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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매번 늦는 현대차, 뒤처지는 브랜드 될라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17.08.31 14:10:31
[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005380)가 매번 한 발 늦은 타이밍으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적재적소(適材適所)에 알맞은 모델을 투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리다. 현재 SUV 모델이 없는 제네시스 브랜드가, 또 최근 미국시장에서의 픽업트럭시장 진출선언이, 그리고 국내 자동차시장에서의 소형 SUV시장 진출이 그렇다.

다수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자사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집약된 SUV를 선보이며 소비자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만큼 지금 플래그십, 프리미엄 SUV가 쏟아지고 있다. 반면, 제네시스 SUV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현대차 계획대로 2020년까지 대형과 중형 럭셔리 SUV를 선보인다 하더라도 너무 늦다.

이럴 경우 세단 위주의 라인업을 갖춘 제네시스는 고급화 전략에서 입지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물론, 현대차도 제네시스의 SUV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는 있지만 현재 그들에게는 제네시스 브랜드 첫 독자모델 G70 출시가 더 중요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미국시장에서의 픽업트럭시장, 국내 소형 SUV시장 진출은 어떤가. 이는 현대차가 시장 트렌드를 놓쳤고, 적절한 대응도 못했고, 결국 강 건너 남들 축제만 구경하는 꼴이다.

미국현지에서는 꾸준히 현대차가 픽업트럭과 SUV시장에 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현재 현대차는 미국시장에서 5개의 세단 모델을 판매, SUV 모델은 고작 투싼과 싼타페 두 개뿐이다. 픽업트럭은 당연히 없다. 

하지만 현대차는 미국시장이 픽업트럭과 SUV시장이 호황기임에도 여기서 소외되기를 자처했다. 지난 2015년 북미오토쇼에서 싼타크루즈 콘셉트 모델을 선보인 적도 있고, 미국법인과 딜러들러부터 픽업트럭 개발의 필요성이 요구됐음에도 그저 미국과 일본 브랜드들이 픽업트럭시장의 파이를 나눠먹는 것을 관망만 해왔다. 

진작에 SUV시장과 픽업트럭시장에 진출해 빈약한 제품군을 확대했더라면 지금의 세단 라인업의 판매부진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더불어 국내 픽업트럭시장이라는 알짜배기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쌍용차와도 쏠쏠한 경쟁을 했을지도 모른다. 

이와 함께 황금시장으로 불리는 국내 소형 SUV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장사가 잘되는 세단시장에만 집중했고 SUV시장은 기아차에게 맡겼다. 뒤늦게 코나를 야심차게 내놨고 다행히 반응도 좋았지만 노사갈등 때문에 제동이 걸렸다. 양산이 늦어졌고, 수차례 이어진 부분파업으로 신차효과는 남의 얘기가 돼버렸다. 

이처럼 현대차는 매번 발등에 불이 떨어진 뒤에야 결의를 다지는 모습을 보이고, 대안이 어느 정도 있음에도 한 발 늦게 대응해 언제나 어려움을 겪는다.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해 망설이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다소 답답하게 느껴진다. 선경지명이 부족한 것처럼도 비친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모델 라인업의 다양성이 절실한데 시장흐름에 대처하지 못한 채 소비자들의 욕구변화를 읽지 못하고 소극적인 움직임으로 일관한다면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뒤처지는 결정을 이어간다면 현대차는 그저 뒤처지는 브랜드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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