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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중국 롯데마트 매각…사드 보복에 '백기'

기존 유지 전략 철회…이마트도 연말까지 중국 철수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17.09.14 17:58:53
[프라임경제] 이마트(139480) 중국 철수에 이어 롯데마트도 결국 백기를 들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보복에도 '버티기'를 고수했던 롯데마트가 중국 내 철수를 밝힌 것. 

14일 롯데마트 관계자는 "중국 내 롯데마트가 철수 작업에 들어간 것은 사실"이라며 "구체적인 시기나 절차 등은 아직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롯데마트가 중국 철수를 결정한 이유에는 장기간 지속된 영업정지로 인한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기존 유지 전략을 철회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롯데마트, 피해액 1조원 추산…매각 작업 돌입

롯데는 애초 중국에서 롯데마트를 원상 그대로 유지하려 했지만 6개월 이상 중국 당국이 강제로 영업을 정지시킨 데 이어, 전망 또한 불투명해지자 매장 처분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현지 투자은행 등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최근 중국 내 매장 처분을 위한 매각 주관사를 선정해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부터 사드와 관련해 롯데를 겨냥해 집중적으로 공격해왔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1월29일 중국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의 전 사업장에 대해 실시한 세무 조사를 했으며 각종 소방 점검 등을 이유로 롯데마트 매장을 영업 중지시킨 뒤 문을 열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또한 위생, 통신, 광고 등 다방면에 걸쳐 불시 단속을 이어가며 벌금 등을 부과해왔다.

중국 당국의 사드 보복으로 현재 롯데마트는 중국 내 점표 112개 가운데 87곳의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나머지 매출 역시 휴점 상태나 다름없어 매출은 거의 발생되지 않고 있으나 임금 등 고정비 지출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연말까지 롯데마트의 피해액은 1조원에 달할 것이란 진단이다. 실제 롯데는 중국에서 대형마트를 비롯해 총 120개 유통 계열사 점포를 운영 중인데, 해마다 1000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해왔다. 

한편 지난 3월 롯데쇼핑은 중국 롯데마트에 긴급 운영자금 3600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6개월 만에 추가 운영자금 3억 달러를 투입했다. 3월 롯데쇼핑이 출자와 차입을 통해 중국 롯데마트에 긴급 운영자금은 6개월만에 소진됐다. 

◆이마트, 中 철수 절차 진행 중…이마트24 사업 확장 박차

이마트는 롯데마트에 앞서 중국 내 이마트 철수 계획을 알렸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24일 스타필드 고양 개장 행사에서 "중국에서는 철수 절차를 밟고 있고 연말이면 완벽하게 철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마트의 중국 사업 정리는 적자 누적이 주요 원인이지만 사드 여파로 반한 감정이 일어나는 등 사업 환경이 더욱 악화한 것도 철수 결정의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1997년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는 한때 현지 매장이 30개에 육박했지만, 적자가 쌓여 구조조정을 하면서 현재 6곳만 남은 상태다. 실제 최근 5년간 이마트의 누적 적자는 2000억원, 지난 상반기 이마트의 5개 중국법인 영업적자는 115억원에 달한다. 

이에 신세계그룹은 중국 이마트 점포 5곳을 태국의 차로엔 폭펀드(CP)그룹에 매각하고 올해 안에 중국사업을 모두 정리하기로 했다.

대신 이마트는 편의점 이마트24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이마트 철수와 동시에 이마트24 점포 확장을 지원하고자 6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지난 3우러과 지난해 9월에도 이마트24에 각각 200억원과 250억원을 출자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 이마트 철수와 함께 국내에서도 기존 상권이 겹치는 지점을 중심으로 정리에 나선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영 효율화를 꾀하려는 신세계그룹의 복안이라는 평가다. 

전일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출점이 가능했던 부지 3곳을 모두 코스트코측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보유하고 있던 코스트코 지분 3.3%도 모두 팔았다. 

또 이마트는 지난 2006년 월마트코리아 16개 점포를 인수할 당시 이마트 점포로 재탄생한 대구 시지점을 부동산개발사에 매각했다. 대구 시지점은 내년 상반기에는 영업을 종료한다.

이로써 코스트코 지분 매각자금과 부동산 매각 대금으로 상당한 재원을 확보하게 됐다. 이렇게 마련된 자금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스타필드 안성, 스타필드 청라에 투자할 수 있는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신세계그룹의 행보가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매각대금은 수천억원 규모일 것으로 보이고 이마트 입장에서는 매각이익 발생했을 것"이라며 "이러한 움직임은 상반기 국내 점포 철수와 맥락을 같이한다"고 분석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대형 쇼핑몰 규제와 최저임금 인상 등 단기 주가 흐름은 부진할 것"이라면서도 "중국 철수와 면세 사업 매각을 고려하면 실적 상향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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