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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욜로'부터 '스튜핏'까지…소비문화 전성시대

 

전혜인 기자 | jhi@newsprime.co.kr | 2017.10.11 15:07:32

[프라임경제] 지난 주말 친구와 잠시 들렀던 작은 술집에서 평소 좋아하는 맥주를 마시다가 전용 유리잔이 너무 귀여워서 찍은 사진인데요, 맥주 위를 헤엄치는 북극곰이라니 귀엽고 신기한 아이디어입니다.

맥주를 반쯤 마시면 꼭 유리잔 위에 그려진 북극곰이 맥주 위를 헤엄치는 것처럼 보인다. = 전혜인 기자

요즘 이렇듯 국산 수제맥주를 접할 수 있는 곳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예전에는 뭔가 이름도 어렵고 가격도 비싸 부담스러운 느낌이 있었지만 요즘은 '대(동)강 페일 에일'이나 '달서맥주' 등 이름부터 친숙한 맥주가 대거 등장하며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죠.

특히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 총수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수제맥주 소기업인 '세븐브로이' 맥주를 선택하며 이런 국산 수제맥주는 더욱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 기업이 비정규직 없이 모든 직원을 정직원으로 채용하는 이른바 '착한 기업'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당시 대통령 주최 만찬의 숨은 승자라는 얘기도 나왔는데요. 친구와 맥주를 마시며 "사실 입에 들어가면 맛 차이 구분도 못하는데 굳이 '착한 소비'를 한다"라며 서로 자조 섞인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소비에 대한 우리의 트렌드는 점차 복잡해지고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싸고 품질이 좋은 제품에서 나아가 생산 기업의 사회적 가치나 환경보호 등 품질 이외의 가치를 고려하는가 하면, 굳이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니더라도 또는 상당히 부담되는 가격일지라도 '갖고 싶기 때문에' 그저 사게 되는 경우도 있죠.

한동안 우리 사회를 관통했던 소비 문화는 '욜로'였습니다. 'You Only Live Once'의 축약형으로, 해석하자면 '인생은 한 번 뿐'이라는 뜻인데요. 걱정 때문에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지 말자는 의미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열풍을 타고 한동안 혼밥·혼술 등 '나를 위한 가치있는 소비'에 대한 마케팅도 함께 유행을 끌었는데요.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면 소비하지 않았을 지출을 일컫는 '시발비용'이라는 신조어 역시 크게 보면 이런 욜로 문화의 일종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이런 욜로 소비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절약하는 소비습관을 강조하는 자린고비 소비가 다시 각광을 받고 있는 추세인데요.

실제로 절약과 저축, 재테크 등을 통해 10억원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고 알려진 방송인 김생민이 인터넷과 TV를 통해 진행하는 소비 영수증을 분석하는 프로그램에서 충동구매 등 과소비를 할 때마다 외치는 '스튜핏'이라는 말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지난달 초 케이뱅크가 해당 프로그램과 연계해 만든 자유적금 상품 1만5000좌 상당이 닷새 만에 완판되는 등 '돈은 쓰지 않고 모으는 것'이라는 말에 공감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실감할 수 있었죠.

한쪽에서는 후회 없는 오늘을 즐기기 위해서, 또 다른 쪽에서는 조금이라도 안정된 내일을 준비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어느 쪽이 전적으로 옳은지 그른지를 가를 수 없는 가치 차이의 문제입니다. 다만 너무 극단적인 것보다는, 어느 정도 여유를 두면서 양쪽의 장단점을 전부 따라가는 쪽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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