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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미세먼지 뒤덮인 하늘…빛의 3원색으로 '반짝'

 

백유진 기자 | byj@newsprime.co.kr | 2017.10.26 15:41:03
[프라임경제] 지난 주말, 매일 출근길 버스에서 '그림의 떡'처럼 구경만 하던 여의도공원을 오랜만에 방문했는데요. 

날씨는 쾌청했지만 세찬 바람 때문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치킨을 시켜먹고 낮잠을 한숨 늘어지게 자보겠다는 다짐은 결국 지키지 못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사진이라도 남겨보고자 해지는 저녁풍경을 담아봤죠.

지난 주말 여의도 한강 공원 풍경. 작은 구름 한 점이 마치 하늘에 먼지가 붙은 것처럼 떠있다. = 백유진 기자


해가 질 듯 말 듯한 색감이 잘 담긴 것 같아 만족하고 있던 중, 사진을 본 친구가 한 마디를 던지더군요.

"사진 속에 구름이 무슨 먼지처럼 붙어있네?"

정말 그랬습니다. 핸드폰 속 사진으로 봤을 때는 먼지가 붙어있다고 해도 믿을 수 있는 비주얼이었죠. 

계절과 상관없이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날이 많은 요즘, 친구들과 '이거 진짜 먼지 뭉친 거 아냐?'라는 장난을 쳐볼 수도 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이날 미세먼지 수치는 '좋음'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알았냐고요? 이날 남산N서울타워는 흔히 볼 수 없이 파랗게 빛나고 있었기 때문이죠.

남산타워. ⓒ 네이버 블로그

서울시는 지난 2011년 5월부터 남산타워 색깔을 통해 대기질 오염 정보를 알려왔습니다. 시행된 지는 7년가량 됐지만 해외, 지방에 오래 산 한 필자의 친구는 단순히 유언비어라고 생각하고 있더군요.

미세먼지 농도가 45㎍/㎥ 이하인 날, 일몰 때부터 오후 10시까지(4∼9월 오후 11시까지) 남산서울타워의 조명은 파랗게 밝혀졌죠.

이후 2015년부터는 조명 표출기준을 미세먼지에서 초미세먼지로 바꿔,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면 조명을 빨간색으로, 20㎍/㎥ 이하인 날은 파란색으로 비췄습니다. 

20㎍/㎥는 서울시가 내년까지 감축하겠다고 선언한 초미세먼지 감축 목표치이기도 한데요. 지난 2015년 서울시는 2018년까지 2013년 대비 초미세먼지를 20% 감축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파란색 조명은 초미세먼지를 감축하겠다는 서울시의 의지가 표현된 것이라고 하네요.

조명을 통해 대기질을 알려주는 도시는 서울뿐이 아닙니다. 부산시는 이달부터 황령산 정상부의 LED 경관조명 색상을 통해 미세먼지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이 LED 경관조명은 평상시 계절별, 시간대별로 다양하고 화려한 이미지를 연출하다가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이면 노란색으로, 매우 나쁨 이상일 경우 빨간색으로 바뀝니다. 보통 수준 이하면 다시 평상시 이미지를 연출하죠.

이처럼 우리 일상에서 미세먼지를 무시할 수 없게 된 만큼 조명을 통한 대기질 알리미 서비스는 전국으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파랗게 빛나는 남산타워처럼 파란 서울 하늘을 다시 볼 날이 올 수 있을까요? 미세먼지 없던 가을 하늘이 문득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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