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아하!] "당신 주머니에 감기를 넣고 다니지 마세요"

군용 솜에서 티슈로…셀루코튼의 탄생과 변신

하영인 기자 | hyi@newsprime.co.kr | 2017.11.22 16:57:10

[프라임경제] 점점 더 매서워지는 추위 탓에 감기에 시달리는 분들이 늘고 있는데요. 사랑과 가난, 기침(감기)는 숨길 수 없다고들 하죠.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는 재채기, 코감기에 이동 시 휴대용 티슈는 필수지참물입니다.

실제 티슈는 감기와 오묘한 관계가 있습니다. 처음 개발 당시 화장을 고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티슈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는데요. 

한 장씩 연속해 뽑을 수 있도록 고안한 상자티슈를 개발하는 등 마케팅, 광고에 힘썼지만 소비자들은 손수건을 티슈로 대체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이죠.

그러다 감기로 시달리는 이들이 손수건으로 코를 훔치고 다시 주머니에 넣는 광경을 목격한 개발팀이 새로운 광고문안을 작성했는데요.

"당신 주머니에 감기를 넣고 다니지 마세요." 이 같은 문구로 대중들에게 어필했습니다. 실제 재질이 부드러워 코가 헐어버리는 것을 막아주고 일회용이라 그대로 버릴 수 있어 위생상으로도 좋았는데요.

오늘날에는 다양한 쓰임새로 생활 편리성을 높여주는 제품으로 자리 잡았죠. 최초로 티슈를 만들고 우리가 잘 아는 '크리넥스(Kleenex)'라는 이름을 붙인 해당 업체는 바로 킴벌리 클라크(Kimberly Clark)인데요. 

사실 이 티슈의 원조는 군용으로 납품되던 의료용 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요. 1914년 당시 유럽은 부상병들을 치료할 붕대, 솜, 거즈 등이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런 필수물자의 확보다 절대적이었는데요. 기업들은 대체물자 개발에 주력했고, 이때 킴벌리 클라크가 '셀루코튼(Cellucotton)'을 탄생시켰습니다. 

소량의 솜과 나무 펄프 섬유소를 이용, 솜처럼 탁월한 흡수력을 자랑했는데요. 유럽뿐 아니라 미국 병원에서도 솜 대신 셀루코튼을 사용했고 가스 마스크의 필터로도 활용되곤 했습니다.

또 일회용 생리대가 보급되지 않아 불편했던 간호사들은 이 셀루코튼 여러 장을 거즈로 말아서 생리대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일회용 생리대를 정식 제품화하기도 했지만, 하늘을 찌를 듯했던 셀루코튼의 인기는 전쟁이 끝나자 시들해졌는데요. 이에 고민하던 킴벌리사는 셀루코튼을 종이장과 같이 얇게 만들어 얼굴의 화장을 고치는 휴대용 천으로 탈바꿈합니다. 

군용 붕대에서 얼굴 화장지로, 기발한 발상이 아닐 수 없는데요. 이 다음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습니다. 

알다시피 티슈는 일회용이라는 편리성과 위생적인 측면이 큰 강점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이와 같은 티슈의 성질과 관련해 최근에는 '티슈인맥'이라는 말이 종종 언급되곤 합니다. 이는 '티슈(tissue)+인맥'의 합성어로, 쓰고 버리는 티슈처럼 자신이 필요할 때만 소통하는 일회성 인간관계를 말하는 신조어인데요.

껍데기 인맥에 지치고 상처 입은 나머지 이를 선호하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한낱 소모품과는 비교할 수 없는 귀중한 사람과 사람 간 관계에 대해 조금은 더 소중하게 여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