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여의도25시] "(돈맥 뚫는) 너의 이름은…" 증권사 사명 변경史

 

백유진 기자 | byj@newsprime.co.kr | 2017.09.13 15:18:36
[프라임경제] 올해 많은 증권사들이 간판을 바꿔 달고 새로운 도약에 나섰는데요. 

새해 시작과 함께 LIG투자증권은 케이프투자증권으로의 새 출발을 알렸고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합병 후 KB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HMC투자증권도 지난 7월 현대차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꿨죠.

오는 11월에는 동부증권이 'DB금융투자'로 사명 변경을 앞두고 있습니다. 동부그룹이 그룹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DB그룹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동부증권 역시 이에 따르게 된 것이라네요.

DB금융투자는 사내 공모를 거쳐 선정한 후보로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을 아우르는 종합금융회사를 지향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는데 사명 변경 후 동부증권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기대가 됩니다.

특히 앞서 간판을 교체한 증권사 대부분이 긍정적인 성과를 내면서 기대감은 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대차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7월1일부로 '현대차' 이름을 사용할 수 있게 돼 사내에는 긍정적인 기류가 흐른다고 하는데요.

지난 2008년 현대자동차그룹은 신흥증권을 인수한 후 '현대차IB증권'으로 사명을 바꾸려 했으나 현대증권을 거느린 현대그룹이 상표권 사용금지 가처분소송을 내 결국 영문명을 딴 'HMC(HYUNDAI MOTOR COMPANY)'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이후 현대증권은 KB투자증권에 합병됐고 HMC투자증권은 지난해 5월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해 현대차의 이름을 되찾게 됐죠.

현대차투자증권 관계자는 "현대차라는 이름으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증권사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어 영업 환경이 용이해졌다"며 "HMC투자증권일 때는 회사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다면 지금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돼서 편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사명변경 기념 1호 상품으로 출시한 '트러스톤백년대계 펀드'는 출시 40여일만에 13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현대차투자증권의 영업점이 22개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꽤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죠. 

또 지난달에는 현대차투자증권 노동조합이 무려 3년 4개월 만에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노조와의 임금협상은 전임 사장 때부터 3년 넘게 이어왔던 것인데 사명 변경 후 성사된 구체적 결과물로 의미가 있다"면서 "사명 변경으로 인한 성과는 4분기 실적부터 구체화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지난해 5월 LIG투자증권을 인수하며 새롭게 탄생한 케이프투자증권은 모회사인 케이프의 실적 개선에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조선업 침체로 적자의 늪에 빠졌던 케이프는 2015년 자회사인 케이프인베스트먼트를 통해 LIG투자증권을 인수하며 금융사업에 뛰어들었는데요. 그 결과 인수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와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1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2% 성장했고요. 이에 따라 케이프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221억원으로 532.6% 급증했습니다.

나아가 케이프투자증권은 LIG투자증권 인수 1년 만에 자기자본이 2배 이상 큰 SK증권까지 품에 안았는데요. 케이프투자증권과 SK증권은 당분간 사명 변경 없이 독립 법인을 유지하며 각자의 사업 영역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2007년 서울증권이 유진그룹에 인수 합병되며 사명을 바꾼 사례인데요. 다만 간판 교체 후 이런저런 곡절을 겪기도 했으나 유창수 부회장이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2년 만에 흑자 전환을 이뤘습니다. 

2015년부터는 매년 600억원대 영업이익을 냈고 지난 상반기 역시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6.2%, 4.6% 늘어난 3668억원, 341억원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올렸죠.

이 외에도 국내 최초의 증권사인 대한증권은 1994년 당시 대한교육보험(현 교보생명)이 인수해 상호를 교보증권으로 바꾼 뒤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고요. NK투자증권은 2014년 우리투자증권과 NK농협증권 합병으로 탄생했습니다.

여기 더해 2009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이 등장하자 굿모닝신한증권은 신한금융투자로 사명을 바꿔 '금융투자' 명칭을 처음 사용했고요. 이어 2010년 외국계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이 노무라금융투자, 2015년 하나대투증권은 하나금융투자로 개명했습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