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렌즈] '위기의 순간' 스타크래프트 VS 기아차 '통상임금'

2017-08-29 13:38:58

[프라임경제] 영화나 드라마·소설, 그리고 스포츠 등 여러 문화 콘텐츠는 직·간접적으로 현실 사회를 반영한다. 영화 '베테랑'이나 '내부자들'이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예로 들 수 있다. 여기에 콘텐츠 배경이나 제목, 주제가 어떤 상황과 이어지기도 한다. 또 이를 바탕으로 한 현상도 바라볼 수 있다. '콘텐츠렌즈'에선 이처럼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콘텐츠의 직·간접적인 시선을 공유해본다.

▲1998년 3월 등장한 RTS 게임 '스타크래프트'는 지난 15일 4K UHD UHD 와이드 해상 지원 외에도 △한국어 번역 및 단축키 설정 △APM(Actions Per Minute) 및 대전시간 확인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된 리마스터로 재탄생했다. = 전훈식 기자

"upgrade complete"

지난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 리니지와 함께 PC방 열풍을 일으킨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가 이달 15일 리마스터(remaster)를 통해 재탄생했다. 4K UHD UHD 와이드 해상 지원 외에도 △한국어 번역 및 단축키 설정 △APM(Actions Per Minute) 및 대전시간 확인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됐다.

국내에선 높은 인기에 힘입어 'e-스포츠 시초' 프로게임리그도 출범한 스타는 지난 1998년 3월 등장한 RTS(Real-time strategy, 실시간전략) 게임이다. 최초 RTS '듄2(1992년)'을 비롯한 △워크래프트 △커맨드앤컨커 시리즈 등으로 대변되는 RTS 게임은 다른 종류 게임과 다르게 생산과 분배, 전략과 전술 등 자본주의가 갖춘 모든 것을 담아 고스란히 녹여냈다.

RTS 게이머는 자원을 채취하고, 적절한 유닛을 생산한 후 적 기지를 파괴해야 한다. '최적화'된 생산력을 바탕으로 고급유닛 생산 및 원활한 업그레이드가 가능해 생산력은 전투만큼 게임 승·패를 가르기도 한다.

물론 △테란 'B(배럭)-B-S(서플라이)' △저그 4드론 저글링 러시 △프로토스 센터 2게이트 등 게임 초반 자원 채취를 포기한 병력 위주의 전략을 펼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생산라인 유닛이 적어 중·후반 운영에 불리해 실패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

이와 반대로 전황(戰況)를 배제한 '묻지마' 자원 채취는 타이밍 맞춘 상대방 공세에 밀려 패배하기 십상이다.

즉 안정적인 생산력을 확보하되, 상황에 따라 자원 채취를 포기하고 병력에 집중하는 '생산·분배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승패를 좌우한다.

이런 '생산·분배 밸런스'는 현실사회에서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회사 발전을 위해 많은 인재 확보는 필수적이지만, 판매 부진이나 영업이익 감소와 같은 상황에선 구조조정 및 임금 동결 등 극단적인 대책도 펼쳐야 한다.

▲스타크래프트 게임 도중 전세가 불리할 경우 생산라인 유닛들도 전장에 참여해 상대방 공세를 막아내기도 한다. = 전훈식 기자

최근 통상임금 논란 중심에 있는 기아차 역시 중대한 기로에 놓여있다.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7870억원)이 전년대비 44% 급감한 기아차는 영업이익률 또한 △2012년 7.5% △2015년 4.8% △2016년 4.7% △2017년 상반기 3%에 그치며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중국 사드사태까지 더해진 기아차가 통상임금 소송마저 패소할 경우 상황에 따라 차입경영도 불가피하다.

스타 게임 내에서 이따금씩 불리한 상황에 놓일 경우 생산라인 유닛들도 전장에 참여해 상대방 공세를 막아내곤 한다.

물론 '노동자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노동자가 없이는 회사가 없듯이, 회사가 없으면 노동자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 통상임금 부담으로 완성차 및 부품사에서 2만3000명 일자리 감소가 우려되고, 재계는 38조원의 비용부담이 있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돌고 있을 만큼 커다란 재앙 앞에 놓였다.

이제 결정은 법원 판결에 달려있다. 통상임금 패소로 불투명한 미래를 위한 생산력 확보에 투자할지, 우선적으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라고 지시할지 기아차는 물론, 전 산업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전훈식 기자 chs@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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