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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의 자취생존기] "내 방의 주인공은 나야 나" 자취생 연휴나기

 

김수경 기자 | ksk@newsprime.co.kr | 2017.09.27 15:34:18

자취 5년 차인 필자는 처음 자취를 시작할 때만 해도 낭만 가득한 생활을 꿈꿨습니다. 모두가 꿈꾸는 '자유' '예쁜 방 꾸미기' 등의 로망 말이죠. 그러나 그런 꿈은 잠시, 현재는 공과금부터 냉장고 정리까지 모든 걸 혼자 해결해야 하는 우당탕 한 편의 '생존기'를 찍는 중입니다.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반말투를 사용한 '자취생존기'는 하루하루 생존 중인 자취인들이 겪는 문제를 짚고 소통하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프라임경제] 올 초부터 추석만 손꼽아 기다렸는데 벌써 코앞으로 다가왔지 뭐야. 다들 계획은 세웠니? 긴 연휴이다 보니 다양한 일을 할 것 같은데 말이야. 나? 나야 뭐…집 가서 먹고 노는데 주력할 예정이지. 

그런데 나와 반대로 집에 내려가지 않겠다는 자취생들도 엄청 많아. 알바천국이 최근 20대 회원 119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그중 61.9%가 추석을 혼자 보내겠다고 답했대. 친척들의 잔소리가 싫다는 이유가 대부분이었지. 

취업이나 시험 준비의 압박감도 한몫했는데 실제 내 주위에도 이런 이유 때문에 집에 내려가지 않겠다는 친구들도 있어. 

A씨는 "긴 연휴 동안 친척들의 눈초리를 받는 것은 죽어도 싫다"며 "시급이 높은 단기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용돈이나 벌고 혼자 공부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고 하소연했어.  

직장을 다니는 자취생들도 5명 중 2명은 이번 추석 때 고향에 안 간대. 사람인이 직장인 834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미혼 직장인 44.6%가 귀향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는 거야. 이유는 더 서글퍼. 그냥 편히 쉬고 싶어서 안 간다는 답변이 1위를 차지했대. 얼마나 평소에 쉬지 못했으면….

이외에도 여행이나 다른 계획이 있다거나 잔소리를 듣기 싫다는 의견도 나왔는데, 정말 명절 잔소리는 누구에게나 쥐약인 셈이지. 취업을 왜 안 하니부터 연봉은 얼마니, 결혼은 안 하니 등등…. 나도 친척들의 잔소리를 생각하니 벌써 인상이 구겨져.

이러한 잔소리가 계속 들린다면 난 카페로 피하는데 비슷한 사람이 많나 봐. 잔소리에 시달린 이들이 꼽은 추석 명절 잔소리 대피소 1위가 카페였기 때문이지. 이외에도 PC방이나 공원, 영화관, 만화책방 등 시간을 많이 때울 수 있는 곳을 선호했어. 

서울에서 자취하는 B씨는 "오랜만에 가서 좋지만 꼭 이런 긴 연휴마다 친척과 싸움이 벌어진다"며 "차라리 싸움이 나기 전 카페나 영화관으로 피신할 것"이라고 콧잔등을 찡그리며 말했어.

이러한 명절 스트레스를 잊고자 해외로 훌쩍 떠나는 사람도 많아. 인천공항공사는 올 추석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이 약 195만명으로 명절 중 역대 최대치라고 추산했어. 11번가도 추석연휴 해외여행 상품 예약률이 지난해보다 94.4% 급증했다는 조사결과를 소개했지. 

실제 이번 연휴 비행기표는 지난해 거의 다 팔렸는데, 우스갯소리로 제주도에 가려면 중국을 경유해서 가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지 뭐야.

너희들의 이번 추석은 어떠니? 고향에 내려가 다 같이 보내든, 홀로 보내든 다 좋으니 맛난 음식 많이 먹고 행복한 일만 있길 바랄게. 다들 조금만 버텨서 연휴 잘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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