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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항암치료제 제조 바이오株 "어디서 약을 팔아?"

신라젠 상장 이후 주가 700% 폭등…상승속도 너무 빨라 조심해야

한예주 기자 | hyj@newsprime.co.kr | 2017.11.17 16:58:27

[프라임경제] 코스닥시장 내 바이오주들의 독주는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된 사실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중 7개가 바이오주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특히나 무섭게 오르는 몇몇 종목들이 바이오주 사이에서도 항암치료제 간판을 달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개인투자자들은 한 달간 항암신약업체에 쏠림 투자를 했는데 여기에 외국인 또한 가세해 주가가 무섭게 뛰었다.

대표적 상승업체 1위는 단연 신라젠(215600)이다. 신라젠의 주가는 상장 첫날 1만2850원에서 17일 종가기준 9만8000원에 마감하며 700%가 넘는 성장률을 보였다.

신라젠은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인 '펙사벡(Pexa-vec)' 상용화에 대한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기업이다. 팩사벡은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해 죽이는 항암 바이러스로 동시에 환자의 면역력을 유지해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특정 암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암에 적용할 수 있어 시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펙사벡의 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펙사벡이 다른 항암제와 같이 투여하는 병용요법으로 파트너 가치가 높다는 점도 강점이다. 현재 펙사벡은 항암제 분야에서 대규모 글로벌 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같은 행보의 기업은 국내에서 신라젠이 유일하다. 신라젠은 2020년 펙사벡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펙사벡 효과'에도 최근 신라젠의 주가급등이 의아한 이유는 공모가 1만5000원을 측정할 당시에도 임상 및 기술이전 성공 가능성이 이미 반영됐었으며, 상장 당시부터 임상 3상이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두 달간의 가파른 상승을 설명하기에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적호조나 특허취득과 같은 이슈도 없었다. 오히려 신라젠은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를 냈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매출액 35억원, 영업손실 272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 한 리서치센터장은 "상장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라젠이 최근 700%가 넘는 성장세를 보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며 "상승속도가 너무 빨라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제언했다.

유방암 표적항암제를 개발 중인 앱클론(174900) 또한 지난 9월 상장한 이후 공모가 1만원보다 최근 700% 가까이 올랐다. 17일 종가 기준 앱클론은 코스닥시장에서 전일대비 1.28% 상승한 7만1100원에 장을 마쳤다.

또 다른 표적항암제 업체인 에이치엘비(028300)의 주가도 최근 이상급등했다. 지난 10일까지만 해도 2만5000원대였던 주가가 14일 3만5000원까지 오르더니 이날 4만1000원에 마감하며 약 160% 급등했다.

에이치엘비의 자회사 LSKB가 개발 중인 표적항암제 '아파티닙'은 임상을 진행 중인데, 중국에서 위암치료제로 판매된 이후 부작용 사례 없이 폭발적인 매출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물론 각종 논문발표에서 탁월한 효과를 검증받고 있다.

신현준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항암제시장은 향후 5년 동안 성장률 연평균 12.7%로 전체 제약 시장 연평균 성장률 6.5%를 크게 앞설 것"이라며 "앞으로 그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항암치료제 바이오기업들이 임상 진행 중인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어 현재의 주가를 설명하긴 어렵다는 의견에도 여전히 무게가 쏠린다.

바이오업종을 담당하는 한 투자분석가는 "정부가 제약 바이오 지원안을 연달아 발표하는 만큼 바이오업종은 정책 수혜를 지속적으로 받을 전망이나 기술적 측면에서 제약 바이오업종의 주가는 지난 며칠간 상승 속도가 너무 빨라 과열 국면에 진입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바이오 담당 연구원도 "바이오주는 정확히 알고 투자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임상 일정과 항암바이러스 관련 학회 등 관련 이벤트를 잘 파악해야 한다"며 "이벤트 전후에 주가가 움직일 수 있으니 근거를 잘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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