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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대박 예고' 롯데케미칼·LG화학, 설비 증설 착착

에틸렌 호황에 웃는 롯데케미칼…다각화 집중하는 LG화학

전혜인 기자 | jhi@newsprime.co.kr | 2017.10.18 16:19:45

[프라임경제] 3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다가온 가운데 호황을 예고한 석유화학업계의 성적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LG화학(051910)이 매출과 영업이익 등 중요 지표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최근 대규모 증설과 M&A로 무장한 롯데케미칼(011170)이 무섭게 쫓아오면서 매 실적발표 때마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증권업계는 이번 3분기 롯데케미칼은 7000억원대 후반, LG화학은 7000억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만약 업계의 전망대로 실현된다면 롯데케미칼은 지난 2분기 LG화학에 넘겨줬던 1위 자리를 재탈환하게 된다.

석화업계의 3분기 실적을 견인하는 가장 큰 요인은 에틸렌이다.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정유사들로부터 납사를 구입해 납사분해시설(NCC)에서 에틸렌을 생산한 후, 이를 재공정해 다른 화학제품을 생산하기도 한다.

지난 2014년 이후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며 원료인 납사 가격이 떨어지고 반대로 에틸렌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며 에틸렌을 주로 생산하는 석화업계가 순풍을 탔다. 에틸렌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료 가격을 뺀 마진)가 줄어든 지난 2분기에는 양사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뒀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국내 NCC 생산 순위를 두고도 미묘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 롯데케미칼

사실 올해 하반기 예상은 국내 업체들에게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았다. 하반기부터 에탄가스 분해시설(ECC)를 기반으로 하는 북미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상업가동에 나서며 공급량 확대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난 8월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의 영향으로 국내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에서 생산하는 에틸렌이 미국으로 수출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재해로 인해 미국에서 공급 부족이 발생하면서 전 세계적인 가격 인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 6~7월 MT(메트릭톤)당 900달러 중반대에 머물렀던 에틸렌 가격은 8월부터 상승세를 탔다. 8월 평균 에틸렌 가격은 톤당 1210달러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1350달러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이에 LG화학보다 에틸렌 비중이 높은 롯데케미칼이 더욱 높은 효과를 봤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내 설비 기준으로는 LG화학이 연 220만톤으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국내에서만 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LG화학과 달리 롯데케미칼은 해외 설비를 포함하면 연 323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에틸렌 생산설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여수공장에 2530억원을 들여 에틸렌 생산량을 연 20만톤 확대하는 증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최근 말레이시아 증시에 상장한 롯데케미칼타이탄(LC타이탄)을 포함해 인도네시아에 신규 NCC 설비 구축도 고려 중이다.

이에 더해 납사를 원료로 하는 NCC뿐만이 아니라 미국 현지에 ECC 합작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총사업비 31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다음해 하반기 설비가 완공되면 오는 2019년 상반기부터 연간 100만톤 규모의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화학 역시 2870억원을 투자해 대산공장 NCC설비 연 23만톤을 추가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LG화학 대산공장의 에틸렌 생산량은 기존 104만톤에서 127만톤으로 증가해 세계 NCC 단일공장 중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LG화학은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의 생산 확대가 목적이 아닌, 해당 기초유분을 다시 원료로 사용하는 다운스트림 제품군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고 이 사업에 필요한 원료 확보를 위해 NCC 설비를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PS 생산라인 1기를 고부가제품인 ABS 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고부가 제품 매출을 오는 2020년까지 현재의 두 배 이상 규모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이 범용제품에 집중해 한계가 보인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최근 시황을 보면 당분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적으로 비수기라고 불리는 3분기지만 올해는 업계 전반적으로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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