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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강남 · 강북 차별하는 현대건설?

'최고의 아파트' 홍보 말고 '책임시공' 먼저

남동희 기자 | ndh@newsprime.co.kr | 2017.09.21 18:03:15
[프라임경제] 오는 27일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반포주공1단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공사비만 2조원이 넘는데다가 이주비, 중도금대출 등 총 사업비용이 9조원에 육박해 건설사들에겐 그야말로 몇 십년 만에 돌아오는 '최대어'인 셈인데요.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과 GS건설의 경쟁이 치열합니다. 마치 '작은 대선'을 방불케 하는 현장이네요. 실제로 단지 인근의 지하철 4·9호선 동작역 플랫폼에서부터 인근 상가 벽까지 양 사의 홍보 포스터가 곳곳에 붙어 있었습니다.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 지하철 개찰구. 현대건설이 기둥마다 반포주공1단지 시공사 선정을 위해 홍보물을 부착해 놨다. ⓒ 프라임경제


각각 기호 1번 혹은 2번 배정 받은 번호를 알리며 '강남 최고의 단지' '서울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었습니다.

시공사로 선정되면 수익도 수익이지만 강남 '노른자 땅'에 건물을 세운 브랜드라는 명성도 얻어갈 수 있으리라 봅니다.

기호 2번인 현대건설도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 지하철 내 기둥을 전부 홍보물로 채울 만큼 열성적이었는데요.

'반포에 최고의 단지, 현대건설이 약속하겠다'는 문구를 보니 문득 최근 입주를 마친 서울 은평 응암 백련산 힐스테이트 주민이 한 말이 떠오르네요.

그는 "현대건설이 우리 동네를 무시하는 것 같다"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이 주민이 이렇게 울분을 토한 데는 이유가 있는데요. 현대건설이 시공한 '백련산 힐스테이트 4차'의 경우 하자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뿐만아니라 현대건설이 하자보수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죠.

총 900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인 '백련산 힐스테이트 4차'는 현재 약 3분의 1가구가 들어선 상태입니다. 지난 7월 1차 사전점검 때 이미 신고 된 하자만 1만여 건이 넘었습니다. 주차장 누수, 변기 미시공, 마감재 처리 부실 등이 건물 내·외부 곳곳에서 발생했습니다.

문제는 하자를 접수하고 두 달여가 지나 입주를 시작했는데도 여전히 '엉망'인 것입니다.
한 주민은 "현대건설은 '고쳐주기만 하면 다 아니냐'는 식이다"라면서 "벽에 흠집이 난 곳에 페인트칠로 덧대기만 했다"고 말하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강남 반포주공1단지 현대건설의 대대적이고 화려한 홍보와 사뭇 다른 풍경이 강북의 '백련산 힐스테이트 4차'에서 보여지고 있는 셈인데요, 이쯤 되면 현대건설이 정말 지역을 차별하는 건지 의심스럽지 않을 수 가 없는데요.

최근 이곳에서 민원이 늘자, 지역구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현장을 방문해 조사에 착수하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최고의 아파트를 만들겠다'는 다짐보다 먼저 '책임 시공'하는 모습을 보여야 이런 오해가 풀릴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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