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가게 칼럼] 닭갈비는 갈비가 아니다

2017-08-16 12:06:20

[프라임경제] 닭갈비는 닭고기, 야채, 양념이 어느 하나가 과하거나 부족함이 없이 조화와 균형을 이룬 음식이다. 다른 육류에 비해 양이 푸짐하고 저렴하기까지 한 미덕을 갖고 있다.

▲닭갈비 이미지컷. 퇴계유통은 강원도 춘천 전역의 닭갈비업체로 전국 각지에 닭갈비를 유통·판매하고 있다. ⓒ 퇴계유통

그런데 사실 닭갈비는 닭의 갈비 부위로 만든 음식은 아니다. 닭갈비의 주요 재료는 닭의 갈비 부위라기보다는 날개와 다리 부위에 해당한다. 닭은 소나 돼지와 달리, 갈비 부위에 살이 거의 없다. 

중국의 삼국(三國)시대, 유비가 촉을 차지하고 한중 땅을 얻기 위해 위나라의 조조와 한중 쟁탈전을 벌였었다. 전쟁은 장기전에 접어들었지만, 멀리서 원정을 온 조조군대는 공격도 수비도 버거운 상황에서 대치 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조조는 철군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저녁 식사로 조조가 닭갈비를 뜯으며 '지금 상황이 마치 계륵(鷄肋)과 같이 닭갈비에 살이 없어 먹을 것은 없고, 버리기에는 아까운 지금의 내 처지와 같구나' 하고 중얼거렸다. 

특별히 쓸모가 있는 것은 아니나 그렇다고 버리기는 아까운 상황을 일컫는 말로 닭갈비가 사용됐다. 

닭갈비는 강원도 춘천지역의 대표 음식이기도 하다. 춘천이 닭갈비의 원조가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춘천지역 인근에 도계장(屠鷄場)이 많은 탓도 있지만, 춘천에서 닭갈비가 처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1960년대 춘천 중앙로에서 돼지고깃집을 하던 김영석씨 부부가 어느 날 돼지고기가 다 떨어지자, 근처에서 급하게 사 온 닭 두 마리를 돼지갈비처럼 손질해 요리를 만들었다. 

막상 닭고기를 돼지갈비처럼 넓게 펴서 구웠더니 색다른 맛이 났고 이후 달콤한 양념에 재워뒀다가 안주로 만들어 판매하자 크게 인기를 끌었다. 

다른 육류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강원도 지역에서 복무하던 군인들과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점차 입소문이 났다. 초기에는 닭갈비 대신 '닭불고기'로 불렸다. 

정확히 말하자면 닭갈비는 고구마, 당근, 양배추, 파와 같은 야채와 함께 볶아 야채닭볶음이 맞는 이름이지만 당시 쉽게 먹지 못하는 갈비라는 이름을 붙여 더욱 인기를 끌었다. 

고등어구이의 고갈비 역시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한동안 닭갈비는 서민갈비, 대학생갈비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송준우 칼럼니스트 / 다음 라이프 칼럼 연재 / 저서 <오늘아, 백수를 부탁해> <착한가게 매거진> 등


송준우 칼럼니스트 heyday716@ha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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