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예체능계 명문고인 선화예술고등학교가 극심한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학생의 전공에 따라 학부형간 이해관계가 다르고 같은 전공 내에서도 학년별로도 갈라지는 양상이다.
예체능계 교육에서 손꼽히는 강자로 군림해 온 학교 중 하나인만큼, 오히려 갈등 폭발에 더 취약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셈이라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문제는 일명 내신 성적의 '분리 산출''통합 산출' 갈등. 예술고는 미술과 음악, 무용 등 전공에 따라 움직인다. 이에 따라 내신 성적을 매길 때에도 따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었다.
전공과가 다르고 과목이 다르면 아무 문제가 없다. 문제는 전공과가 다름에도 동일 과목을 이수하는 경우, 이 '전공별로 따로' 논리를 관철하면 '분리 산출'이 된다.
80명의 연주 전공과 20명의 무용 전공이 있는 학교에서 동일한 시수 과목인 A과목을 같이 배울 때, 분리 산출에 따르면 이들을 별도 트랙으로 보게 된다. 80명을 줄세워 내신을 매기고, 20명은 따로 모여 내신을 등급 판정해 졸업 후 대학에 갈 때 입시 자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일반계고에서 문과와 이과가 서로 경쟁상대가 아니라 따로 입시를 치러 다른 학교 같은 계열 학생들과 경쟁해 대학을 가므로 따로 묶어 성적 산출을 해왔듯 처리하자는 주장이다.
한편 전공과가 달라도 동일 과목을 이수했다면, 내신 성적을 합쳐서 산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통합 산출 의견이다.
이에 따르면 80명의 연주 전공과 20명의 무용 전공이 있는 학교에서 동일한 시수 과목인 A과목을 같이 배울 때 100명을 한 단위로 해서 내신 등급을 매기는 식이다. 이 논의는 기본적으로 전공이 다를 뿐, 이들을 크게 예체능계로 보는 관점에 기반한다.
지금까지는 많은 학교에서 분리 산출을 해 왔다. 그런데 금년에 특히 이 갈등이 극심했다. 선화예고 등은 아예 홍역 수준으로 커진 상황이다. 왜 그럴까?
올해 교육부에서는 학생부 작성 및 관리 지침을 통해 올해 각 지역 예술고에 전공과가 달라도 동일 과목을 이수했다면, 내신 성적을 통합 산출해야 한다고 전달했다. 하지만 이 논의는 이미 2001년부터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지금 수면 위로 부상했을 뿐, 갈등의 시작은 이미 오래 전 잉태됐다. 더욱이 입시 문제이니만큼 세칭 '명문대 입시에 강한' 예고를 중심으로 갈등이 더 크다는 것.
선화예고 미술 전공 학부모들은 현재 연판장을 돌리는 등 학교 측과 담판을 짓겠다는 태세다. 일각에서는 '자퇴 불사' 등 강경한 대응까지 거론하고 있다.
연주(음악)과 무용 전공 학부모들도 극렬히 반발하기는 마찬가지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22일 선화예고 측은 산출 방식 설명회를 갖고 전공별 학부모들을 초빙했으나 갈등 끝에 일부 전공에서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리는 등 파행으로 이어졌다.
◆타지역 갈등은 대체로 봉합 단계? 서울은 왜 새삼 지금…
어느 전공이 어느 전공에 비해 우월하다는 논리는 성립하지도 않고 그렇게 해석할 수도 없다. 전공에 따라 다른 학교의 동일한 부문을 공부하는 학생들과 겨뤄 대입을 치르는 것이기 때문. 하지만 산출 방식에 따라 유·불리가 갈리므로 어떻게 방식을 택하면 어느 쪽이 손해를 본다는 인식은 존재할 수 있다.
한국전통문화고 일부 학부모들은 지난 7월4일 전라북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책 변경을 성토했고, 인천예술고 일부 학부모들도 같은 달 13일 인천광역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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