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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게 칼럼] 명절에 더 맛있는 '식혜'

 

송준우 칼럼니스트 | heyday716@hamail.net | 2017.10.11 16:33:55

[프라임경제] 식혜는 쌀밥에 엿기름가루를 우려 만든 음료로 명절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즐겨 먹는다. 감주 혹은 단술이라고도 하며 기호에 따라 잣을 곁들이기도 한다.

세종전통음식연구소는 전통방식으로 만들어 우리 고유의 맛을 제대로 전달해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밖으로는 한국 음식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 세종음식연구소

차례상을 지낼 때, 좌포우혜(左脯右醯)라 해 왼쪽에는 포를 오른쪽에는 식혜를 놓는다. 말린 고기나 생선포보다 왼편에 올리는 것으로 보아 식혜의 위치가 좀 더 위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달곰하고 시원한 식혜의 재료는 엿기름이다. 

엿기름은 보리의 발아한 어린 싹으로 만든 기름이다. 과거 한방에서는 엿기름을 맥아[麥芽]라고 해 싹을 내 말린 후 살짝 볶아서 만든 약재다. 

맥아는 약리작용으로 소화촉진과 혈당 강하작용을 기대하는데, 달콤한 냄새와 약간 달고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소화불량과 식욕부진에 좋은데 이런 맥아로 만든 식혜는 명절(성묘) 음식을 많이 먹어 갑자기 체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음료다. 맛있는 음식을 먹은 후, 후식으로 마시는 식혜에는 이런 조상들의 지혜가 숨겨져 있다. 

어릴 적, 식해와 식혜를 구별하지 못해 당황했던 경험이 종종 있다. 식해(食醢)와 식혜食醯)는 한글은 물론 한자까지 비슷해 조선시대에는 이 둘의 차이를 명확하게 쓸 수 있느냐로 초보 훈장의 실력을 가늠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복합발효식품인 식해는 생선의 단백질, 아미노산 발효와 곡물발효 그리고 산야초효소가 첨가된 재래당을 기본으로 고춧가루·마늘·생강 채소양념의 발효가 함께 어우러진다. 

많이 달지 않고 알맞게 톡 쏘는 식감을 가지고 있지만, 구수하고 깊은 감칠맛이 특징으로 음식을 먹고 난 후 젓가락을 식탁 놓을 때 깔끔함이 느껴지는 뒷맛이 따라오는 것이 일품이다.

송준우 칼럼니스트 / 다음 라이프 칼럼 연재 / 저서 <오늘아, 백수를 부탁해> <착한가게 매거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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