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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SK증권 품을 케이프, 人·物亂에 '허덕'

 

한예주 기자 | hyj@newsprime.co.kr | 2017.08.17 15:07:55

[프라임경제] SK증권이 SK그룹을 떠나 케이프 품에 안겼습니다.

지난 11일 SK는 회사가 보유한 SK증권 지분 전량을 케이프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는데요.

지난달 25일 적격인수후보자였던 케이프투자증권, 호반건설, 큐캐피탈파트너스 3곳 중 케이프투자증권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약 2주 만의 결과죠.

그러나 노조와 사측 간의 불협화음은 여전한 듯 보이는데요. 노조 측은 적격인수후보자 선정에서도, 우선협상자 선정 당시에도 사측의 결정에 반대하는 입장을 전한 바 있습니다.

케이프가 옛 LIG투자증권 인수 후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강압적으로 임금체계를 바꿔 논란이 됐다는 이유 때문인데요.

이에 대해 케이프투자증권 측은 "SK증권 임원을 포함한 전 직원의 고용을 최소 5년간 보장해 직원들의 동요를 줄일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죠.

이 같은 케이프 측의 진화에 일부에서는 고용안정과 관련한 노사갈등이 무난히 해결됐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으나, 노조 측은 아직도 고용부문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주장합니다.

백정현 전국사무금융노조 홍보국장은 "케이프로 매각을 반대하는 입장은 처음과 같다"며 "고용부문에서 케이프와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시 언제든 실력행사에 돌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규동 SK증권지부 지부장 또한 "케이프 측과 고용안정에 대한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며 계속 교섭 중"이라고 백 국장과 같은 의견을 전하네요.

케이프의 SK증권 최종 인수까지 불과 2~3개월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처럼 사측과 노조 측의 의견차는 현재까지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케이프 측은 이 같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고용계약승계 등 공식적인 SPA 문서에 나와 있는 부분 외의 사항은 알 수 없다"고 응대합니다. SK 측 역시 "계약을 끝낸 상황이라 해당 사항의 확인이 불가하다"고 말을 아끼네요.

노사갈등 외에도 우려되는 부분이 또 있습니다. 이번 SK증권 인수에 따라 자기자본이 6000억원대까지 늘어나며 15위권 중견 증권사로 부상할 것이란 기대를 받는 케이프지만 '자금력'에 대한 지적이 여전한데요.

케이프보다 몸집이 큰 SK증권을 인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인데, 현재 케이프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2034억원으로 SK증권의 4151억원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SK증권 지분 10%를 보유한 SK그룹 측은 30%대의 지분 확충을 요구하는 상황인데 이를 충족하려면 시가총액 기준으로 1000억원대의 자금이 필요합니다.

케이프는 작년 연말 기준 현금성자산이 510억원 정도였는데요. 인수 후 SK증권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30%를 확보할 계획으로, 국내외 금융회사에서의 인수금융 조달과 PE 조성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인수와 유상증자 대금을 합치면 약 1400억원의 자금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추산하네요.

인적·물적 구색을 갖추고자 고군분투 중인 케이프는 SK증권 인수 후 '양사 간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시너지 효과를 추구할 것'이라는 알찬 청사진을 내놨지만 아직까진 어두운 흑백사진만 보여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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