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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괴리감 여전한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

 

한예주 기자 | hyj@newsprime.co.kr | 2017.10.18 16:53:37

[프라임경제] 어떤 제도(制度)든 시행 후 가장 먼저 살필 점은 목표한 대로 기능을 하는지의 여부일 것이다. 상당수의 제도는 아쉽게도 미흡한 부분을 더 좋게 고치기 위한 개선(改善)을 거치거나 폐지 논란까지 휩싸인다.

특히나 국민의 실생활, 금전적 요소가 얽힌 제도는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다. 이런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 주식거래 시간 연장 등이 실효성 논란으로 뭇매를 맞았다. 최근에는 시행 한 달째를 맞은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란 투자분석가(애널리스트)가 제시한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와의 차이를 투자자가 용이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비율로 표기해 목표주가의 합리적 산정 관행을 정착시키기 위한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1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최근 3개월간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추정한 기업들의 목표주가 괴리율 평균은 32% 정도였다. 도입 한 달 전인 8월 말 28%였던 것에 비해 오히려 소폭 높아진 수준으로 목표주가와 실제주가의 차이가 더 커진 것.

이에 업계에서는 2년 전 도입된 '투자의견 비율 공시제'처럼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게 아니냐며 제도 시행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떤 목적으로 시행됐는지 아직까지도 불분명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제도가 시행된 지 겨우 한 달 남짓한 시간이 흘렀을 뿐이다. 이 제도가 가져올 긍정적 효과는 조금 더 지켜봐야 신호가 잡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은 미미하지만 만족하는 투자자도 분명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애널리스트들이 좀 더 책임감을 갖고 평가를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겨 평소 불신하던 증권사 리포트도 다시 챙겨서 본다는 말을 건넨다. 목표주가가 높은지 낮은지에 대한 여부도 차트보다 시각적인 숫자로 명확히 판단할 수 있어 제도 시행에 비교적 만족을 느낀다는 얘기도 들을 수 있었다.

금융감독원은 정보의 불균형을 느끼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바른 참고자료를 제시한다는 정보 전달 기능에 의미를 두고 있다. 여기 더해 제도 시행에 따른 결과는 목표주가가 나타나는 6개월 후를 살펴야 하는 만큼 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이 같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금융투자업계와 유관기관의 공통된 노력이 필요하다.

금융당국은 괴리율의 차이가 줄어 본 기능을 할 것이라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기대를 내비치면서도 기능 자체에 대한 의문을 품은 증권사들의 지적을 감안해야 한다.

괴리율을 줄이려면 현재의 제도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폐지가 더 나을 수 있다는 증권사 측의 견해도 일리가 있다. 증권사들은 목표주가 조정 등 리포트를 만드는 과정이 제도 시행 이전과 다를 것이 없다고 응대한다.

목표주가를 조정하는 것은 기업 가치에 비례하는 주가 수준에 기반을 두는 것이지 단순히 괴리율을 기입하는 것만으로 목표주가를 조정할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예측이 힘든 기업 리스크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해도 괴리율에는 그대로 반영된다는 점 역시 수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꼬집는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괴리율 산출 시 주가 평균치를 적용하는 만큼 일시적 변동은 수치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반박하지만 평균치를 적용해도 주가 하락은 충분히 염두에 둘 부분이다. 주식에 관심을 둔 일반 투자자들의 말처럼 주식은 생물과도 같기 때문에 작은 이슈 하나에도 다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아직은 불완전한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는 개선해야 할 부분이 비교적 명확한 만큼 당국의 제도 개선 노력이 이뤄진다면 논란에서 벗어나 실효성 있는 제도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는 성급히 폐지를 논하기보다는 의미 있는 시선으로 지켜보는 것이 합당할 듯 싶다. 돈 몇 푼에 일희일비하는 이 땅의 선량한 투자자들을 위해 기다릴 줄 아는 지혜를 궁리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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