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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먹통 대출' 한 달…과연 서버가 문제였나

고객 불편보다 자금이 먼저…대출 지연 현상, 사실은 '대출 중단' 의혹, 자존심 때문?

이윤형 기자 | lyh@newsprime.co.kr | 2017.09.12 15:49:21
[프라임경제] 지난 7월 영업 시작 이후, 한 달여 동안 지속적인 대출 지연 현상을 빚어온 카카오뱅크가 지난 주말인 10일 서버증설을 통한 수용 트래픽 확장으로 대출 먹통 현상을 정상화시켰다.

이런 가운데 이번 정상화가 한 달이나 걸린 이유는 '카카오뱅크가 출범 초부터 급증한 여신 수요에 대출을 일시 중단한 케이뱅크의 전철을 밟지 않을 만큼 대출 여력이 충분하다는 말을 번복하지 않기 위해서였다'는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지고 있다. 

폭발적인 대출 수요 탓에 대출 여력과 대출 속도 조절이 필요한 카카오뱅크가 이용자 과다라는 고충을 앞세워 소비자 불편은 방치한 채 추가 대출 공급을 위한 준비를 따로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출범 한 달 만에 여신 1조4090억원(잔액기준)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성과를 거뒀다. 이는 같은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출시한 지 45일째 여신액 3000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약 5배 이상의 대출자가 몰린 것이다. 

이후 카카오뱅크에는 끊이지 않는 대출 수요 탓에 서비스 지연현상이 발생해 지난 10일 카카오뱅크는 한 달간 문제됐던 대출 지연현상을 해결하고자 대대적인 서버증설 작업을 단행한다고 알렸다.

한 달간 지속된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대출 먹통 현상이 일부 정상화됐다. ⓒ 프라임경제


이와 관련, 대출여력이 충분한데도 서버 부족 탓에 서비스 지연 문제가 발생했다면 증자보다 서비스 정상화가 먼저였겠지만,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것은 자금에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앞서 카카오뱅크 출범 당일인 지난 7월27일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대출 공급 중단 가능성에 대해 "그럴 일이 발생하지 않겠지만, 만약의 경우 증자를 통해 예정대로 상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서비스 정상화보다 한 달 앞선 지난달 11일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으며 지난 5일자로 유증 절차를 마쳤다. 당시는 카카오뱅크의 대출서비스 지연현상이 초기 발견된 시점이다. 

추가 재원 확보를 통해 가능한 대출 규모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15%(시중은행 평균)에 맞춘다고 가정할 때 약 4조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출범 한 달 만에 여신 1조4090억원(잔액기준)을 기록한 카카오뱅크는 약 3조원의 대출 여력이 생긴 셈이다. 

여기에 카카오뱅크는 지난 6일부터 마이너스통장 대출과 신용대출의 최저금리를 기존 연 2.83%에서 각각 2.98%, 2.88%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 결정은 지난달 이뤄진 유상자와 같은 맥락에서 신용대출의 증가 속도를 조절하고, 예대마진을 늘리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측은 서비스 지연 현상과 유상증자 결정 시점이 공교롭게 겹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고의로 서비스 지연 현상을 방치한 것은 아니라는 응대다. 

한편, 현재 카카오뱅크는 대출 지연현상을 상당 부분 해결했다. 종전까지는 '현재 대출 신청자가 너무 많아 잠시 후 다시 시도해달라'는 메시지만 표시될 뿐 먹통이었던 대출 절차는 점차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증자 계획은 출범 초만 해도 4000억원 규모로 내년 초 쯤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대출 신청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계획보다 당겨서 증자에 들어간 것은 기정 사실"이라고 짚었다. 

이어 "대출여력이 충분했다면, 서비스 정상화보다 유증 결정을 먼저 한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이유가 어떻더라도, 같은 문제로 소비자 불편이 한 달이나 지속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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