료수집 결과, 팜스테드라는 커피 가맹점 사업 회사와 SKT, 피에스앤마케팅은 일산 웨스턴돔 점포와 서울 종각의 점포 2곳에서 얽힌 바 있다.

웨스턴돔의 경우 원래 스타벅스 점포이던 것을 T월드카페로 운영하게 고쳤다가, 다시 지금은 피에스앤마케팅의 점포(즉 일반적으로 보기엔 SKT 영업점)로 쓰고 있다. 여기에 2012년 봄부터 5억원선의 거금을 근저당해 놓은 것은 피에스앤마케팅이 아니라 SKT였다.

종각점도 마찬가지다. 가맹점주에게 1달짜리 깔세  계약을 요구하고, 법리상 다툼 여지가 있음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현재 상황에 든든한 물주 노릇을 하는 것은 SKT가 건물에 잡아둔 근저당 자금(6억원)의 힘이다.

전전대와 법 규정의 허점을 최대한 이용해 약한 세입자를 내모는 험한 일은 SK그룹 이미지가 잘 드러나지 않는 피에스앤마케팅에서 하지만, 결국 그런 일을 벌이는 힘과 그렇게 얻는 달콤한 과실은 모두 SKT의 것이라는 얘기다.

눈 하나 깜짝 않고 '큰 폭 몸집 줄이기' 논란까지 '정체가 뭐니?'

이를 놓고 태생부터 각종 사업 추진 등에서 SKT로부터 이렇게 매여있는 '실체 없는 회사'에 지나지 않기에, 사회적책임 등에 둔감한 행보를 하면서도 아무 꺼리낌이 없다는 경고성 해석이 나온다.

또 다른 이상 징후를 보자. 피에스앤마케팅은 2015년에서 지난해 연말 사이, 직원 수가 286명(9.5%)이나 크게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회사는 2013년 대비 2016년 3월 말 고용 증가율 62.7%를 기록한 바 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은탑산업훈장이 수여됐다는 점과 겹쳐보면, 2016년 봄 이후 상황에서 급히(순식간에) 운영 기조가 부정적인 방향으로(노동권과 생존권 등 사회적 요청에 반대방향으로 달리는 쪽으로) 바뀐 것이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이런 점에서 보면 몸집은 제법 갖춘 회사일지언정, 사회적으로 기여한다는 현대 기업으로서의 넋이 결여된, 사실상 SKT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허수아비라는 극히 짠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런 회사의 행동과 그 법적 효과를 부정하는 이론도 있다. 일명 '법인격부인론'인데, 앞으로 피에스앤마케팅이 SKT를 위해 어떤 대형 사고를 내고, 그 부정적 효과나 사회적인 비판을 뒤집어쓰려고 나선다 해도 이를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당장 전전대 계약과 명도 여부를 다투는 팜스테드 종로점 사건부터 SKT가 떳떳하게 나서고 책임있는 답을 줘야 할 필요도 제기된다. 

지금까지 피에스앤마케팅이 진흙탕에 손을 담그고 문제 효과를 감당해왔지만, 이제 그런 효과들도 오롯하게 모기업 SKT에게 넘기고, 기업 본연의 사업만 하도록 할 필요와 정당성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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