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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다산콜재단 무용론③] 비노조원 무임승차?…노노갈등 심화

기존 위탁소속 관리자 인선 시 투쟁 압박…상식밖 처우 호소

이준영 기자 | ljy02@newsprime.co.kr | 2017.10.31 18:30:44

[프라임경제] 올 5월1일 출범한 120다산콜재단은 민간부문에서 공공부문 전환의 첫 사례로 큰 관심을 모았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비정규제로정책'과 맞물리며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의 '롤모델'로 꼽혀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전국 공공기관 담당자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서울시는 근로자 처우개선과 서비스품질 두 마리 토끼를 잡았을까? 서울시가 20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120다산콜재단의 실태를 집중 조명해봤다.

120다산콜센터 재단 설립으로 기존 위탁업체소속 상담사들은 정규직이 됐지만 이에 따른 노노갈등도 심화됐다는 진단이 따른다. 결국 다산콜센터의 서비스품질 하락은 내부조직 균열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사콜재단 직원현황은 총 419명으로 398명의 상담사와 21명의 일반직이 재직 중이다. 이 중 희망연대노동조합 다산콜센터지부(이하 노조) 소속 인원은 약 340명으로 파악된다.

지난 8월 신설동에 위치한 다산콜센터 1층에 상담사들이 붙인 각종 의견들. = 이준영 기자

120다산콜센터 상담사가 제보한 바를 들으면 비노조 상담사들은 정규직 전환 무임승차, 기존 위탁업체 시절 진급 과정의 불공정을 이유로 괄시를 받았으며, 특히 기존 관리자 출신들은 인선에서 제외되거나 관련 압박을 받고 있다.

제보자 A씨는 "위탁업체 시절 관리자들의 고충은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며 "관리자들이 일반 상담사로 강등되는 상식밖의 처우를 당해도 누구하나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A씨에 따르면 상담사는 기존 SABCD등급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호봉제로 바뀌면서 모두 같은 급여를 받게 됐다. 결론적으로 하향평준화된 것인데 기존 SA등급의 상담사는 급여가 줄었고, CD등급 상담사는 급여가 오르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는 "기존 성과제는 열심히 한만큼 높은 등급과 급여를 받을 수 있었지만 호봉제로 변경되면 노력할 이유가 사라져 상담사들의 근무태도 이전과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 상담사들이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열심히 하든 말든 같은 급여를 받기 때문"이라며 "기존처럼 매월 등급을 매겨 평가하지 않고, 반기별로 진행하는 직원평가가 있다지만 기본적으로 호봉이 오르고 직급은 해당직급에서 3년이 지나야만 승급이 가능해 사실상 현재 평가는 의미가 없다"고 짚었다.

◆노조 항의로 '허수아비'된 관리자

지난 5월1일 설립된 다산콜재단은 9월까지 기존 관리체계로 운영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전 관리자들은 노조 항의로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전언이 들린다.

또 다른 제보자에 B씨에 의하면 노조는 관리자가 상담 녹취를 듣고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한다며 항의했다. 이에 따라 관리자들은 상담 내용을 들을 수 없어 상담관리를 전혀 못했다. 또 상담사가 20분 이상 자리를 비워(이석) 무슨 일있냐고 물어도 알아서 할테니 신경쓰지 말고, 감시하지 말라며 일체의 간섭을 금했다.

B씨는 "화장실을 가서 너무 안오길래 물어보면 화장실도 못가냐 항의하고 상담사들은 감정노동에 시달리는데 팀장들의 감시로 인해 가중된다고 따진다"며 "QA는 감점을 위한 평가라며 이로 인해 상담사가 억압받는다는 이유로 QA강사도 없앴다"고 말을 보탰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모든 콜센터를 알지 못하기에 속단할 수는 없지만 내가 아는 범위에서 QA강사 없는 콜센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응대했다.

이러한 노조의 항의에 그래도 관리를 해야 한다고 따지면 바로 1층과 지하1층 식당에 실명의 대자보가 붙고, 해우함이란 내부고발제도에 의해 공개적으로 망신당하기 때문에 누구도 관리에 대해 말할 수 없는 분위기라는 게 B씨의 하소연이다.

◆도화선 된 신임 관리자 인선

지난 9월 초에 진행된 신임 관리자 인선과정에서 노조는 기존 위탁업체 출신 관리자가 신임 관리자로 인선될 경우 투쟁하겠다는 입장을 보였고, 실제 인선에서 기존 관리자 중 실장은 모두 제외됐고 팀장도 몇 명만 선출됐다.

노조는 신임관리자 인선공고 마감 전 '전 위탁업체 관리자 중 문제 있었던 분들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임용 반대투쟁을 할 것입니다. 능력이 있으나 위탁업체 불합리적 인사체계로 인해 인사승진을 포기한 분들이 많으니 공정한 인사승진 체계를 마련하고, 인사승진 기회 보장하라고 주장해왔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노조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원들에게 보낸 문자. 노조는 '기존 관리자 인선 시 투쟁' '죽쒀서 개주는 꼴' 등의 내용을 노조원들에게 단체 문자 메세지로 발송했다. ⓒ 프라임경제

특히 '죽쒀서 개주는 꼴 당하지 않으려면 우리가 많이 지원해서 알려야 한다'며 다소 자극적인 표현까지 사용해 노조원들을 독려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기존 다산콜센터 위탁업체 관계자는 "관리자 인선과정이 불공정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단순 상담뿐만 아니라 향후 조직을 이끌고,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킬 방안 등에 대한 각종 검증을 거쳤다"고 반박했다.

여기 보태 "이런 관리자 인선과정 전반을 서울시에 보고했고, 이를 인가받았기에 관리자로 선임된 것인데 불공정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날을 세웠다.

결국 최종 임용된 신임 관리자들은 대부분 관리 경험이 없어 상세한 케어가 불가능해졌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B씨는 "민원 관련 확인 요청을 해도 함흥차사다. 팀장들끼리도 서로 업무를 모르니 리더로서의 역할이나 계획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업무혼란이나 마비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크게 말했다.

아울러 재단 운영담당자도 기존관리자들을 모아두고 신임관리자 인선과정에서 기본적인 근태도 확인하지 않고 선발한 것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사과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다산콜재단 관계자는 "재단에서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신임관리자 인선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는 것은 들은 바 없다. 불공정한 부분은 없다"며 "노조가 사업장을 장악하고 방해한 것도 아닌데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것은 본연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비춰진다"고 차분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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