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기고] "제대군인, 내려가는 것 두려워 말라"

 

권일진 심온사회적협동조합 대표 | kwon1jin@naver.com | 2017.09.22 09:54:39
[프라임경제] 중국의 모소 대나무는 씨앗을 뿌리고 싹이 움트고 4년이 지나도 불과 3cm밖에 자라지 못한다. 하지만 이 대나무는 5년 뒤 하루에 30cm가 넘게 자라 6주 만에 15m이상 자라게 된다. 

그 4년 동안 모소 대나무는 땅 속에 수백 ㎡에 이르도록 뿌리를 펼치고 있었던 것이다. 눈앞에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실망하지 말라. 성장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통상 기업이 가시화된 성과를 나타내는데 평균 5년이 걸린다고 한다. 어떤 사업의 계획을 세우고 첫발을 내디뎠다면 5년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할 각오를 하라는 것이다. 그 5년 동안은 그 세계의 바닥을 경험하면서 인내하는 시간이다. 만일 그러한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시작하지 않는 것이 낫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업을 선택하면 바로 가시적인 대우를 기대하면서 바닥세계의 어렵고 힘든 일들을 기피하기 때문에 성과를 내지 못한다. 이제 곧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려고 하는 그 시점 바로 문턱에서 '내가 이거 받으면서 이 일을 해야 하나?' 하면서 포기하고 다시 다른 일을 찾기 때문에 아무런 성과 없이 시간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필자는 제2의 직업으로 직업상담사를 시작한지 이제 5년이 지났다. 그 5년 간 직업세계의 바닥을 경험했다고 할 수 있다. 필자가 상담한 실업자가 400명이 되는데 그 400명은 최소 한 달에 4번 이상 개별상담과 1년간 관리해온 사람이다. 그 중에 프리랜서 강사가 상당 수 있다. 

50플러스 세대의 많은 분들이 프리랜서로 강사를 선호하는 것이다. 실제 나이 50이 넘어서 지식으로 할 수 있는 일 중에 강사는 매우 매력적인 직업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강사로 오래 일하지도 못하고 성공하지도 못한다.

왜 실패를 하는가? 그것은 바닥을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청중을 감동시킬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흔히 군에서 '책상머리 행정'이라는 말을 하는데 바로 그런 식이다. 직업군인들은 모두 전방 소대장으로부터 바닥에서 시작해서 20·30년 군 생활을 해왔다. 그런데 군 생활의 바닥도 경험해 보지 않은 어떤 민간인 강사가 와서 책에 쓰여 있는 지식으로 군대가 이러니저러니 리더십이 어떠니 하고 강의한다면 그 강의를 감동으로 들을 수 있을까?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지 못하고 자신이 경험한 사례를 말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강의는 생명력이 없다.

강사가 되고 싶다면 시간에 10만원·20만원 주는 강의 필드를 찾으러 다니지 말고 자신의 강의분야에 먼저 취업을 해서 바닥 생활을 통해 생생한 현장체험을 할 것을 권한다. 마찬가지로 창업을 해서 CEO가 되고 싶다면 먼저 그 분야의 바닥에서 생생한 근로자의 삶을 체험해야 한다. 그것이 그 회사가 오래 존속할 수 있는 비결이다.

권일진 심온사회적협동조합 대표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