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먹튀 샵메일' 新 전자우편서비스서도 '찬밥신세'

2017-09-13 11:41:41

- 과기정통부, 모바일 메신저 'B2C' 샵메일 'B2B 투트랙 전략…지원은 新 사업만?

[프라임경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 이하 과기정통부)가 전자우편서비스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지만, 샵메일업계에는 여전히 '먹구름'이 드리운 상태다.

'실패한 정책'이라는 꼬리표 속에 수많은 업체가 문을 닫고 있지만, 재차 불어온 전자우편서비스 바람에도 정부의 샵메일 지원계획은 전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약 30억을 투자하면서 야심차게 진출한 샵메일 사업에서 4년 만에 손을 뗀다. ⓒ 도큐샵 홈페이지 캡처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2013년 도입한 샵메일 '도큐샵'을 오는 12월31일을 마지막으로 서비스를 종료한다.

샵메일 사업에 30억300만원을 투자하면서 야심차게 뛰어 든 SK텔레콤이 4년 만에 허무하게 사업 철수를 결심한 것은 실패한 정책이라는 인식에 정부의 무관심이 더해져 사업성이 극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3월에는 또 다른 샵메일사업자인 한국무역정보통신도 사업을 접었다. 이 역시 같은 이유에서다. 지난 2014년 10곳이 넘던 샵메일 사업자는 현재 아이앤택, 더존비즈온, 포스토피아, 한국정보인증, 코스콤만 남았다.

샵메일은 일반 이메일과 달리 법적인 효력을 갖게 해 '온라인 등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2012년 6월 전자거래기본법 개정 이후 공인전자문서 유통을 위해 82억8600억원이라는 혈세를 들여 야심차게 도입했다.

그러나 과거 미래창조과학부(현 과기정통부) 산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 주무부처가 변경되면서 흐지부지됐고, 결국 '실패한 정책'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실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윤종오 의원(울산 북구, 무소속)이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8월까지 누적 샵메일 가입자 수는 24만여명에 머물렀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당초 예측한 888만여명의 2.68% 수준이었다.

샵메일서비스가 시작된 2012년 8월부터 2015년 말까지 유통된 메일 건수도 206만건에 불과했다. 역시 당초 예측치인 108억통의 0.028%에 그친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과기정통부는 전자우편 서비스 재도약을 추진한다고 알렸다.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로도 각종 고지서를 받아볼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민간(B2C) 사용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홍보는 물론 부처 간 협의 등 지원책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샵메일은 이메일에 비해 가입·이용절차가 불편하다는 한계로 민간 부문 사용율이 저조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었다.

다만, 과기정통부는 B2B 분야의 경우 기존 샵메일로 대응한다는 방침은 유지하기로 했다. 이 분야에서만큼은 샵메일 사용율이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는 이유에서다.

▲과기정통부가 밝힌 온라인 등기우편 개선안. 지난 2012년 추진한 샵메일로 B2B 시장, 이번에 시행되는 모바일 메신저로 B2C 시장을 각각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4년여간 이어진 정부의 방치로 수익구조가 피폐해진 샵메일업계에서는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그러나 샵메일업계에서는 더이상의 사업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푸념이 나온다. 공공기관부터 기업까지 실패한 정책이라는 편견에 도입을 꺼리는데, 정부마저도 지원은커녕 제대로 된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12년 정부가 전자문서화에 큰 의지를 보여 투자금을 들여 인프라를 구축했지만, 주무부처가 바뀐 후로는 시장이 죽어 버렸다"며 '대표적인 정책실패'라고 꼬집었다.

이어 "샵메일서비스 기업 중 대부분은 수익이 크지 않아 전담부서조차 없앤 상태"라며 "심지어 몇 곳은 사업 철수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수익성 부재의 원인에 대해서는 "부정적 인식 때문인지 공공기관에 제안서를 들이밀어도 대부분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다"며 "인식개선을 위한 홍보든 투자든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과기정통부는 현 시점에서 추가적인 지원은 없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정부의 역할은 제도개선을 통해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며 "그 안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고안,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사업자들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지원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임재덕 기자 ljd@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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