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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머리 벗기는 단타매매, 주식시장 교란 '주범'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17.07.19 17:00:43

 "스캘퍼(scalper)들은 다양한 거래소에 100주 정도 소규모로 매도 물량을 걸어놓고, 일반 트레이더가 매수주문을 하는 순간 가장 먼저 주문이 도달하는 거래소에서 이를 감지해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그리고 주문이 아직 도달하지 않은 거래소들에서 일반 트레이더가 사려고 한 주식을 먼저 사들인 뒤, 이를 더 높은 가격에 팔아 이익을 챙겼다. 초단타매매업체가 돈을 번 만큼 일반 트레이더와 투자자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엄청난 손실을 봤다." 

[프라임경제] 최근 주식시장에서 단타매매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는 어디서나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모바일 거래가 확산된 것이 단타매매 급증을 이끌었다는 진단이 따릅니다.

단타매매 중에서도 초단타매매는 고성능 컴퓨터를 통해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알고리즘 매매'의 일종인데요. 

상식적으로 인간이 이렇게 빠른 속도의 주문을 낼 수는 없기 때문에 컴퓨터를 이용해 미리 정한 특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컴퓨터를 통해 빠르게 자동 주문이 이뤄지는 구조입니다. 이 같은 초단타매매로 수익을 내는 방법은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가장 먼저 시장조성을 통한 방법입니다.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에서 유동성공급자(LP)가 매도호가와 매수호가를 내면서 수익을 챙기는 것처럼 빠른 속도로 주문을 내 호가 사이의 스프레드를 먹는 전략이죠. 

특히 ELW 시장에서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전산시스템을 통해 통상 1일 100회 이상, 평균 매매대금 100억원 이상의 초단타매매를 하는 개인투자자들을 스캘퍼라고 합니다. 일명 '슈퍼메뚜기'라고도 불리죠.

스켈퍼의 원 의미는 미국 인디언들이 적의 머리가죽을 벗겨내 전리품으로 챙겼던 행위를 뜻하는데요. 스켈퍼들이 구사하는 스캘핑(scalping) 역시 초단타매매 유형 중 하나로, 단기 시세차익을 챙기고 빠져나오는 방식을 통해 박리(薄利)를 취하는 매매기법을 뜻합니다. 

사람의 피부 중 가장 얇은 피부층으로 이뤄진 곳이 머리가죽인 만큼 '박리', 즉 아주 적은 이윤을 챙긴다는 의미에서 스캘핑이라는 끔찍한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또한 주식과 주식, 주식과 선물 사이에서 일시적 괴리가 발생하면 빠른 매매를 통해 그 차익을 얻는 통계적 차익거래(Statistic Arbitrage) 및 이벤트 차익거래(Event Arbitrage)로 이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이 발행될 때 주가에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괴리에서 차익을 추구하죠. 

초단타매매의 장점은 시장의 등락과는 무관하게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인데요. 초단타매매는 이미 국내 파생상품시장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네요. 

초단타매매의 부작용도 엄청납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미국 다우지수는 단 20분 만에  998.5포인트(9.2%)가 급락했는데 초단타매매가 증시 대폭락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했죠.

알고리즘 매매를 통해 자동주문이 반복되기 때문에 주문이 한 방향에 집중될 경우 시장이 빠른 속도로 붕괴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단타매매형 주식은 일종의 투기이기 때문에 이런 방식이 오래갈수록 주식시장이 멍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죠.

투자의 기본 원칙은 내 돈을 기업에 빌려줘 기업은 그 돈으로 장사를 해 수익을 내고 나에게 다시 돌려주는 것이 원칙이나, 단타매매는 아무런 결과물 없이 하루에도 수차례 주식을 사고팔아 아무런 결과물도 남기지 않는 투기일 뿐이라는 것이죠. 

특히 스캘퍼들은 시스템 트레이딩 전문가와 전산 전문가 등 팀 단위의 움직임을 보이며 시장을 교란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되는데요. 

스캘퍼들에 의해 시세가 급변동하게 되면 개인투자자와 연기금 등 장기 투자자들은 적정한 주가 수준을 알 수 없어 거래에 신중을 기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대항하는 주문을 내기가 어렵다는 의미죠. 

실제 단타매매가 많았던 종목을 분석한 결과 공통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매우 심하게 나타났습니다. 돈을 번 사람이 있었다면 그만큼 잃은 사람도 많은 위험한 도박장이었음을 의미하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업화된 단타매매자들에 비해 개인이 이를 이용해 수익을 내기에는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개인의 초단타매매는 손실위험을 키우는 일이라고 염려합니다.  

이와 함께 초단타 단주매매를 통한 초단기 시세유인 행위는 시세조정이나 시장질서 교란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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