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범석의 벤토탐방] 튀김 삼총사 '카라아게·덴푸라·프라이'

2017-08-08 14:47:00

- "벤토 알면 문화 보이고 문화 알면 일본 보인다"

[프라임경제] 일본요리하면 금세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튀김이다. 음식점·식품코너·벤토체인·선술집 등 어디를 가도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는 일이 없다.

기름을 사용하는 음식으로 한국에 부침개가 있다면 일본에는 튀김(아게모노)이 있다. 우리가 빈대떡·야채부침·곡물부침·육류부침 등 다양한 전(煎)문화를 가지고 있듯이 그들도 카라아게(唐揚げ)·텐푸라(天婦羅)·프라이로 대별되는 튀김문화가 있다. 

▲벤토체인 홋카홋카亭의 카라아게 벤토. ⓒ 홋카홋카亭 홈페이지

카라아게는 재료에 밀가루나 프리믹스를 입혀 튀긴 음식이다. 영어 'fry'에 해당하는 요리로 프라이드치킨(fried-chicken)이 대표적이다. 재료에 간장과 미린 등으로 밑간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 튀김 방식이 일본에 들어온 것은 17세기 중국을 통해서다. 이전에도 사찰음식 '쇼진(精進)'요리나 포르투갈 '난반(南蛮)'요리에 튀기는 조리법이 있었지만, 본격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였다. 

당시 중국은 당나라 때 실크로드 교역을 통해 유입된 튀김 문화가 만개한 시절이었다. '카라'는 당(唐)나라를 가리키고 '아게'는 튀김을 의미한다. 

그 후 세월이 흐르며 곳곳에서 지역 색이 묻어나는 신품종이 나타났다. 나라지역 '타츠타(竜田)', 나고야의 '테바사키(手羽先)', 홋카이도의 '잔기(ザンギ)'가 대표적이다. 

이 카라아게들은 모두 닭고기를 주재료로 한다. 물론 야채나 해산물로 만드는 카라아게도 있지만 그 존재감은 크지 않다. 흔히 일본 튀김의 대명사를 텐푸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지만,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영역은 카라아게도 그에 못지않다. 

두 튀김 간 가장 큰 차이는 재료에 튀김옷을 입히는 방식이다. 텐푸라는 계란과 밀가루를 섞은 튀김 용액(반죽)을 사용하는 반면, 카라아게는 재료에 밀가루 등 튀김 분(粉)을 직접 뿌린다. 

카라아게 소비 캠페인을 주도하는 일본카라아게협회는 "먹으면 행복하고 불현듯 먹고 싶은 먹거리…이처럼 많은 사람이 사랑하고 무의식적으로 찾는 먹거리가 또 있으랴?"고 홍보한다. 다분히 신파적이지만 의도는 그런 대로 잘 전달되고 있는 것 같다. 

텐푸라는 긴 설명 필요 없이 일본을 대표하는 요리 중 하나다. 스시·소바와 함께 '에도(토쿄) 삼미'로 불린다. 지난 1920년 영국에 Tempura라는 용어가 나오는 것으로 미뤄 보아 이미 100여년 전 유럽에 진출했음을 알 수 있다. 

텐푸라는 새우와 같은 어패류를 비롯해 가지·연근·고구마 등 야채류를 주요 재료로 한다. 바삭한 식감을 구현하기 위해 찬물 10에 계란1 비율로 계란 물을 만든 후 같은 양의 밀가루를 섞는 것이 공식이다. 

텐푸라 업계 불문율로 '재료7 솜씨3'이라는 공식이 있다. 재료의 선정과 손질이 그만큼 중요하는 의미다. 재료를 적당한 크기로 다듬고 칼집을 내거나 미리 데쳐주는 등 사전작업에 손이 많이 간다. 재료 속 수분이나 공기 제거작업이 미흡하면 조리 중 튀김옷이 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긴자(銀座)의 고급 식당에서 40년간 텐푸라를 만들어 온 한 장인은 "텐푸라는 기름에 익히는 것이 아니라 반죽 속 재료를 찌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생각보다 만드는 과정이 까다롭고 숙련이 필요한 요리임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시각효과를 높이기 위해 '꽃을 피게 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재료가 기름 위로 떠오르면 그 위에 반죽을 덧뿌려 외형을 꾸며주는 작업이다. 

텐푸라는 에도 서민들이 길거리에서 꼬치에 꿰어먹던 음식이었다. 이러한 문화가 오사카·쿄토 등 칸사이 지역에 전해진 것은 인적 교류가 자유로워진 19세기후반이다. 그 후 1923년 관동대지진 여파로 삶의 터전을 잃은 요리사들이 각지에 흩어지며 에도 텐푸라가 전국에 퍼졌다. 

다른 한편으로는 칸사이 지역에서 상경한 요리사들이 고구마나 연근 같은 야채를 튀기는 문화를 가져온다. 이에 따라 어패류와 야채가 조화를 이룬 새로운 양식이 완성되고 전문점도 등장했다. 

오늘날 텐푸라는 반찬이나 안주용 일품요리는 물론, 면 요리나 돈부리의 토핑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최근 아이스크림·만두·사과·건시·성게·스시·닭고기 등과도 새로운 접점을 찾고 있다. 

프라이는 재료에 계란 액을 침투시킨 후 빵가루를 입혀 튀기는 '서양풍 텐푸라'다. 메이지유신 후 일본에 소개된 서양 튀김을 일본화한 요리로 영어 'deep-fry'로 번역된다. 

이 조리방식은 기름 양이 풍부한 전용 프라이어(frier, 튀김기)에서 180도 이상 온도로 튀겨내(카라아게는 170도) 두꺼운 튀김옷을 바삭하고 고소한 식감으로 바꿔주는 매력이 있다. 

프라이의 주요 재료는 새우·굴·오징어 같은 어패류와 감자·양파 등이다. 지난 회에서 설명한 노리(김) 벤토에 필수로 들어가는 흰 살 생선 튀김도 이 카테고리에 들어간다. 

돼지고기나 닭고기 등 육류도 재료로 삼는데, 이 경우는 '~카츠'라고 부른다. 우리에게 친숙한 돈카츠도 프라이의 일종이다.

장범석 푸드 칼럼니스트


장범석 푸드 칼럼니스트 bsjang56@hanmail.net

<저작권자 프라임경제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프라임경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