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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채용 트렌드 고사성어로 살펴보니…

낭중지추 · 선즉제인 · 각자도생…대기업 변화 두드러져

박지혜 기자 | pjh@newsprime.co.kr | 2017.09.18 11:24:57
[프라임경제] 블라인드 채용 도입 등으로 올 하반기 신입 채용시장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신입사원 채용에서 기존의 스펙을 평가지표로 활용하는 것을 지양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IT분야 전문인력 확보에 공을 들이며 대규모 집단 채용 대신 계열사별 수시 채용을 채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올 하반기 채용시장 트렌드를 △낭중지추 △선즉제인 △각자도생 3개의 고사성어로 요약했다. ⓒ 인크루트


이에 취업포털 인크루트(대표 이광석)는 올 하반기 신입 채용시장 트렌드를 △낭중지추(囊中之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은 남의 눈에 띔) △선즉제인(先卽制人, 남보다 먼저 하면 남을 이길 수 있음) △각자도생(各自圖生, 각자가 스스로 제 살길을 찾음) 3가지 고사성어로 요약 정리했다. 

◆낭중지추 "주머니 속 송곳 찾습니다"…직무 중심 인재 선발 '블라인드 채용'

'능력'과 '적재적소'. 이 두 키워드는 이번 정부의 인사 원칙이 됨과 동시에 '블라인드 채용'의 근간이 됐다. 블라인드 채용이란 채용 과정에서 학력, 출신지, 가정환경 등이 드러나지 않게 잘 숨겨 채용에 있어 불공정한 요인들을 없애고, 직무 적합성을 중심으로 인재를 선발하는 방식이다. 그야말로 '낭중지추'를 찾는 방법이다. 

블라인드 채용의 근간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제도로, NCS는 현장 직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 태도를 산업부문 및 수준별로 체계화해 구직자의 불필요한 스펙 나열을 피하는 제도다.
'지식'과 '기술'이란 지원자의 실력(인지능력)을, '태도'는 지원자의 인성(비인지 능력)을 뜻하는데 결국 지원자의 인지능력과 비인지 능력이 회사의 직무·조직 맥락 및 상황에 얼마나 적합한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블라인드 채용에서 지원자를 선별하는 핵심 요소는 '구조화 면접'에 있다. 정식명칭은 '역량 기반 구조화 면접 기법(Competency based & Structured Interview)'으로, 면접자에 대한 사전정보 없이 오로지 직무에 필요한 역량 관련 질의·응답을 통해 면접자를 판단한다. 지원자는 구조화 면접의 특징을 이해하고 지원 기업의 인재상과 자신이 지원한 직군이 요구하는 직무역량에 따른 답변을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  

특히 자신의 대표적인 경험을 3~4가지 정리해 기업 특성 및 직무 특성에 맞게 각색해 보는 것이 좋다. 어떤 질문에도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대답을 할 수 있도록 육하원칙의 틀 안에서 경험을 통해 느낀 것과 배운 점, 본인의 장단점 등에 대한 답변을 마련해 놓으면 된다.

◆선즉제인 "4차 산업혁명 대비, IT 전문인력 확보 가속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기업들 사이에서는 인공지능 분야나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IT분야에서의 전문인력 확보 싸움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분야는 금융권으로 올 하반기 주요 시중은행들의 경영전략은 '일자리 창출'과 '디지털' 두 가지에 맞춰지는 모양새다.

하지만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모바일·비대면 거래 대중화로 이미 대세가 된 은행권의 인력감축 기조와 새 정부의 일자리 정책 방향이 서로 상충하기 때문. 

핀테크를 앞세운 비대면 거래의 활성화 전략이 '인력 다운사이징'의 본격화를 초래했지만, 은행들은 IT와 이공계 채용만큼은 되레 적극적으로 확대했다. 구직자들은 이들이 어떤 고민하고 있으며, 이러한 니즈를 본인의 취업전략에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부는 저금리 시대, 금융권은 수익성 확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일부는 부동산 임대업 등으로 눈을 돌려 부가수익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는 은행들이 그동안 섣불리 신규인원을 채용하지 못했던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은행권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이들의 갈증을 해소할 방안에 대해 고민해보고, '고객 획득을 위한 비용 절감'과 '서비스 운용 비용 절감' 두 가지 차원에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최근 들어 거래 플랫폼을 갖춘 '페이' 시장의 우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금융사들이 온라인 결제업체와 손잡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사실을 포착해 본다. 이들의 제휴는 대표적인 글로벌 핀테크 협업 전략으로도 주목받고 있는데 단순한 사실 확인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신용거래량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모바일 지불 수요를 어떻게 극복해 낼 것인가' 하는 적극적인 고민으로 이어보는 것이다. 지원자 나름의 인사이트를 덧입혀 해결방안을 구성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각자도생 "계열사 특성 따라 차별화"

지난 6일부터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시작한 삼성의 지원서 접수는 회사별로 진행된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GSAT이나 면접방식도 각 계열사의 특성에 따라 차별화할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 1일 LG화학을 필두로 신입 채용에 나선 LG그룹 역시 회사별로 신입 채용에 나서고 있다. 

채용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을 해체한 삼성의 사례는 차치하더라도, 몇몇 대기업을 중심으로 그간 진행돼 오던 대규모 공개채용 시스템은 차츰 축소될 전망이다. 인크루트의 올 초 발표한 '채용 시기 조사'에 따르면 그간 특정 시기에 집중됐던 기업들의 채용일정이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크루트가 올 상반기 발표한 채용 시기 조사에 따르면 주로 3월, 9월에 진행되던 공채 시기가 7~8월과 12월로 분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 인크루트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대기업의 변화로, 과거 3월과 9월에 집중적으로 공채를 진행하던 움직임이 '비시즌'으로 인지됐던 7~8월과 12월경으로 다소 분산되는 모습을 보였다. 참고로 3월에 공채를 진행한다고 밝힌 대기업은 29.21% △9월은 49.12% △7~8월은 28.57% △12월은 33.33%였다.

조사에 응한 918개 상장사의 전체 비중을 보면, 대규모 공개채용만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기업은 12.10%에 불과했지만, 소규모 수시채용만 진행하겠다고 밝힌 기업과 공채+수시 채용을 병행하겠다고 밝힌 기업의 비중은 각각 46.80%, 41.10%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업규모별로는 올해에도 대기업은 정기채용 위주로 채용 전형을 진행하는 비중(42.0%)이 높았으며, 소규모 수시채용만을 진행한다고 밝힌 기업은 8.0%에 불과했다. 공채와 수시채용을 병행할 것이라고 답한 대기업은 무려 절반(50.0%)의 비중을 보였다. 올 한 해 대기업들은 공채를 근간으로 두고, 실무에 바로 투입해야 하는 공석이 발생할 때 수시채용으로 보강할 전망이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라면 해당 직무에 대한 필요 역량을 미리 파악하고 어학능력이나 관련 자격증 등 직무와 관련한 항목들을 미리 갖추는 것이 변화하는 채용 트렌드에 대비하는 효과적인 취업전략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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