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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부영의 겹경사? 소공동 부영호텔 '說·說·說'

이중근 회장 대한노인회 회장 취임 이후 숙원사업 구부능선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7.08.24 12:12:03

[프라임경제] 지난 1년 동안 풍파에 시달리던 이중근 부영그룹(이하 부영) 회장에게 오랜만에 웃을 일이 생겼습니다. 이 회장이 수년 동안 공들였던 서울 소공동 부영호텔(6성급 추정)의 탄생이 구부능선을 넘었기 때문인데요.

이 회장은 지난해 국세청에 이어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검찰 고발을 당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청와대, 여당의 일명 '부영패싱'(홀대)으로 입길에 올랐습니다.

부영으로선 마치 허들 넘듯 논란을 넘어온 터라 5년 동안 공들인 숙원사업 부영호텔의 결실은 가뭄의 단비처럼 반가울 겁니다.  

업계에 따르면 부영이 올해 6월 수정 제출한 소공동 부영호텔 사업개발안이 지난 22일 서울시 건축위원회 통합심의를 통과했습니다. 건축심의는 서울시의 관련 심의절차에서 가장 마지막 단계인데, 관할 구청인 중구청이 건축허가만 하면 바로 착공이 가능합니다. 이르면 연내에 첫 삽을 뜰 수도 있습니다.

부영은 '사랑으로' 브랜드를 앞세운 임대주택사업을 주축으로 성장했는데요. 최근에는 부영의 관심사가 호텔과 리조트 쪽으로 옮겨간 모양새고, 특히 이중근 회장이 리조트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죠.

2015년 7월에는 제주 서귀포에 부영호텔앤리조트를 개장해 운영 중인데요. 소공동 부영호텔이 무사히 완공된다면 롯데호텔-웨스틴조선호텔-플라자호텔 도심 호텔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렇게 좋은 소식에 토를 다는 것이 좀 미안합니다만, 서울시의 이번 심의 결정이 다소 부적절하다는 볼멘소리가 조금씩 나오는 모양입니다. 핵심은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불거진 부실시공 사태가 전혀 진정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경기도와 화성시가 지난달 말 이 지역 부영아파트단지(에듀밸리 사랑으로)에 대해 하자보수 현황을 공개했는데 올해 3월 입주개시 이후 8월 중순까지 8만 건에 달하는 하자보수신고가 접수됐다고 합니다. 비슷한 다른 단지의 경우 평균 2만 건 안팎으로 알려졌습니다.

경기도는 남경필 지사가 지난달 말 부영에 대한 행정제재 의지를 밝힌 뒤 22일 도 내 부영아파트단지 열 곳에 대한 특별점검에 착수했습니다. 국회에서도 여당을 중심으로 부실시공 사업자의 선분양을 제한하는 일명 '부영법' 발의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요약하면 각계에서 부영의 시공능력을 의심하고 있다는 뜻인데요. 서울 한복판에 지하 7층 포함, 총 34층 규모로 800개 이상의 객실을 갖춘 최고급 상업호텔이 무사히 완성될 수 있겠느냐는 것이죠.

서울시는 "부영이 직접 시공하는 게 아니라 건축주로서 개발안을 제출한 것이라서 심의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부영은 발주처이고 다른 시공사가 실제 공사를 맡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한 대목입니다.

하지만 부영은 제주도 부영호텔앤리조트의 시공을 부영주택에 맡겼고, 소공동 부영호텔도 "당연히 우리(부영주택)가 하는 것"이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또한 되도록 착공을 서두를 방침이라고도 전했습니다.

약간은 결이 다른 이야기지만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한노인회 회장 직함이 위력을 발휘한 게 아니냐는 설이 돌기도 합니다.

지난 9일 대한노인회 회장에 취임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가운데)을 중심으로 (왼쪽부터)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 뉴스1

서울시가 지난 6월 한 차례 반려한 부영호텔 개발안을 2개월 만에 통과시킨 배경에 내년 전국동시지방선거와 대한노인회의 정치적 영향력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가설'입니다.

이 회장은 지난 9일 제17대 대한노인회 신임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는데요. 이날 취임식에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을 뺀 나머지 원내정당 핵심인사들이 총출동했습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등이 이 회장과 나란히 상석에 앉아 대한노인회의 위상을 단편적으로 보여줬죠.

대한노인회는 1969년 노년층 취업지원을 통한 소득증대와 사회참여를 목적으로 설립된 사단법인입니다.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노인복지법에 따라 매년 100억원 안팎의 보건복지부 지원을 받는다고 합니다. 특히 노년층 유권자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터라 정치권에서 입지가 상당한 단체 중 하나로 꼽히는 탓에 추측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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