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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다산콜재단 무용론①] 공공기관 벤치마킹 1순위?…"서비스 바닥, 시민불편 가중"

"콜센터 기능 상실 vs 재단설립 초기라서…곧 회복할 것"

탐사보도팀 | press@newsprime.co.kr | 2017.09.22 09:46:55
[프라임경제] 지난 5월1일 출범한 120다산콜재단은 민간부문에서 공공부문으로 전환한 첫 사례로 큰 관심을 모았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비정규제로정책'과 맞물리며 공공기관 정규직전환 '롤모델'로 꼽혀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전국 공공기관 담당자들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근로자 처우개선과 서비스품질, 두 마리 토끼를 서울시는 잡았을까. 서울시가 200억을 출자해 설립한 120다산콜재단의 실태를 조명했다. [탐사보도팀: 김상준·이준영·박지혜 기자]

#1. 이사 준비 중인 A씨는 수도와 전기 등 각종 이전 문제로 120다산콜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10초, 20초 시간이 흐르지만 벨만 울릴 뿐 상담사 연결은 되지 않고 있다. 당장 이전해야 하기 때문에 뒤로 미룰 수 없는 상황. 결국 몇 분이 지나고 나서야 상담사 연결이 돼 제때 이사 관련 각종 이전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2. 평일 오전 10시 B씨는 간단한 교통관련 문의를 위해 120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모든 상담사가 통화중이라는 안내와 함께 연결이 종료됐다. 한가한 시간인 평일 오전 10시 경에도 연결이 되지 않아 B씨는 결국 스스로 알아서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B씨는 "바쁜 시간대도 아닌 평일 오전에도 모든 상담사가 통화중이란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예전엔 바쁜 시간에 전화해도 조금 대기하면 연결이 됐었다"며 "이럴거면 세금으로 운영되는 다산콜센터가 굳이 필요한지 의문이 든다"고 불편을 털어놓았다.  


120다산콜재단(이하 재단) 무용론이 나오고 있다. 

상담사의 고용안정·처우개선과 더 나은 상담서비스 제공을 위해 설립한 다산콜재단 출범 후 약 4개월이 지났지만 전과 비교해 오히려 더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단은 지난 8월 말 연구용역을 거쳐 상담사 임금체계를 호봉제로 확정했다. 하지만 각종 수당이 기본급에 포함되면서 오히려 총 급여는 이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줄어들었다며 다산콜 노조는 한 달여를 시위하며 반발했다.

이에 재단 측은 일부 폐지된 수당도 있지만 신설된 수당 및 복지포인트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이전보다 줄지 않았다며 노조를 설득해 현재는 다소 진정된 형국이다.

특히 서비스레벨(15초내 고객응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해 시민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콜센터는 기본적으로 응대율이 매우 중요하고, 15초내 고객응대율인 서비스레벨은 매우 중요한 상담품질 지표다. 신속정확한 상담은 콜센터의 존재 이유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콜센터의 상담품질을 평가하는 기준은 매우 다양하지만 가장 기초적인 것이 응대율이고, 그 중에서도 서비스레벨이 핵심"이라며 "보통 90%의 서비스레벨을 요구하지만 최소 80%이상은 돼야 콜센터의 역할을 수행했다고 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콜센터서비스 KS규격 품질평가 기준 1항을 살펴보면 '서비스레벨은 20초 이내에 80%이상의 비율로 호를 응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서비스레벨 겨우 10%?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다산콜센터 서비스레벨은 평균 10%대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근 두 달은 1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노조설립 이전 위탁운영시기인 2012년은 평균 95.3%의 서비스레벨을 달성했지만 노조가 설립돼 본격 활동을 시작한 2013년은 평균74.2%으로 감소했고, 2014~2016년은 평균 서비스레벨 25%가량으로 대폭 추락했다. 올해는 평균 19.3%의 평균 서비스레벨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에 공식 자료를 요청했지만 일반응대율 관련 자료만 제공할 뿐 서비스레벨 관련 자료는 전산 관련 업체에 문의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 열흘 이후에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콜센터 업계 관계자들은 말이 안된다고 반박한다. 한 관계자는 "최근 콜센터는 기본적으로 CTI(Computer Telephony integration·PC와 전화를 결합한 통합콜센터시스템)를 사용하기 때문에 실시간 콜관련 각종 자료 집계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기존 다산콜센터 위탁업체 관계자는 "높은 서비스레벨을 요구하면 상담사 업무강도가 과도해진다는 노조 요구가 있어 2013년부터 서비스레벨 관리를 많이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산콜센터 제외한 타 공공기관 중에 서비스레벨 80%이하인 곳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타 공공 및 지자체와 민간은행 등 대부분 월 평균 95%이상의 응대율과 87%이상의 서비스레벨을 유지하고 있다. ⓒ프라임경제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콜센터 응대율의 핵심은 서비스레벨이다"며 "긴 대기시간은 고객불만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모든 콜센터는 서비스레벨 관리에 심혈을 기울인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신속한 응대를 위해 서비스레벨에 집중할지, 통화품질을 위해 QA나 상담사 교육에 집중할지는 각각의 기준이 다르지만 모든걸 차치하더라도 서비스레벨이 10%미만이란 것은 콜센터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재단 관계자는 “이전보다 하락했지만 큰 수치는 아니다”고 일축하며 “이는 재단 설립 초기라서 그런 것일 뿐 곧 이전 서비스품질을 회복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응대율 평균 80% 후반?

다산콜센터 응대율도 일부 허수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평균 80%대 후반의 응대율로 나타났는데 최근 통화연결 민원이 증가해 시민 불편이 크다는 전언이다.

다산콜센터 2017년 월별 응대율. ⓒ서울시

재단이 설립된 5월1일부터 8월10일까지 민원은 총 252건이 접수됐으며 이 중 △통화연결지연 개선요청 50건 △상담사 충원 요청 78건 △대기 전화 많은 경우 강제 종료되지 않도록 개선 32건으로 집계됐다.

총 민원 252건 중 63%에 해당하는 160건의 민원이 통화연결 개선에 관련된 내용으로 민원 접수하지 않은 내용까지 감안한다면 서울시민의 불편이 상당히 컸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강제 통화종료는 응대율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 응대율은 서울시가 제공한 자료보다 다소 저조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기존 위탁업체 관계자는 "매우 큰 이슈로 인한 콜 폭주시 과도한 콜대기로 인한 시민 불편 감소 목적으로 심각한 재난재해 상황이 아니면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데 최근 특별한 이슈가 없음에도 대기없이 강제종료 됐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의문을 표했다.

한편 다산콜센터의 낮은 서비스레벨에 비해 높은 응대율은 매우 기형적 구조라고 업계는 진단한다. 보통 서비스레벨과 응대율간 간극은 10~15%정도라는 것. 하지만 현재 다산콜센터의 서비스레벨과 응대율은 약 80% 차이다. 

일반적으로 전화를 걸어 대기가 길면 끊지만 급한 용무가 있으면 대기시간이 길어도 기다릴 수밖에 없다. 즉, 다산콜센터의 응대율과 서비스레벨의 높은 간극은 그만큼 다급한 용무의 시민이 많았다는 것을 방증한다.

한 관계자는 "현재 10%미만의 서비스레벨은 콜량이 증가하는 추석 연휴 시기엔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시민 편의를 위해 설립된 다산콜센터가 재단 설립 후 오히려 시민의 불편을 가중시킨다면 왜 존재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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