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당사자도 버거운데 이번엔 국회까지…靑 고심

2017-09-14 10:52:50

- 당선 허니문 이제 끝 우려, 문재인 마이웨이 수정 필요

[프라임경제] 청와대와 정부의 국정 구상에 제동이 걸리는 양상이다. 북핵 돌발사태 등을 겪으며 이제 '집권 초반 허니문'이 끝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여소야대 정국이 총체적 난국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우선 정부와 여당은 이번 정기국회를 기점으로 과거사·탈원전·증세·복지 등 117개 법률안의 우선 통과를 통해 국정 탄력을 도모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부결되는 상황이 빚어져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이해당사자 갈등에 다수당 체제 국회까지 말썽 

이 같은 상황은 최초의 헌재소장 후보자 부결 사태가 일어났다는 의미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우선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구상들은 상당한 '씀씀이'가 수반되거나 사회적 합의 도출, 진통 가능성 등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공무원 증원과 그 주변 문제들이다. 문재인 정부는 공무원 증원을 통해 청년 일자리 문제 해소는 물론 복지국가 행정 추진에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재정 논란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 초등교사 '임용 절벽' 논란이 불거진 점은 의미심장하다.

물론 문제의 요체는 교원 수요예측의 미비, 중장기 교원 수급대책의 부재 등이고 입학 때부터 임용 추세를 보고 일종의 기대권(기득권)을 가질 수 있는 교대생들이 갑작스러운 임용 규모 축소를 만날 경우 반발할 것도 예견 가능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 문제는 공무원 등 인력구조 운영에서 단순히 보수 진영 반대가 문제가 아니라, 지지층이나 잠재적 우호세력 중에서도 상당 부분이 자신의 이익과 관련되는 문제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를 거둬들일 수 있다는 방증이라는 풀이를 낳고 있다.

우선 당장 동맹휴학 추진 등 강력 반발에 당국이 손을 들고 금년도 임용 규모를 늘리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이 문제는 교원 적체와 초등학생 수 감소 등으로 언제고 가까운 시일 내 다시 논란 재개가 불가피하다. 

아울러 그간 누구나 아는 문제였던 이슈에 메스를 대려고 할 때, 이해당사자 집단의 반발로 완급 조절을 한 케이스를 남기게 됐다는 점도 문제다. '고통 분담'을 요구하고 관철하는 조정 능력에 한계를 노출한 셈이다.

대입 수능 개편 1년 유예, 공무원 정원 조정 논란 등 역시 '문재인을 지지했지만 이 정책은 아니다'라는 반발 여론에 직면한 경우들이다. 학부모들은 수능 개편 논의에 대해 오히려 무한 경쟁 논란을 우려 원인으로 들며 '수시 축소, 정시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공무원 증원 추진은 '비정규직 전환 이슈'와 엮이면서 논쟁의 벽에 부딪히는 양상이다. 어렵게 몇년을 공부해 채용된 인력과의 형평성 문제로 논의가 옮겨지면서, 비정규로 채용돼 있던 인력의 대거 전환 등 전향적인 사회 구조 개혁 추진으로서의 의의를 살릴 수 있을지 벌써부터 미지수라는 것.  

새롭게 진창에 빠지게 될 '문재인 케어'도 문제다. 여기 제동이 걸리면 복지 정부로서의 정체성에 대단한 손상이 될 뿐만 아니라 집권 초기부터 정책 추진 동력 자체를 잃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보수정당 움직임에 국민의당도 심상찮아 …靑, 국회 눈치 어떻게 

'문재인 케어'는 의료 시스템 전반을 손질하는 것으로,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는 일을 대폭 줄이는 제도다. 당연히 예산 지출 논란이 불가피하고, 이해당사자인 의료계의 우려도 높다.

의료계는 문재인 케어에 대응하기 위해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의료보험은 현재 의사들의 이익 도모를 봉쇄하는 것으로 국민 전반의 복지를 높이는 것이라는 게 의료계의 기본 시각이다. 그 기저에는 병원은 요양기관으로 당연히 지정된다는 일종의 족쇄가 작동한다.

문재인 케어로 적잖은 이익 추구 기회를 추가로 뺏길 테니, 반대 급부로 영리병원을 하고 싶은 이들을 의료보험제 강제 동참의 틀에서 풀어달라는 취지로 요약할 수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13일 열린 한 세미나에서 이 같은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이에 대해 일단 보건복지부가 불가를 외치고 있다.  

문제는 청와대와 정부가 이해당사자들을 어떻게 어르고 달래 문제를 풀더라도 다른 문제가 터질 수 있다는 것이 이번에 두드러졌다는 데 있다.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 발의라는 방식으로 문재인 케어의 돈줄 끊기에 시동을 걸었다.

문재인 케어를 발표하면서 5년간 30조6000억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청와대와 정부는 추산했다. 그 재원 중 상당 부분을 21조원의 건보 적립금 중 일부를 헐어 쓰는 것으로 조달한다는 게 정부의 큰 그림이었다. 그런데 김 의원의 안은 정부가 건강보험 준비금의 5% 이상을 사용할 때 국회 사전 동의를 받게 하는 내용이다.

초등교사 임용 논란과 공무원 증원 이슈 등 현안도 다시 국회 문제와 겹쳐보자.

지난달 초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이 초등교사 임용 논란을 가리켜 "정부가 이들을 절벽으로 내몬 것"이라고 비판한 데 이어 "공무원 증원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현재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의석수 때문에,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안건 처리마다 국민의당이든 바른정당이든 간에 그 의석 규모를 무시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이른바 캐스팅보트 문제 때문이다. 현재 정권의 각종 정책 추진에 관련된 이해당사자들은 물론, 이런 각종 사회 여론을 집결시키고 융합시켜 해결하는 역할을 해야 할 국회마저 청와대와 일정 부분 거리를 두거나 혹은 대척점에서는 움직임을 매번 보일지 우려된다.

"뭐든지 이니(문 대통령의 애칭) 맘대로 해"라며 무한 지지를 보내주던 콘크리트 지지층들의 팬심은 여전하지만, 북핵 문제 등 현안 처리 방향을 놓고 국정운영 지지도 설문조사 결과가 출렁이고 있다.

당장 '김이수 부결'에 이어 '박성진 부적격 보고서 채택'까지 국회가 불만 신호를 보냈고, 그럼에도 청와대가 박성진 벤처부 장관 임명 강행 카드를 쓰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표결 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제는 '김명수 절벽'만이 아니라는 것. '당-청 관계, 청와대-국회 관계의 절벽'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운전대를 되돌릴 필요가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혜현 기자 tea@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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