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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상위 200개 기업 매출, 美 코스트코 1개사 매출액 보다 적어

글로벌 경쟁력 육성 시급…유통업 규제완화·정책적 지원 필요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17.11.20 15:19:57
[프라임경제] 지난해 국내 유통 소매기업 상위 200개사의 전체 매출액은 128조4000억원으로 미국 코스트코 1개사의 매출액 137조8000억원 보다도 작은 것으로 나타나 글로벌 경쟁력 육성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유통산업의 대내외 환경변화를 고려해 규제중심의 인식에서 육성중심의 정책 프레임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한국경제연구원의 '유통산업 육성이 시급한 5가지 이유' 보고서에 따르면, 유통업은 지난해 한국 GDP 중 7.5%를 차지해 부동산·임대업(7.2%), 전기·전자업(6.9%) 등을 제치고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유통업계 고용 인원은 전체 취업자 중 14.2%를 차지해 제조업(17.1%)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이는 전체 산업 평균인 4.8%에 3배에 달하는 수치다.

고용창출 효과도 높아 대형복합쇼핑몰 1개가 특정 지역에 입점하는 경우 5000~6000명의 상시 고용이 이뤄지며, 총 1만명 이상의 취업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고용창출 효과에도 불구, 글로벌 경쟁력은 다른 산업에 비해 크게 뒤쳐져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위 200개 유통 소매기업 매출액을 합쳐도 월마트 매출액 563조9000억원의 22.8%, 1/5 수준이다. 또한 이는 아마존 매출액 157조8000조원의 81.4%에 불과하다. 

'포춘 글로벌 500' 기준으로 업종별 글로벌 1위 기업과 한국 1위 기업과 비교해도 국내 유통산업의 취약한 글로벌 경쟁력이 분명하게 나타났다. 

'포춘 글로벌 500'에서 한국 기업이 포함된 9개의 산업군 분석 결과, 산업 내 글로벌 1위 기업과 매출액 격차가 가장 큰 분야는 유통산업이었다. 전자와 제철이 각각 1.0배, 1.4배이지만, 유통은 19.1배에 달했다.

유통업계의 4차 산업혁명 대비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세계 유통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바탕으로 유통의 초기 단계인 수요 예측에서부터 주문, 매장 운영, 결재, 물류까지 혁신을 지속하고 있지만 국내 유통기업들은 유통산업 규모 자체가 상대적으로 작은 데다, 실적마저 악화되고 있어 글로벌 혁신 유통기업에 대한 Fast Follow 전략마저도 버거운 실정이다. 

실제로 국내 200대 유통기업은 최근 4년간(2012~2016년) 영업이익은 24.8%, 순이익은 40.5%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약해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규제완화 등 지원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실제 최근 주요 선진국들은 유통규제를 완화하는 분위기다. 

프랑스는 대형점포 입점제한 등 강력한 유통규제를 시행해 왔으나, 2000년대 후반부터 사전 허가 기준 및 영업 제한을 완화하고 있다. 

영국은 도심활력 제고를 위해 대형업체의 교외 진출을 오히려 제한하고 있으며, 일본은 1997년 중 대규모 점포 출점 규제에 대한 미국의 WTO 제소 이후 진입규제를 크게 완화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오히려 규제를 더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는 유통규제 강화 목적의 법 개정안이 28건 계류 중이다.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과 영업제한 시간을 확대하고 규제대상을 대형마트에서 복합쇼핑몰, 백화점, 면세점 등으로 확대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보고서는 법안 논의 과정에서 소비자의 선택권과 편의가 배제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본부장은 "세계 유통시장은 국경 개념이 사라진지 오래고 전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24시간 열려 있는 상황이다. 국내 유통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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