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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콩과 팥, 그리고 콩팥

 

심봉석 이화의대 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 press@newsprime.co.kr | 2017.07.21 17:06:32
[프라임경제] 요로기관의 기능은 소변을 만들어서 저장했다가 몸 밖으로 내보내는 일이다. 요로기관 중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장기는 신장(腎臟·kidney)이다. 

신장은 우리 몸의 대사과정에서 만들어진 노폐물을 걸러내어 소변으로 만들고 △수분 △산 △염기 △전해질을 조절하여 신체의 항상성(homeostasis)을 유지하는 필수기관이다. 

요로기관은 외부 충격에 손상을 받지 않도록 배 뒤쪽인 후복막 깊숙이 위치하고 △근육 △뼈 △다른 장기들로 둘러싸여 있다. 특히 신장은 부드러운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어 대단히 약하기 때문에 갈비뼈, 척추, 등 근육과 단단한 피막에 의해 철저하게 보호되고 있다.

몸 밖에서 봤을 때 신장은 좌우측 갈비뼈 아래 옆구리에 하나씩 위치하고 있으며, 주먹과 비슷한 크기로 △길이 12㎝ △폭 5㎝ △두께 3㎝ 정도이고 무게는 150g이다. 하루에 신장을 통과하는 혈액량은 200ℓ고 분비와 재흡수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소변의 양은 통과 혈액량의 1/100인 2ℓ 정도다. 

또한 신장은 호르몬을 분비해 혈압을 유지하고 적혈구 생산과 칼슘 대사에 관여한다. 신장에서 분비되는 물질들 중 레닌(renin)은 안지오텐신(angiotensin) 시스템을 통하여 혈장과 혈압을 유지한다. 

아울러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은 혈관을 확장시켜 혈류량을 늘려서 나트륨과 수분의 배설을 증가시키고, 에리트로포이에틴(erythropoietin)은 골수를 자극하여 적혈구 생성을 촉진한다.

신장에는 다양한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기능적인 질환으로 △사구체신염 △간질성신염 △신증후군 △요세관결손 등이 있고 세균성 감염질환으로 신우신염과 신장결핵이 있다. 구조적인 이상을 초래하는 질환으로는 △신세포암 △신우이행상피세포암 △신장결석 △수신증 △신낭종 등이 있다.

대부분의 신장 질환에서 소변검사를 하면 혈뇨와 단백뇨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신장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만성신부전에서는 수분이 저류되어 몸이 붓고 고혈압과 빈혈이 생긴다.

신장의 모양이 콩과 비슷하게 생겼고 팥의 색깔을 갖고 있어서 우리말로는 콩팥이라고 한다. 콩팥은 신장의 우리말 표현이지만 콩과 팥을 아우르는 단어이기도 하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평소 좋은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노랑 △빨강 △초록 △하양 △검정 등의 색깔을 가진 음식들이 도움이 된다. 콩은 대표적인 검정식품이고 팥은 대표적인 빨강식품이다. 우연히도 신장을 의미하는 콩과 팥은 효능이 뛰어난 색깔음식으로, 특히 요로생식기계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기능식품이다.

콩 중에서 대두(大豆)는 중국에서 4000년 전부터 재배됐으며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 초기에 들어왔다고 한다. 콩은 영양분이 많고 소화가 잘되고 단백질이 풍부하다. 

특히 검은콩에는 플라보노이드(floavonoid)인 안토시아닌(anthocyanin)과 이소플라본(isoflavone)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강력한 항산화효과로 남녀 모두에서 갱년기증상을 완화시킨다. 

또 레시틴(lecithin)은 기억력과 집중력 향상, 두뇌 발달 및 치매 예방 효과가 있으며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능이 있다. 비타민B1과 아르기닌(arginine), 시스테인(cysteine)이 풍부해 모발 성장에 도움을 줘 탈모를 예방한다. 

비뇨기과적으로는 신장 기능을 활발하게 해주고 전립선염과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콩밥을 비롯해 △콩조림 △두부 △청국장 △두유 등 어떠한 형태로 섭취하더라도 효과는 마찬가지다. 식초에 절인 콩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은 민간요법일 뿐 의학적 근거는 없다.

팥 역시 콩과식물이며 소두(小豆) 혹은 적소두(赤小豆)라고 한다. 팥은 중국,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오래전부터 재배돼왔다. 콩에 비해 소화가 잘되지는 않지만 팥밥, 팥죽으로 먹거나 빵의 속으로 사용한다. 

성분은 △단백질 △탄수화물 △폴리페놀 △미네랄 △비타민 △사포닌(saponin) 등이고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항산화효과와 △지질 개선 △혈액순환 촉진 △변비 예방 △신장 기능 강화 등의 효능이 있다. 

비뇨기과적으로는 소변량을 늘려 요로결석을 예방하고 배뇨장애에 도움이 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붉은 색의 팥이 질병이나 귀신을 쫓는다고 알려져 동짓날 팥죽을 쑤어 먹거나 고사를 지낼 때 팥 시루떡을 찌는 풍습이 있다.
 
최근 건강과 장수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건강기능식품으로 색깔음식이 각광을 받고 있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신장을 의미하는 콩과 팥은 비뇨기과 건강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갱년기 장애를 완화시키는데도 효과가 있다. 

콩을 직접 섭취하거나 두부나 콩 관련 제품을 많이 먹는 것이 좋은데 건강에 도움이 되려면 하루에 콩 단백질 25g 이상 섭취하는 것이 좋다.

심봉석 이화의대 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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