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요 싸' 밑바닥 투자 권유, 떨어진 돈 주웠을까?

2017-09-12 12:12:09

- SK이노베이션, 저점 찍고 반등 성공 vs 락앤락·한샘, 증권사 저점 매수 권고에도 주가 '뚝'

[프라임경제] "내려갈 곳 없는 바닥,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

흔히 연구원이라고 통칭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투자분석가)들은 기업의 가치보다 주가가 심하게 떨어졌거나 매도세가 과하다는 판단이 설 때 '보텀 피싱(bottom fishing)', 즉 저가 매수의 기회로 분석한다.

보텀 피싱은 주가가 바닥에 떨어진 상태를 노려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들인 후 반등세가 오면 매도하는 투자방식이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싼값에 산 주식을 비싼 값에 팔 수 있어 쉽게 이득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저점을 찍었다고 생각했던 주식이 반등에 실패하고 추가 하락할 경우 이는 투자자들의 손해로 직결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종목을 저점매수의 기회라고 분석하는 증권사 리포트의 경우, 반등 타이밍에 대한 분석 오류 위험에 대해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바닥 찍었다더니 웬걸, 주가 '쑥쑥'

최근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제시하는 목표주가와 실제주가 간의 차이를 주식 분석 보고서에 표기하도록 하는 '괴리율 공시 의무제'가 시행돼 증권사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신뢰·정확도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 이에 맞춰 저가매수 리포트를 내놓은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성적을 살폈다.

이 결과 한국투자증권은 저가매수 리포트를 내놓은 후 실제로 주가가 급등해 분석의 정확성을 뽐냈다. 지난달 16일 한국투자증권은 SK이노베이션(096770)을 비롯한 국내 정유주들의 주가가 바닥 수준인 만큼 저가매수 타이밍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리포트 발행 전일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전날보다 3500원(-2.19%) 떨어진 15만6500원으로 마감하며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하락 속도를 볼 때 유가 하락은 6월내 일단락될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SK이노베이션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며 현재 유가하락에 대한 공포를 매수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전일 대비 1.60% 오른 15만9000원에 종가를 적었다. 이후 7월에 접어들면서 국제유가 상승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지난달 31일에는 장중 한 때 52주 신고가인 19만750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12일 오후 12시 현재는 전일보다 0.52% 반등한 19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무엇보다 코스닥상장사인 휴젤(145020)의 경우 지난 7월 보툴리눔 톡신 수출이 감소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지난달 4일 주가가 8.24% 급락했는데 곧이어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이 저가매수 리포트를 내놓으며 다시 오름세를 탔다.

지난달 7일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확인되지 않은 성장성에 대한 우려와 공포심 때문에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다"며 "보톡스 시장의 장기 성장성을 고려하면 지금이 매수 적기"라고 판단했다.

같은 날 김호종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7월 톡신 수출규모를 확대해석할 필요 없다"며 "주가 급락을 주식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여기 더해 18일 이지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올 3분기 실적 성장도 수출이 견인할 것"며 "저가매수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유는 달라도 오르면 '장땡'?

저가 매수 리포트 발표 후 주가가 계속 하락하는 경우도 다수 있다. 락앤락(115390)은 올 상반기 위안화 약세와 사드 여파로 실적이 부진했다. 락앤락은 1분기 매출 931억원, 영업이익 1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0%, 23% 감소했고 2분기 역시 매출은 3.6% 줄어든 981억원, 영업이익은 139억원으로 2.9% 떨어졌다. 

그러나 업체 측은 "해외시장 다각화의 긍정적 결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긍정적 입장을 보였고 주가 역시 소폭 반등세였다. 

이에 하나금융투자는 6월23일 실적 모멘텀 회복에 대한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을 내밀며 매수를 권고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사업이 6월 이후 영업 측면에서 회복 중이고 사드 불확실성을 제거하면 투자매력이 높다"며 "현재 주가는 12개월 이후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13.7배로 실적 모멘텀 회복을 대비한 저가 매수 시기"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이후 락앤락 주가는 이날 1만4500원에서 지난달 17일 장중 1만2750원까지 떨어지며 꾸준히 내려갔다. 실적 개선 기대감에 따른 저가 매수라고 하기엔 과한 하락세였다.

그러다 지난달 25일 락앤락 창업주 김준일 회장이 보유지분 63.56%(3496만1267주) 전량을 팔고 사모투자회사(PE)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양도한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상황은 반전됐다.

주말 이후 28일 장 시작과 동시에 락앤락은 시초가 1만5750원으로 급등했고 1만6200원에 종가를 쓰며 25.10% 뛰었다. 전일 역시 6.38% 오른 1만7500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12일 오후 12시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2.57% 오른 1만7950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밑바닥 없다더니…" 여전한 매수 전략

한샘의 경우 지난 7월17일 2분기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부진한 성적을 발표했는데, 다음 날 증권사들은 중장기 성장 모멘텀이 여전하다며 저점 매수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한화투자증권은 2분기 실적 부진을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주장했다.

이 증권사 송유림 연구원은 "향후 리모델링 시장 성장성이 유효하고 한샘은 시장 진입 초기 단계이므로 성공 여부를 예단하기 이르다"면서 "내년 상반기에 아파트 신규 입주물량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파악했다.

그러나 하반기 긍정적 전망에도 주가는 하락세를 걸었다. 7월17일 18만5500원이던 한샘의 주가는 이달 8일에 장중 15만1000원까지 밀렸다. 

이에 한화투자증권은 한샘의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낮다며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리포트를 다시 내놨다.

다만 송 연구원은 "리하우스 매장의 추가 출점 계획을 올해 10개에서 5개로 축소한 데 이어 2분기 실적 부진으로 한샘의 향후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면서도 "사업 방향성을 감안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당초 입장을 고수했다.

한샘은 12일 오후 12시5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에 비해 1.93% 내려간 15만2500원에 거래 중이다.

더불어 SK증권은 지난달 8일 유가증권시장에 있는 동아에스티(170900)에 대해 올해 하반기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며 주가가 저점 매수 구간에 있다고 해석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실적부진이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지면서 주가도 역사상 최저점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반기 반등을 감안하면 현 시점이 저점 매수 구간"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그러나 동아에스티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의 강정석 회장과 임원진들이 횡령·배임으로 구속되면서 주가는 10일만에 8만1800원에서 7만6000원까지 확 떨어졌다.

백유진 기자 byj@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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