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병헌과 최순실, 그 뒤에도 살아 남아야 할 것들

2017-11-20 10: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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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20일 오전 검찰에 출석했다. 피의자 자격이다. 전 전 수석은 국회의원 시절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활동했는데, 이때 롯데홈쇼핑 측에 방송 재승인을 대가로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e스포츠협회에 3억원대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제3자뇌물)를 받고 있다.

지금 가장 뜨거운 이슈는 전 전 수석 개인의 결백 여부다. 그가 정치적으로 재기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지만, 그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성공하느냐 여부에 따라 일명 적폐청산 수사의 향배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그가 물러난 청와대 정무수석 자리를 누가 메울지는 오히려 부수적 관심사인 양상이다.

이런 와중에 뒤로 밀린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e스포츠협회 더 나아가 e스포츠 전반을 백안시하는 기류가 사회 일각에서 피어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스포츠 각 부문에서 학연 중심주의 등 각종 병폐가 만연하고 돈까지 오가는 문제가 심심찮게 뉴스거리로 오르내린 바 있다. 

그런데 도대체 생겨난지 오래되지 않은 e스포츠 부문에서까지 부정과 권력 밀착 같은 구태를 빠르게 답습한 듯 실망스러운 소식이 불거진 것이다. 이렇게만 보면 가히 스포츠계의 청출어람 아니냐는 빈정거림을 e스포츠인들이 모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잘못된 여부를 명확히 가리고 만약 부정이 있었다면 처벌을 받아야 하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있다. 부정의 크기만큼 질타와 교정, 반성이 있으면 되는 것이지 아직 그 뿌리가 튼튼하게 뻗지 못한 e스포츠 부문 전반에 대한 존재 부정과 말살로까지 치달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 예가 가까이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세 달 정도 남았으나 국민적 관심이 뜨겁지 않다. 평창은 '평창 롱패딩' 등 일부 쇼핑 이슈로만 소비되고 있다. 아직 시간이 길게 남은 도쿄 올림픽에 군불 지피기를 하고 있고 국민들도 성원하고 있는 일본 케이스와 비교해 우려하는 소리가 높다. 

3수 끝에 유치한 동계올림픽인데 왜 이럴까? 최순실씨 국정 농단 사건의 키워드로 평창이 부각돼 사람들의 허탈함과 분노 대상이 된 탓이 크다.

대회를 빌미로 부정이 일어난 것, 한 스포츠 분야에 대한 지원 과정에 권력을 잘못 사용한 일이 있더라도 대회 자체를 보이콧하거나 관련 스포츠 전체를 부정하고 종사자 전원을 백안시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 

e스포츠와 평창을 '폐족'으로 낙인찍는 기류는 빨리 지양돼야 한다. 전 전 수석이나 최씨 의혹 정도로 평창과 e스포츠 자체가 살아남지 못하는 사회라면, 다른 문화체육예술 분야도 키우고 즐길 자격이 없다.




임혜현 기자 tea@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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