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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춘화 꾸까 대표 "일상 속 피어난 꽃… 라이프스타일 제안"

플랜테리어 트렌드 '눈길' 식물정기구독서비스 꾸까 그린 론칭

하영인 기자 | hyi@newsprime.co.kr | 2017.09.14 17:52:04

[프라임경제] "'꽃을 일상에서 즐긴다'라는 모토가 타 플라워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꾸까의 정체성입니다. 커피도 10년 전만해도 지금처럼 일상적으로 소비하지 않았죠. 오히려 사치한다고 여기는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습니다. 이처럼 꽃도 기념일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즐기는 문화로 만들고 싶어요."

13일 햇볕이 내리쬐는 오후, 선선한 바람과 꽃내음이 흩날리는 서울 종로구 율곡로에 위치한 꾸까 광화문점을 찾았다. 이곳에서 만난 박춘화(35) 꾸까 대표는 부드럽게 미소 띤 얼굴로 꾸까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말문을 열었다.

핀란드어로 '꽃'을 뜻하는 꾸까는 지난 2014년 설립돼 국내서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아이디어와 시도로 독보적인 플라워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꾸까는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면 정기적으로 전문 플로리스트들이 만든 꽃을 보내주는 '플라워 서브스크립션'부터 시즌마다 제철 꽃을 소개해주는 '시즈널 블룸', 오래도록 보관할 수 있는 '드라이플라워' 등을 제작해 선보이는 업체다.  

뿐만 아니라 직접 꽃을 만지고 즐길 수 있는 '오프라인 쇼룸', 식물로 공간을 인테리어 하는 법을 제시하는 '꾸까 그린' 등 다양한 영역에서 꽃과 식물을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고 있다. 

◆무모한 도전이 만든 성과… 연매출 2배↑ 70억원 달성  

박 대표는 꾸까 설립 전 독일계 회사의 투자로 화장품 서브스크립션 브랜드인 '글로시박스'를 창업한 바 있다. 그는 글로시박스를 운영하면서 본사의 제약 없이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자'는 목표를 확고히 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꾸까 오프라인 쇼룸 광화문점, 이태원점, 정기구독(사이즈M), 플라워 클래스를 진행하는 모습. 생화는 아침에 들여온 꽃을 바로 내보내는데, 꽃도 음식처럼 날씨가 무척 중요한 요소다. 여름철이면 "질이 안좋아졌다", 겨울이 되면 "질이 좋아졌다"라는 피드백을 듣는 이유다. ⓒ 꾸까

그때 주목한 영역이 바로 꽃 시장이었다. 당시 꽃 시장은 전반적으로 오래된 느낌이 강했고 '꽃' 하면 떠오르는 유명 브랜드를 찾기도 어려웠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평소 좋아하는 꽃을 한 아름씩 사서 집에 두곤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꽃을 특별한 날이 아니면 접할 기회가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이에 박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도 꽃을 일상에서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일념하에 단돈 500만원의 자본금을 가지고 화훼시장에 뛰어들었다. 어찌 보면 무모하기만 한 도전에 주위 사람들은 그를 만류했고 우려의 시선을 던졌다.  

사업 초기 박 대표는 플로리스트 1명, 인턴 1명과 함께 상품기획부터 홈페이지 제작, 포장까지 하나하나 집적 만들어야 했고 밤을 지새우는 날도 허다했다.  

그랬던 것이 오늘날에는 사업이 다각화되고 40여명의 직원을 거느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직원들은 △플로리스트 △바리스타 △마케터 △B2B팀 등 세부화된 각자의 역할에 맞춰 충실히 임하고 있다. 작업량이 몰릴 때는 일손이 부족해 총 70~80명이 동원되기도 한다.  

창업 이래 연매출은 매해 2배씩 성장했고 올해는 7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매출 비중이 가장 큰데, 정기구독 회원이 4만명을 돌파했으며 올해 5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전에는 불안한 마음에 1회권을 샀던 고객이 최근에는 6개월~1년권을 사면서 사업적으로 안정화를 꾀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박 대표의 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꾸까는 보통 '비싸다'라고 여겨지는 꽃 가격을 낮추기 위해 제철 국산 꽃을 주로 사용하고 꽃을 택배로 보냄으로써 배송비를 낮췄다.

그간 플라워 브랜드는 직접 꽃을 퀵으로 보내다 보니 전국을 커버할 수 없었고 인지도 높은 브랜드가 형성되기 힘든 구조였다.  

박 대표는 이에 택배를 활용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플로리스트들의 반대가 거셌을 뿐만 아니라 우체국에서도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이를 반기지 않았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이제는 타 업체들도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는 추세다. 

◆식물 서브스크립션… 사전 접수 1000건 돌파 '관심' 

박 대표는 지난 12일 론칭한 꾸까 그린을 올 하반기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국내 처음으로 시도되는 '식물 서브스크립션'이다. '식물 정기구독'이라는 개념이 국내에서는 생소할 수 있지만, 지난주부터 SNS를 통해 사전 신청 결과 벌써 1000여건이 접수돼 눈길을 끌었다.  

꾸까 브루클린 그린 이미지컷. ⓒ 꾸까

박 대표는 "인테리어 흐름을 많이 보고 있다"며 "처음에는 집의 크기가 중요했다면 이후 도배 등 집 자체 인테리어로, 지금은 가구 위주로 바뀌는 추세다. 뉴욕이나 도쿄 등 선진국 대도시에서는 식물을 활용해 자연스럽게 공간을 꾸미는 것이 트렌드"라고 언급했다.

국내서도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얼리어답터 사이에서는 식물을 활용한 '플랜테리어'가 화두에 오르는 등 앞으로 인테리어 트렌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꾸까 그린은 이러한 트렌드를 이끌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자 한다.  

꾸까 그린이 성공적으로 안착된 후에는 새로운 '꾸까 오프라인 쇼룸'을 기획하고 내년 3~4월경 오픈할 예정이다. 기존 이태원점 '커피&플라워랩 콘셉트', 광화문점 '유럽 재래시장 콘셉트와 프랑스 베이커리 결합'에 이어 '소주&와인바 콘셉트'로 3호점을 꾸리겠다는 구상이다.  

쇼룸에서는 총 7개월 과정으로 플라워 클래스를 진행하는데 한 달에 400여명의 수강생이 참여하고 있다. 박 대표는 "쇼룸이 서울에만 있다 보니 아무래도 지방에서는 참여하기 힘들다. 추우에는 지사 개념을 포함, 부산·대구 등에 거점을 만들 계획"이라고 제언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플라워 클래스는 어릴 때 미술교육을 받듯 한 학기는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반인들이 다가가기 쉽도록 가격도 저렴하게 낮췄습니다. 고급취미라기 보다는 살면서 한 번쯤 해보는 기회로 여겨졌으면 해요" 

◆"행보 하나가 문화에 영향 미칠 '파급력' 있는 브랜드 기대" 

박 대표는 직원들의 복지와 편의도 세심하게 고려하고 있다. 먼저 회사도 재밌는 곳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직급을 없애고 친구처럼 지내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박 대표도 "춘화님"이라고 불린다.  

또 매해 '안식월' 제도가 있다. 매월 선착순으로 희망자 3명을 뽑아 1년에 한 달을 쉴 수 있게 배려해준다. 연차와는 별개 무급휴가이며 소정의 지원비도 제공하고 있다. 때문인지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이직률이 현저히 낮은 편이다.  

그는 "누군가는 예의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이게 우리의 일하는 방식"이라며 "직원들이 자유롭고 즐거울 수 있는 회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춘화 꾸까 대표. = 하영인 기자

아울러 박 대표는 우리나라는 아직 꽃을 판매하는 사람이 여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고 지적하며 특정 기념일에 대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을뿐더러 기념일에 꽃을 사는 것마저 줄어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박 대표는 "현재 한국 꽃시장은 일본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며 "10년 내로 일본의 절반까지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본다. 꽃이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플로리스트들이 원하는 꽃을 만들 수 있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인터뷰 말미 그는 "꾸까라는 회사가 꽃을 잘 이해하는 회사로 시작했다면, 문화를 잘 이해하는 회사로 성장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다"며 "꾸까가 하는 행동이 문화에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하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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