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120다산콜재단무용론②] 관리자 역량 논란…품질저하 '필연'

하루평균 통화시간 1시간41분…상담사 콜관리 전무한 상태

이준영 기자 | ljy02@newsprime.co.kr | 2017.09.28 16:35:29
[프라임경제] 지난 5월1일 출범한 120다산콜재단은 민간부문에서 공공부문으로 전환한 첫 사례로 큰 관심을 모았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비정규제로정책'과 맞물리며 공공기관 정규직전환의 '롤모델'로 꼽혀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전국 공공기관 담당자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근로자 처우개선과 서비스품질 두 마리 토끼를 서울시는 잡았을까? 서울시가 200억을 출자해 설립한 120다산콜재단의 실태를 집중 조명해봤다. 

다산콜재단(이하 재단)이 설립되면서 기존 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은 모두 고용승계됐다. 하지만 노조의 요구로 기존 팀장, 실장 등 관리자들의 직급은 승계되지 않고 모두 일반 상담사로 강등되면서 현재 콜센터 관리경험이 없는 관리자가 인선된 것으로 취재 결과 밝혀졌다. 

9월 초 관리자 인선공고를 내고 팀장 급 상담사를 선발해 6명의 팀장이 선발됐지만 인선과정에서의 잡음으로 몇몇이 사임을 하고 다시 선출하는 등 난항을 겪었다. 새로 선출된 관리자들은 경험이 거의 없어 상담사 관리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전언.

특히 신임 관리자 인선과정에서 1차 서류면접을 담당공무원들이 바쁘단 이유로 제외하고 단순 면접만으로 선출된 것을 놓고, 관리자로서의 역량 점검없이 외부 입김에 의해 인선된 것 아니냔 후문이 나오고 있다는 증언도 나돈다.

이와 관련 다산콜재단 관계자는 "신임관리자 인선은 기존 위탁업체에서 진행한 것과 동일한 절차로 진행했으며,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인사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인사위원은 내부2명과 외부전문가 3명으로 구성했으며, 그 중 서울시 인사관련 업무 경력자를 포함했다"며 "인사위원의 소속과 이력은 청탁예방을 위해 외부공개하지 않았다"고 첨언했다.

현재 다산콜센터 인력 구성은 △임원 1명 △전문직 2명 △일반직 6명 △업무직 12명과 고용승계상담원 398명으로 총 419명의 임직원이 재단에 근무하고 있다.

120다산콜센터 서비스품질 하락은 관리자 역량 부족이란 지적이 있다. ⓒ프라임경제


재단설립 초기 고용승계여부에 대해 일각에선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12조 1항에 따라 공개채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노조와 서울시는 기존 10년간 운영한 업무연속성을 내세워 전원 고용승계 해야한다고 맞섰다. 

이와 함께 노조는 기존 위탁업체 소속 팀장, 실장 등 관리자들의 고용승계 제외를 주장했고, 이에 이들도 일반 상담사 출신으로 정당한 과정과 검증을 거쳐 선발 된 것으로 함께 승계돼야 한다고 업계는 맞섰다. 

결국 서울시는 기존 관리자들의 승계를 허락했지만 이들의 직급은 일반상담사로 강등돼 공정경쟁을 통해 관리자를 새로 인선할 것으로 밝혔다. 

◆ 품질·실무·교육 등 콜센터 운영 중심역할

콜센터 관리자의 역할은 응대율, 서비스레벨, 콜시간 등 콜센터 실무의 전반적인 부분을 관리한다. 하지만 노조는 관리자의 지나친 감시로 인해 상담사 스트레스가 크다며 이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재단 설립되며 기존 관리자들이 일반 상담사로 강등돼 상담사들의 감시감독은 대부분 사라졌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다산콜센터 주요 콜 관련 지표는 △1인당 하루평균 통화시간 1시간41분 △1인당 통화 횟수는 52.5콜 △1통화당 평균 통화 시간은 1분35초 △평균 후처리 시간 1시간6분으로 나타났다.

즉, 현재 다산콜센터 상담사는 하루 8시간 근무 중 단 1시간 41분만 콜을 받고 있는 것이다. 보통 상담원 업무시간은 '통화시간+후처리시간+대기시간'을 합친 시간을 말하기 때문에 단순히 통화시간만으로 시·구정의 다양한 민원을 상담하는 다산콜센터 상담원의 업무량이 적다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콜센터 상담사 하루 평균 통화시간은 3~4시간이란 것을 감안했을 때 하루 평균 1시간 41분의 통화시간은 쉽게 납득이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한 관계자는 "관리자의 역할은 상담사 스케쥴 관리로 콜 대기 인력의 원활한 순환과 악성민원으로 인한 콜시간 증가시 이를 조정해 콜센터 응대율과 서비스레벨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신입 혹은 기존 경력자들의 CS와 실무 교육도 팀장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관리자가 없다는 것은 콜센터가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짚었다.

◆ 경험 미숙한 신임 관리자 '우왕좌왕'

서울시와 노조는 기존 팀장, 실장 등의 관리자들의 인선과정에서 명확한 근거없이 위탁업체와의 친분이나 인맥으로 임명된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관리자 선출은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위탁업체 관계자는 "경력1년 이상 평가등급 B등급 이상의 상담사를 대상으로 2주간 공고를 내 지원자 중 상담 품질과 생산성 향상 방안에 대한 기획안을 접수받고, PT발표를 통해 이를 종합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신임 관리자들이 IP폰, 증폭기, 헤드셋, PC 등의 작동유무와 교통과 수도 등 담당분야 이동시 이에 따른 콜분배를 적절히 배분해야 하는데 이를 모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자리 이동시 영상전화를 사용해야 하는 수화상담 자리를 일반 상담사 자리로 이동하는 해프닝도 있었다"며 "시스템 관련 공무원만 남아 있고, 운영담당 공무원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결국 콜센터 운영 경험이 있는 관리자와 공무원의 부재가 상담품질 하락을 초래한 것으로 진단할 수 있다.

황규만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총장은 "원하는대로 직접고용이 됐으니 시민 불편을 해결 해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성과 없이 원하는 것만 요구하는 것은 안된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기본적으로 다산콜재단이 만들어진 목적을 인지하고 최소한의 결과를 보여야 한다. 그래야 세금으로 만들어진 다산콜재단이 모범사례로 시민들에게 인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