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규직화 통한 일자리창출…득실 정확히 따져야

2017-08-31 13:49:59

[프라임경제] 새 정부의 정책은 그동안 고여 있던 곳의 물고를 트는 정책들이다.

나아갈 방향은 맞지만 속도조절과 더불어 정확하게 세분화해서 산업분야별로 적합한 정책과 변화시점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새 정부는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일자리의 질도 중요하지만 일자리 창출이 더 급하기 때문이다.

일단 일자리를 만들고 그 다음 질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그렇다면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일자리창출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정확하게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 

어떤 이들은 '먹어봐야 맛을 아냐'는 볼멘소리도 하겠지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일자리창출 측면에서 본다면 득보다 실이 많은 것이 분명하고 일자리의 질도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그리 좋지 않아 보인다. 그들의 신분이 공무원이 되는 것도 아니고, 봉급을 공무원 수준으로 올려주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또한 나름대로 비전을 갖고 노력하며 또 다른 꿈을 꾸던 이들에게 헛바람을 불어넣어 현실에 안주하도록 만드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로드맵을 만들고 있는 정부가 5년간 정규직화를 추진해온 서울시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것도 걱정이다. 

한해 30조원의 예산을 쓰는 서울시의 사례를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면서 경영평가를 받아야 하는 공공기관에 똑같이 적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럴 경우 재정 자립도가 낮은 기관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서울시의 정규직화 모델 3단계에 120다산콜센터 사례가 언급되어 있는데 이 사례가 일자리창출에 정말 득이 됐을까. 서울시 다산콜센터는 시민들의 민원을 체계적으로 해결하고자 설립됐다. 

서울시와 전문 아웃소싱기업이 함께 노력해 520명까지 일자리를 창출했던 다산콜센터는 노조가 직고용을 원하면서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게 되지만 박원순 시장의 당선으로 직고용의 길이 열리는 듯했다. 

당시 시장님의 약속이라고 하며 임종석 정무부시장(현 대통령비서실장)이 직고용을 강하게 밀어붙였음에도 서울시의 최종 의견은 직고용 절대 불가였다. 만에 하나 서울시가 직고용을 한다고 해도 여건이 되지 않는 다른 지자체는 어떻게 하냐는 의견도 나왔다.

'눈 밭길 함부로 밟지 마라, 따라오는 이에게 이정표가 될 테니'라는 말처럼 서울시가 실시한 정책이 다른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것이라는 것을 고려했던 것 같다. 그래서 당시 임부시장이 대안으로 제안한 것이 재단 법인 설립이었고, 2년의 산고를 거쳐 430명 정원의 재단법인이 2017년 5월 설립되기에 이른다. 

결과적으로 전문 기업에 아웃소싱을 맡겼을 때 520명까지 늘었던 상담사 숫자는 430명으로 90명이 축소됐다. 더불어 직접고용으로 운영하는 재단법인인 만큼 기존보다 서비스품질이 좋아질 것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더 나빠졌다는 말도 들린다.

일자리창출 측면에서 아웃소싱으로 운영했던 서울시와 공무원으로 직접 운영했던 부산시의 사례를 비교해 보면, 서울시는 아웃소싱기업이 전문지식을 가지고 120다산에 적합한 시스템과 솔루션 구축을 제안하고 상담사들의 교육에 매진하면서 시민들로부터 칭찬이 자자했고, '모든 센터가 120다산만 같아라' 혹은 '모든 민원은 120다산으로'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런 업무 효율의 결과로 시정업무에 25개 구청 업무까지 통폐합하면서 520명까지 일자리를 창출하였던 반면 한 해 늦게 '120 바로콜센터'를 설립한 부산시는 공무원으로 상담을 시작하다 보니 인력운영 등 어려운 점이 많아 상담인력이 20~30명 정도에 머물고 있다. 일자리창출과 대 시민서비스 차원에서 직고용보다는 아웃소싱이 효과적이라는 단적인 증거다.

정부가 좋은 정책을 수립해놓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수를 잘못 둬 나쁜 결과를 도출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컨택센터는 수시로 최첨단 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필수적이고, 지속적으로 품질관리와 교육 그리고 우수 콜센터에 대한 벤치마킹을 통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야만 하기 때문에 아웃소싱전문기업의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이 불가피한 산업이다.
황규만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총장

황규만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총장 press@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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