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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야 팔린다" 공식 깬 '평창 롱패딩'

추가물량 모두 매진…"일시적 트렌드" 확대 생산 우려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17.11.22 15:57:11
[프라임경제] '평창 롱패딩' 재고분이 판매 시작도 전에 조기 매진됐다. '평창 롱패딩' 공식 판매처인 롯데백화점에는 22일 잔여물량 마직막 재판매를 앞두고 이번에도 '평창 롱패딩'을 사기 위해 일부 고객들이 판매 개시 전날부터 밤샘 대기줄을 형성하며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22일 오전 6시에 '평창 롱패딩 구매가 선착순으로 마감됐다. 감사하다'는 안내문을 올리기도 했으며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도 이날 새벽 구매 가능한 인원이 모두 찼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관심에 관련업계에서는 롱패딩 라인 확대를 위해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과열된 롱패딩 열기가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고, 무리한 생산 증가는 막대한 재고물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평창 롱패딩을 구입하기 위해 21일 새벽부터 길게 줄을 서고 있는 모습. ⓒ 뉴스1


올해 롱패딩뿐 아니라 매년 겨울시즌에는 다양한 패딩들이 트렌드를 선도했다. 코트에 비해 보온성이 좋고,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실용성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패딩의 돌풍을 일으킨 첫번째 주자는 2011년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였다. 노스페이스 패딩은 '국민 패딩'이라 불릴 만큼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중·고등학교 학생 사이에서는 '교복'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노스페이스를 시작으로 K2, 네파 등 아웃도어 브랜들의 패딩 라인이 출시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실제 '톱 스타만 아웃도어 패딩 광고를 찍는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아웃도어의 패딩은 아웃도어뿐 아니라 실생활 패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아웃도어 브랜드 패딩의 인기는 프리미엄 패딩의 등장으로 한 풀 꺾였다. 패딩계의 샤넬'이라고 불리는 몽클레어와 캐나다 구스는 아웃도어 패딩보다 최소 2배 이상 높은 가격에도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왔다. 

특히 몽클레어 패딩은 모 연예인의 원정 도박 사건 이후 국내로 출국하는 과정에서 이 패딩을 입고 등장, 이슈를 받기 시작했다. 이후 버버리, 노비스, 아르노 등 100만원 이상의 고가 패딩 매출이 함께 신장했다. 

또한 가볍고 따뜻하다는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구스 다운의 인기가 높아졌는데, 대표적인 브랜드는 캐나다 구스다. 명품패딩으로 꼽히던 캐나다 구스는 해외 직구를 통해 구입하기 시작했고, 늘어나는 고객 수요를 위해 오프라인 매장에도 판매를 시작한다. 

당시 국내 경제상황은 농수산물 가격 상승, 구제역 등의 여파에 따른 물가불안과 소비심리 위축이 세계 주요국에 비해 심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고가 패딩 열풍은 지속되는 경향을 보였다. 중저가 패딩의 경우 경기불황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고가 패딩의 경우 실용성보다는 하나의 패션아이템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경기불황에 쇼핑 지출이 줄어들면서 한 벌을 사더라도 고가의 제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프리미엄 패딩 열풍에 일조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당시 '패딩은 비싸야 팔린다'는 인식이 패션업계에 자리잡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패딩의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따뜻하지만 두꺼운 프리미엄 패딩의 인기가 정반대되는 경량 패딩으로 넘어간 것. 

경량패딩은 보온성과 함께 보디라인을 살려주는 디자인으로 여성 소비자들의 반응을 이끌어 냈다. 특히 경량패딩은 추운겨울에는 모직 코트 안에 입을 수 있고, 보관 또한 간편해 남성 소비자 유입에도 성공을 거둔다. 

이에 유니클로를 비롯한 SPA 브랜드는 초경량 패딩을 대거 출시했고, 타 브랜드 역시 초경량 패딩 제작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올해 패딩의 트렌드는 롱패딩이다. 이 가운데서도 보온성이 뛰어나고 가격이 저렴한 평창롱패딩은 올림픽 이슈와 연예인 마케팅에 힘입어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롱패딩 열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무릎 아래까지 덮는 긴 기장의 패딩을 출시한 곳만 50곳이 넘는다. 너나 할 것 없이 롱패딩 전면전에 뛰어들면서 '될만하면 앞만 보고 달려든다'던 업계의 고질병이 재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등골 브레이커'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큰 인기를 끌었던 헤비다운은 업체간 과열 경쟁으로 인해 급격히 인기가 수그러들었다. 

수요예측에 실패한 재고량 부담은 온전히 아웃도어 업체의 몫으로 돌아갔다. 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디자인의 제품이 쏟아지면, 소비자들은 식상함을 느낄 수 있다"며 "브랜드마다 차별화된 디자인과 강점을 내세운 전략을 내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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