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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카드 다시 찾는 카드사들 '韓 비자' 수수료 전략에 승복?

공정위 조사 '지지부진'…하반기 비자 협업 상품 등장에 의문 목소리도

김수경 기자 | ksk@newsprime.co.kr | 2017.11.29 17:38:03
[프라임경제] 지난해 비자카드의 수수료 인상에 맞서 국내 카드사들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제소한 지 1여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진행 상황은 지지부진하다. 이렇듯 차일피일 시간만 흘러가는 듯했던 느슨한 분위기를 의식한 것처럼 최근 국내 카드사들이 비자카드와 활발한 협업을 전개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까지 비자카드에서 자료를 받고 있었으며 이에 대한 검토를 각 업체별로 계속 실시 중이다. 올 1월부터 카드사들이 해외 이용 수수료 인상분을 부담하고 있지만 올해 안으로 조사 결과가 나올 확률은 희박하다. 

지난해 5월 비자카드는 올 1월부터 해외 이용 수수료를 기존 1.0%에서 1.1%로 적용하겠다고 카드사에 일방 통보했다. 해외 가맹점에서 비자카드를 통해 100만원어치 물건을 살 때 기존에는 1.0%인 1만원을 수수료로 냈지만, 올해부터는 1.1%에 해당하는 1만1000원을 내야 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지난해 10월 비자카드의 일방적인 통보가 불공정거래 행위라며 공정위에 제소했다. BC카드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국내 카드사들이 법무법인 율촌을 통해 각자 계약을 맺은 뒤 공정위에 제소를 마무리한 것.  

현재 카드사들은 이번 제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수수료 인상분을 고객에게 넘길 수 없다며 모든 수수료 부담분을 감당하고 있다. 만약 이번 제소에서 카드사들이 승리할 때 수수료는 다시 낮아질뿐더러 이제까지 올려서 받은 수수료 차익은 다시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

이렇다 보니 한때 국내 카드사들이 비자카드와의 제휴를 일방적으로 줄였다는 얘기에 힘이 실리면서 이를 뒷받침할 자료가 등장하기도 했다.

실제 올 초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국제브랜드사별 해외겸용 상품 및 발급 자료'에 따르면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가 지난해 비자카드 상품 비중을 줄였다. 올 초 신규 상품들 역시 마스터카드와의 제휴가 대부분이라는 분석도 등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탈(脫)비자 속도가 빨라지는가 싶더니 하반기 들어 비자와의 협업 상품이 속속 등장하자 의아하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공정위의 조사가 지지부진하게 흘러가는 와중에 다시 카드사들이 활발하게 비자와 협업을 진행하냐는 의문이다.

일례로 우리카드가 지난 7월 비자와 함께 출시한 평창올림픽 기념카드 4종은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롯데카드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사용 가능한 '비자 롯데카드 웨어러블'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KB국민카드는 최근 비자카드와 법인카드 발급 관련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한 목소리로 비자카드와의 제휴를 일부러 줄인 것이 아니라는 공통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신상품이 나올 때 해외 브랜드사에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논의를 나눈 후 상품에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사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일부러 비자카드를 배제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 역시 "제휴는 단순히 그런 문제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카드 상품에 젤 맞는 해외 브랜드를 고려해 계약한다"고 응대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카드업계 관계자는 "비자와의 갈등을 이용해 비자보다 아래 있는 브랜드사가 다양한 지원을 강화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에 나서면서 많은 카드사들이 타 브랜드사들을 택하는 경향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비자와의 협약을 활발히 하는 이유는 곧 열리는 평창올림픽에서 카드사가 이미지 제고 및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공식 올림픽 파트너인 비자와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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