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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틸렌 호황에 재부상하는 '정유사 NCC 진출설'

GS칼텍스 "정해진 것 없다" 부인에도 '공급과잉' 우려 지속

전혜인 기자 | jhi@newsprime.co.kr | 2017.11.21 17:43:50

[프라임경제] 국내 정유사들이 주력사업인 정유부문의 낮은 수익성을 타파하기 위해 석유화학부문으로의 영토 확장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의 기본사업이라 할 수 있는 NCC(납사분해설비) 사업진출 가능성이 제기되자 석유화학업계는 공급과잉을 우려하고 있다.

NCC란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납사를 이용해 에틸렌 등을 생산하는 설비다. 이렇게 생산된 에틸렌은 다시 폴리에틸렌을 포함한 여러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데 사용된다.

NCC 사업은 지난해부터 석유화학업계가 큰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가장 대표적인 요소 중 하나로 떠올랐다. 국제유가가 낮은 흐름을 지속하면서 납사의 가격은 많이 완화됐으나, 에틸렌은 큰 가격 인상폭을 보이면서 스프레드(마진)가 크게 뛴 덕분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 들어 유가가 많이 상승했음에도 에틸렌-나프타 스프레드는 톤당 645달러까지 올랐다.

이런 가운데 최근 관련업계에서는 국내 정유사업 2위인 GS칼텍스가 NCC 사업진출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권혁관 GS칼텍스 부사장이 직접 "NCC 투자에 대해 내부 승인을 요청했고, 이사회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정작 회사 관계자는 "NCC 사업은 다각도로 검토하는 다양한 투자 계획 중 하나일 뿐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GS칼텍스는 현재 BTX공장을 통해 벤젠·톨루엔·자일렌 등 방향족 계열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은 GS칼텍스 여수 제2공장. ⓒ GS칼텍스

현재 GS칼텍스뿐 아니라 다수의 정유사들이 국제유가 등 변동요인이 많은 정유사업에서 석유화학사업으로의 중심축 이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유사업의 영업이익률은 한 자리에 그치지만 석유화학사업은 10~20%까지도 이익률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정유업계의 실적을 보면 매출에서는 정유부문 매출이 비정유부문을 뛰어넘지만, 영업이익에서는 매출이 훨씬 적은 비정유부문에서 정유부문을 상회하는 실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정유업계에서는 과거에서부터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를 위해 석유화학부문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는 것.

특히 업계는 GS칼텍스의 경우 3분기 전체 영업이익(5785억원) 중 정유부문에서 73.8%에 달하는 4272억원을 거두는 등 경쟁자들보다 정유부문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만큼 석유화학사업 확장 필요성을 지적했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방안 중 하나로 NCC가 거론되는 상황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재 다수의 정유사들 중 유일하게 SK이노베이션만이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을 통해 NCC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며 "다른 정유사들의 석유화학 설비는 납사를 원료로 투입해 벤젠·톨루엔·자일렌 등 방향족을 생산하는 BTX시설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정유업계에서 가장 중요도가 높은 부분이 신성장동력인데, 경쟁사에 비해 순수 정유사업의 비중이 높은 GS칼텍스는 신규 투자에 대한 언급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며 "석유화학 역시 유가 변동성이 있지만 정유사업보다는 훨씬 안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와중에 석유화학업계에서는 장기적인 에틸렌 공급과잉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를 염려하고 있다. 이미 LG화학(23만톤)·롯데케미칼(20만톤) 등 국내 선두를 다투는 대기업들은 시황이 좋던 지난해부터 대규모 투자를 통해 NCC 증설 과정을 진행하는 까닭이다. 

아울러 미국에서는 최근 납사 대신 에탄을 이용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설비를 본격적으로 증설하고 있는데, 다음 해까지 신규 가동될 물량이 약 900만톤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 역시 석유화학업계의 불안감을 증가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NCC 신규 설비 투자는 오랜 시간과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라며 "장기적으로 납사의 공급과 에틸렌 시황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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