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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독특함을 넘어 괴기한…" 울상 짓게 만드는 니니즈

 

김수경 기자 | ksk@newsprime.co.kr | 2017.11.20 15:54:43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며칠 전 컴퓨터가 강제 종료되면서 크게 그려진 ':('에 황당해 찍은 사진인데요. 갑자기 종료된 저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표현해 주는 이모티콘이어서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위에 카메라를 가리고자 붙인 카카오프렌즈 '라이언'의 창백한 모습도 마찬가지로 제 상황과 매우 유사했죠. 라이언 스티커는 제가 캐릭터의 귀여움에 못 이겨 직접 구매한 스티커인데요. 

지난해 겨울 라이언은 차갑게 식어가던 카카오프렌즈의 활기를 불어넣고자 등장했으며 엄청난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이 캐릭터는 카카오프렌즈 내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끌며 매출 상승에 큰 역할을 했는데요. 이 덕분인지 카카오 본사에서 라이언은 '라 전무'라고 불린다네요.

귀여운 외모도 라이언 인기에 한 몫 했지만 유쾌하면서도 귀여운 비하인드 스토리도 인기 요인인데요.
둥둥섬의 왕위 계승자로 태어난 수사자 라이언. 무뚝뚝한 표정과는 다르게 배려심이 많고 따뜻한 리더십을 가졌다. 그러나 다른 가족들과는 다르게 갈기가 없는 자신의 모습에 정체성의 혼란을 느껴 왕의 자리에 오르기 보다는 또 다른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키운다. 

왕궁에서의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을 느끼던 어느 날, 라이언은 둥둥섬을 탈출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고 기회를 보던 차에 드디어 둥둥섬 탈출에 성공한다. 

라이언 같이 수많은 캐릭터들은 다양한 스토리를 담아내며 시장에 등장하는데요. 최근 카카오프렌즈에 이어 카카오가 야심 차게 출시한 '니니즈'도 마찬가지죠. 카카오는 출시 첫날 3일 무료 이모티콘을 지급하며 소비자들에게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는데요.

저는 이날 친숙하고 귀여운 이미지의 니니즈 캐릭터들의 관심을 가지며 스토리를 전부 읽었는데요. 그야말로 충격이었습니다. 같은 날 제 친구들도 '무섭다' '크리피한(기이한) 콘셉트' '기괴하다' '끔찍한 이모티콘' '동심 파괴' 등 느꼈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놨죠.

니니즈 캐릭터 이미지. ⓒ 카카오

예를 들어 북극곰의 사진을 보고 충격받아 돌아가신 부모 원수를 갚기 위해 북극곰의 씨를 다 말려버린다는 포부를 가진 외계인 '팬다'와 공룡으로 보이지만 등에 핀 기생버섯에 육신을 조종당하고 있는 '죠르디' 등이 대표적인데요.

스토커 기질이 있으며 미행하기를 좋아하는 '콥&빠냐'라는 캐릭터도 있었는데요. 이 캐릭터는 범죄 행위를 묘사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스토킹 문구가 아예 삭제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실제 카카오톡에 이 캐릭터들을 사용했을 때 등장하는 일부 폭력적인 문구도 수정됐습니다.

카카오톡은 현재 4304만명이 사용하는 전 국민의 메신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미취학 아동과 청소년도 카카오톡을 이용해 지인들과 소통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폭력적이고 괴기한 캐릭터들이 성장기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히죠. 

카카오프렌즈부터 라이언까지 흥행 연속을 달리던 카카오가 이러한 점을 간과한 채 이번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점이 참 아쉽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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