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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철강 '관세폭탄' 美 대신 동남아 투자 확대

베트남·인니, 건설 시장 폭발적 증가세에 국내 철강사 현지 진출

전혜인 기자 | jhi@newsprime.co.kr | 2017.09.25 15:24:50

[프라임경제] 국내 철강사들이 미국·중국 등이 수입 장벽을 높이는 데 따라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세아제강(003030)은 최근 베트남에 공장 부지를 매입하고 다음해 말까지 세아스틸비나(SSV) 제2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세아제강은 이미 베트남에 SSV 및 베트남 스틸파이프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SSV는 지난해 매출액 967억원, 영업이익 84억원을 거둬 세아제강의 해외법인 중 영업이익 1위를 기록하는 등 알짜배기 자회사다. 이번 공장 건설을 통해 SSV의 강관 생산량은 연산 23만톤에서 30만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베트남 법인 전체로 계산하면 연산 35만톤 수준이다.

현대제철(004020)은 베트남 현지 고객사들에게 앞으로 1년간 5만톤의 형강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동국제강(001230) 역시 현지에 철강재 가공센터 설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스코가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와 70대 30의 비율로 합작해 설립한 크라카타우포스코 공장 전경. ⓒ 포스코

포스코(005490)는 연산 120만톤의 냉연공장을 포함해 베트남에만 철강법인 6개를 운영 중이다. 베트남 내 가전 및 건설 수요가 늘어나면서 큰 호황을 보고 있다.

아울러 포스코는 현지 법인이 있는 인도네시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권오준 회장이 직접 인도네시아에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현지 투자에 대해 의논했으며, 향후 냉연공장 추가 증설 등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는 인도네시아 법인 크라카타우포스코가 준공 이후 올 상반기까지 누적 적자가 4946억원에 달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하반기 들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상당 부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철강사들이 신흥 개발국들을 중심으로 사업 진출을 확장하고 있는 것은 현지의 인프라 투자 확대로 인한 수요산업 호황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베트남의 공공 및 민간 부문 인프라 투자는 동남아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인도네시아 정부 역시 올해와 내년 총 600억달러 이상을 인프라 투자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동남아 지역은 철강제품 수입의존도가 높아 수요가 늘어날수록 철강 수입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사들이 동남아 지역에 현지 공급 거점을 마련해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나아가 글로벌 수출까지 고려해 공장 준공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 등 전통적인 수출국들이 최근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며 수입 장벽을 높이는 것 역시 큰 이유다.

최근 일부 언론과 업계를 통해 미국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철강 수입제재 보고서'에 한국이 관세부과국으로 지정됐다고 알려졌다.

지난 21일 <서울경제>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진행 중인 '무역확장법 232조' 행정명령에 따른 수입 철강재에 대한 안보 위협 여부 조사와 관련해 한국 철강재를 전면관세가 부과되는 '그룹 2'에 포함시켰다. 중국 역시 그룹 2에 들어갔다는 전언이다.

아직까지 이와 관련된 미국 정부의 정확한 발표는 이뤄지지 않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주기적으로 한·미 FTA 재협상 또는 완전 폐지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앞으로 우리 철강재에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100% 이상의 초고율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미국과 관련된 마이너스 요소는 다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현재 한국의 철강 생산량 중 미국에 수출되는 비중은 약 5% 남짓이다. 지난해 강도 높은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받으며 미국 수출 비중을 상당히 줄였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관세장벽이 본격화되면서 열연과 냉연 등 높은 관세를 부여받은 제품에 대해서는 이미 미국 수출을 상당 부분 줄였다"며 "전환판매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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