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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차 노조, 요구도 정도껏 해야 권리다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17.12.04 16:12:43
[프라임경제]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현대자동차(005380) 노동조합이 또 다시 파업카드를 꺼내 들었다. 언제나 그랬듯 회사와의 임금 및 단체 협상이 자신들의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자 회사를 압박하기 위해서다.

지난 달 30일 현대차 노조는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12월5~8일 나흘 연속 총 11시간의 부분파업을 결의했다. 이는 올해 10번째 파업이다. 지난해 총 24차례 파업과 12차례 주말특근 거부, 2004년 이후 12년 만에 전면파업을 벌인 것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다. 

사실 현대차 노조를 향한 비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도껏 해야지"라는 비판이 거세다. 아무래도 노조의 행보가 유독 생산성 개선 노력보다는 무력시위를 통해 자신들의 이득만을 챙기려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소형 SUV 코나의 생산량 확대에 대한 노사의 의견대립이 그렇다. 지난 10월부터 현대차 노사는 코나를 울산 1공장 11라인 생산에 이어 12라인에도 투입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해 왔으나 협의는 지연됐다. 더 이상 협의를 지연할 수 없다고 판단한 현대차는 코나의 12라인 투입을 강행했고, 뿔난 노조는 돌발파업을 선언하고 생산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노조가 작업진행을 하지 못하도록 생산라인을 쇠사슬로 묶는 등의 물리적 충돌을 일으켰는데, 노조 측은 단순 '쇠사슬 퍼포먼스'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전말을 쉽게 설명하면 현대차가 국내에서 인기가 높고 앞으로 수출도 해야 하니 코나의 생산량을 늘리자고 노조에 제안을 했지만 노조가 싫다고 반발하며 스스로 흥행에 찬 물을 끼얹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노조는 도를 넘는 떼쓰기까지 실현했다. 현행 소방법에 위배되는 사항임에도 생산라인에 창문을 설치해 줄 것과 협력업체에서 생산중인 부품을 자신들이 생산하게 해달라고 졸랐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현장관리자의 타부서 전출이라는 인사권을 침해하는 요구까지.

이처럼 영역 밖의 문제에 대해 자신들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노조의 모습은 보신주의(保身主義)로 비친다. 노조가 당장 눈앞의 몫만을 챙기기 위해 이기적인 행동은 펼치는 것도 모자라 사측의 신차 생산량을 좌지우지하려 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요구까지 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럼에도 노조는 현대차의 상황을 악용하고, 강력하게 압박해서라도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올해 노조가 9번째 파업을 하는 동안 현대차의 경제적 손실이 1조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노조는 아랑곳하지 않고 파업을 거듭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지난 10월 초강성으로 분류되는 하부영 노조위원장(7대 집행부)의 새 체제가 출범했으며, 하 노조위원장은 회사가 강하게 나오면 자신들도 강하게 맞서는 '강대강' 전략을 펼치겠다는 포부까지 밝힌 상황. 때문에 물리적으로 연내 임단협 타결이 사실상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노조는 자신들의 이런 행보가 자칫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회사의 사정은 나 몰라라 한 채 자신들의 배 채우기에만 급급하다 보면 회사입장에서는 당연히 자구책을 찾을 수밖에 없고, 그 방안은 역시나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즉, 국내 생산량은 줄이고 해외 생산량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어져 스스로 무덤을 파는 양상이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노조는 자신들의 욕심이 일거리를 해외로 밀어내는 것이 아닌지를 되돌아보고, 국내공장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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