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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업계, R&D 비중 여전히 저조…1%대

범용제품 위주 설비투자 집중 원인…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필요

전혜인 기자 | jhi@newsprime.co.kr | 2017.09.14 11:54:48

[프라임경제]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고부가가치 제품군 확대를 통한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미래 가치로 내세우고 있으나 여전히 이에 필요한 연구개발(R&D) 투자는 1% 남짓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4일 서울 시그니엘 호텔에서 석유화학업계 CEO들과 석유화학업계 간담회를 개최하고 업계 대규모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상생협력 방안을 발굴할 것을 주문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백 장관은 "최근 석유화학업계가 우수한 경영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더불어 발전하는 혁신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업계가 노력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국내 투자로 일자리 창출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역시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 완화에 최선을 다하고 첨단소재분야 R&D와 대·중소 상생협력에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업계 역시 화답에 나섰다. 허수영 한국석유화학협회장(롯데그룹 화학BU장)은 "업계가 연간 투자에 사용하는 금액이 약 7조원 규모"라며 "올해 안에 약 205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간담회에 참석한 업체 중 △S-OIL(010950) △롯데케미칼(011170) △한화토탈은 충청남도와 서산시와 함께 대산석유화학단지 내에 '첨단화학 특화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상호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산업부에서는 해당 특화단지를 통해 대기업과 정밀화학 중소기업에서 최대 총 10조원 규모의 투자가 유치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석화업계는 높은 수익성을 기반으로 설비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에틸렌을 기반으로 한 기초소재의 영업이익률이 업황이 좋다. 이번 3분기에도 허리케인 등으로 해외 설비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국내 업체들이 반사이익으로 증설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측된다.

LG화학은 국내 석유화학업계 중 가장 많은 비용을 R&D로 사용하고 있다. 사진은 LG화학 대전 기술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기초소재의 물성 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 ⓒ LG화학

그러나 설비투자에 비해 R&D 비용은 아직 제조업 평균에도 이르지 못하는 수준이다. 대부분의 업체들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1%대를 넘지 못하고 있어 글로벌 대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성장 동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일하게 글로벌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곳은 LG화학(051910)이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LG화학은 이번 상반기 R&D에 4735억원을 지출하며 매출액 대비 비중을 3.40%까지 키웠다. 3.28%를 기록했던 지난해보다도 소폭 상승했다.

LG화학과 함께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롯데케미칼은 이번 상반기 R&D 비용이 445억원으로 0.57%에 머물렀다. 1.3%를 기록한 한화케미칼(009830)은 업계 대비 비중이 높은 수준이다.

이외에도 △금호석유화학(011780) 182억원(0.69%) △효성(004800) 569억원(0.95%) △한화토탈 131억원(0.3%)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의 상반기 R&D 비용은 소수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업 특성상 설비 증설에 투자가 집중될 수밖에 없으며 R&D 비용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글로벌 화학업체들의 매출 대비 R&D 비율이 평균 2.5%에 이르는 것에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기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의 포트폴리오가 대부분 석유화학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LG화학이나 한화케미칼 등 석유화학과 차별화된 신사업에 투자하는 곳이 R&D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현재 범용석유화학제품의 수익성이 높긴 하지만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서는 지금처럼 영업이익이 좋을 때 R&D 비중을 높여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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