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이 사람] 김준형 난쏘공 팀장 "난민 동화책 만드는 이유는…"

20대 청년들 "클라우드 펀딩·강연·봉사활동 전개…협동조합 꾸릴 것"

하영인 기자 | hyi@newsprime.co.kr | 2017.08.18 10:53:35

[프라임경제] 최근 시리아,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남수단 사태 등이 발발하며 전 세계적으로 난민 수가 급증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른 지난해 난민 수는 6560만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남반구에 있는 국가들이 난민 90%가량을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 매년 난민 신청이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난민으로 인정받은 이는 감소한 실정이다. 

난민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 한 해 국내 난민 신청은 총 7542건으로 집계됐으나 이 중 단 98명(1.54%)만이 난민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전 세계 평균 난민 인정률이 47%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수치다. 누적 인정자 수도 678명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이 같은 난민 실태와 국민의 부정적인 인식은 물론 국내 난민 정책 역시 '보여주기식'이라는 지적이 이는 가운데, 난민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고 실질적인 도움의 손길을 뻗고자 나선 이들이 있다. 

왼쪽부터 한국외국어대학교의 김준형, 김유한(통역), 주기환(글·총무), 김민찬 중앙대학교 학생(삽화). ⓒ 프라임경제

20대 청년들로 이뤄진 '난민이 쏘아올린 작은 공'팀(팀장 김준형, 이하 난쏘공)이다.

◆사회적 소수자 '난민' …동화책으로 인식 재고 기대

김준형 난쏘공 팀장은 "난민은 사회적 소수자 중에서도 소수자"라며 "우리와 다를 것 없는 똑같은 아이들임에도 미래가 없다는 게, 꿈을 꿀 수조차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워 그분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난쏘공 프로젝트의 핵심은 난민에 대해 무관심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이들은 6월29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그리스를 직접 방문, 13개 NGO단체와 연계해 인터뷰·봉사활동 등을 전개했다.

김 팀장은 "그리스에서 최루탄이 터지는 폭동을 직접 목격했다"며 "폭동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아무것도 없는 빈손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고 그리스 난민의 뼈아픈 실태를 회상했다.

난쏘공팀은 섬에서 폭동이 벌어지는 장면을 실제로 목도했다. 난민들을 진압하기 위해 경찰들은 최루탄을 사용했으며 난민들은 텐트를 불태우는 식으로 자신들의 불만을 표현했다. 

그리스에서 유럽으로 향하던 난민들은 국경을 넘지 못하게 정책이 바뀌자 그리스가 아닌 이탈리아로 이동하고 있다. 문제는 이미 들어와 있는 난민들이다. 이동의 자유를 빼앗긴 이들은 어디로도 이동하지 못하고 돌아갈 장소마저 잃었다.

그리스에서 활동 중인 난쏘공팀. 이들의 도전은 한국장학재단이 주최하고 우리은행이 후원하는 세계를 향한 꿈도전단 6기에 선정돼 1100만원가량의 장학금을 받아 이뤄질 수 있었다. ⓒ 난쏘공

김 팀장은 "그리스 난민들의 실상은 생각보다 많은 지원이 이뤄지고 있었으나 지역별 차이가 눈에 띌 만큼 컸다"며 "그리스에 있는 난민들은 요르단이나 중동지역에 있는 난민들보다 상대적으로 지원 수준이 괜찮은 편임에도 키오스 등 일부 섬에 있는 난민들은 비참한 처지에 놓여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기구가 나서 난민들을 위해 정책적으로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난민들이 특정 국가에만 밀집되거나 테러와 같은 사고가 벌어지지 않도록 조정하고 감시하는 역할이 국제기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제언했다.

동화책 삽화. ⓒ 난쏘공

난쏘공팀은 내달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구상한 40페이지 분량의 그리스 난민 관련 동화책 출간을 앞두고 있다. 

한국 아이들과 난민 아이들의 생일을 대조하는 등 아이들뿐만 아니라 이를 가르치는 부모도 함께 볼 수 있도록 다양한 내용과 정보들을 담는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휴먼인러브, 가치모아 등과 협업해 클라우드 펀딩을 통한 모금활동 후 현지로 기부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난민 정책 현주소 "국민이 신뢰 가능한 기부 채널 선행.돼야"

"난민을 이용하는 이해관계자가 많다는 점이 가장 아쉽습니다. 선동적이며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난민 관련 뉴스로 정치적인 이익을 얻는 경우도 있죠. 또 자기만의 이해방식으로 난민들을 돕겠다고 생각하나 궁극적으로는 자기의 만족을 위해 행동하는 일부 개인과 단체들이 있습니다. 

전 세계 난민들은 궁극적으로는 새로 도착한 이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개개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지금까지 몰랐던 곳을 알아가며 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난쏘공팀과 UNHCR 그리스 아네테 사무소 대외협력부서 직원 차원나씨 인터뷰 중 발췌.

우리나라 난민 현황과 정책을 살펴보면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공존한다. 우선 한국은 2013년 아시아국가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한 나라다. 

이로 인해 많은 난민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한국에 방문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난민 정책은 아직 갈길이 멀다. 

난민법에 따르면 인도적 체류의 경우 취업을 하거나 소외계층 의료서비스 지원, 응급의료지원 등을 받을 수 있으나 실제로 난민들이 허가 기간 취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때문에 체류를 허락받은 인원은 1~4%대에 그치고 있다. 

김준형 난쏘공 팀장. 유엔세계평화의 날 대외협력팀장, 유엔환경개발 한국위원회 인턴, 유엔협회세계연맹 PA 등을 역임한 바 있다. ⓒ 프라임경제

김 팀장은 "우선적으로 신뢰할 만한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며 "길거리에서 다양한 모금활동이 전개되고 있지만, 모금한 돈이 유통되는 과정이나 사용 용도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국민이 신뢰하고 기부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드는 것부터 선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블로그 활동 등 한 명 한 명의 조그마한 노력으로도 충분히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며 "우리가 난민들에 대한 무관심한 인식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보여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난쏘공 팀원들은 향후 난민 관련 협동조합을 만들고 난민들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전개, 국민 인식 재고에 이바지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