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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의 스포츠세상] 한국 스포츠 역사를 '스포츠 역사 테마파크'에서 체험하다

스포츠 역사 콘텐츠 개발·보급…명칭사용권으로 기업참여 증대와 지속 관리 운영

김재현 칼럼니스트 | agent007@dreamwiz.com | 2017.08.18 18:39:42

[프라임경제] 1981년 9월30일 독일 남서부의 바덴바덴에서 열린 제84차 IOC 총회에서 대한민국 서울은 일본 나고야를 52대 27로 누르고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돼 아시아에서는 두번째, 세계에서는 16번째 올림픽 경기대회 개최국이 됐다.

1988년 9월17일 서울에서 개최된 제24회 하계 올림픽경기대회(이하 88서울올림픽)는 당시 16년 만에 동·서양 진영의 선수단이 모두 참가해 동·서의 이념분쟁, 인종차별로 인한 갈등과 불화를 해소시키고 '최다의 참가'를 통한 '최상의 화합'으로 세계평화의 새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 받았다. 또한 올림픽 사상 최고의 시설을 갖췄다는 극찬을 듣기도 했다.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은 참으로 대단한 나라다. 일제 강점기 아래에서 나라의 주권을 상실했으나 35년 만에 되찾는 나라, 6.25전쟁으로 황폐해진 국토를 재건해 올림픽과 같은 메가 이벤트를 약 30년 만에 유치해내는 나라, IMF 경제 위기를 금 모으기 운동으로 4년 만에 극복한 나라다.

필자의 한 지인은 이렇게 위기를 극복한 대한민국을 사탕을 먹는 것에 재밌게 빗대며 "사탕을 입안에서 녹여먹다가 1/3 정도 남으면 으깨어 먹어버릴 만큼 성격이 급하지만 그 덕에 위기와 불황 속에도 세계 GDP 순위 12위에 랭크된 경제 대국으로 성공한 나라가 우리 대한민국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스포츠는 대한민국의 성장에 기여한 바가 크다. 88서울올림픽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으며, 이후 2002년 한일월드컵,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등으로 세계에서 6번째로 '국제 스포츠 대회 그랜드슬램' 달성이라는 업적을 이루는 동안 대한민국은 서서히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했다.

그 시발점이 된 88서울올림픽, 그리고 그 시절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올림픽공원'은 대한민국 스포츠의 소중한 역사적 공간이고, 역사 속의 주인공과 함께 하는 스토리는 국민들에게 더욱 존경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또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는 한국 '스포츠 역사 테마파크'라는 공간으로 부활하기를 희망한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제공하는 '올림픽 공원 주변 시설 운영현황'에 따르면, 체조경기장, 핸드볼 경기장 등은 가수들의 콘서트, 해외 뮤지션의 내한공연으로 올림픽 공원 대관행사 중 가장 많이 활용 되는 부분이라고 한다.

또한, 일본 여행정보 트립 어드바이저 사이트의 일본 관광객들의 리뷰를 살펴보면 올림픽공원은 '그저 넓은 공원' 혹은 'K-POP 콘서트 장' 정도로 인식되어 있을 뿐 88서울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됐던 대한민국 스포츠의 역사적 의미가 있는 장소라는 리뷰는 찾아보기 힘들다.

올림픽공원을 우리나라 대표 '스포츠 역사 테마파크'로 발전시키고 또 랜드마크화 하기 위해서는 해외의 사례를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 스위스 취리히에는 2016년에 개관한 세계 최대 규모의 축구박물관인 '피파 세계 축구 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어 관광객들에게 국제축구연맹(FIFA)의 본부가 위치하고 있다는 지역의 특색을 잘 살려 볼거리를 제공한다.

축구의 나라 브라질 상파울루의 축구 박물관인 'Museu Do Futebol'은 브라질 축구의 역사뿐 아니라 세계 축구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어트랙션(Attraction)으로서 관광객들의 이목을 끌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세계 6번째 '국제 스포츠 대회 그랜드슬램' 달성 이라는 콘텐츠를 이용해 위대한 선수들의 업적과 열정을 다해 준비했던 국민들의 저력을 '한국 스포츠 역사 테마파크'에서 체험해볼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스포츠의 역사를 담은 이 테마파크는 박지성, 김연아 등 스포츠로 국위선양한 선수들을 재조명하는 콘텐츠로 '애국심과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에 대한 존경심'을 제고하고, 해외 관광객들에게 대한민국이 스포츠와 함께 성장한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스포츠 역사 테마파크'는 명칭사용권(naming right)의 도입을 통해 국내외 기업의 참여를 증대시키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미국의 경우 1980년대 이후 현재까지 프로 스포츠뿐만 아니라 대학, 고교의 스포츠시설, 아트센터까지 명칭사용권이 활발히 도입되고 있는데, 이는 '팔 수 있는 건 다 판다'는 미국식 스포츠마케팅의 전형적인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실제로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이 2015년 7월에 발행한 '스포츠산업 이슈페이퍼'에 따르면 미국 내 MLB 소속 구단들은 명칭사용권을 활용해 매년 30억원 가량의 수입을 얻는다고 한다.

이 같은 사례를 벤치마킹 한다면 스포츠 테마파크의 스폰서십 운영이 가능함은 물론 공공체육시설의 안정적 수입 확보 및 재정 부담의 경감을 통해 시설의 경영성 증대를 도모하는 것 또한 가능할 것이다.

명칭사용권을 통해 국내 IT기업들이 스폰서로 참여 한다면, 노후화된 올림픽 파크텔을 선진 IT기술인 VR을 접목시켜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 박물관'으로 재탄생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VR체험실을 통해 88서울올림픽의 개막식을 VR로 접할 수 있는 기회 혹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길거리 응원 문화를 VR로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대한민국의 역사적인 스포츠 현장의 감동을 우리 아이들에게 전해줄 수 있다.

우리는 국제 스포츠 대회를 단순한 이벤트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유치부터 개최까지 한마음으로 쏟았던 열정, 선수들의 꿈과 희망, 그것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기울인 노력과 성과를 우리 후세들에게 유산으로 남겨야 한다.

88서울올림픽이 그러하였듯 내년에 개최될 2018평창동계올림픽 또한 대한민국 스포츠의 새 역사가 쓰여질 세계인의 축제가 될 것이다. 준비 기간부터 꿈의 실현을 위해 달려온 평창의 문화와 비전이 동계올림픽을 통해 아름다운 역사로 남아 미래의 대한민국 스포츠에 커다란 유산이 될지 기대한다.

김재현 칼럼니스트 / 체육학 박사 / 명지대학교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 국립서울과학기술대 스포츠과학과 명예교수 / 서울특별시사격연맹 회장 / 저서 <나는 이렇게 스포츠마케터가 되었다> <스포츠마케터를 꿈꾸는 당신에게> <기록으로 보는 한국 축구 70년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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