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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게 칼럼] 작지만 위대한 생선 '멸치'

 

송준우 칼럼니스트 | heyday716@hamail.net | 2017.12.06 14:09:34

[프라임경제] 멸치는 바다에 사는 1만여종의 어류 가운데 우리가 먹는 생선 중 크기가 가장 작다. 머리와 내장까지 통째로 먹을 수 있는 생선인 멸치는 다른 어종에 비해 효율적인 생선이다.

전라남도 여수시 죽림리에 있는 여수복멸치는 생산자가 직접 멸치를 제조·판매 하고 있다. 어획 후 배에서 바로 삶아 건조시켜 멸치 맛이 짜지 않고 깔끔하다. ⓒ 여수복멸치

작은 몸집에 비해 풍부한 칼슘과 무기질을 가지고 있어 성장기 어린이는 물론 임산부, 여성의 골다공증에도 추천된다. 멸치는 햇볕에 말릴수록 그 영양이 풍부해진다. 생멸치 100g은 496㎎ 칼슘을 가지고 있지만 마른 멸치는 그 4배인 1900㎎ 칼슘이 있다. 

또한, 같은 무게라도 멸치 크기가 클수록 칼슘 함량이 높다. '칼슘의 왕'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지만 아쉽게도 멸치의 흡수율은 30%에도 미치지 못한다. 

비타민D와 함께 먹을 때 흡수가 잘 되는 데, 햇볕에 말렸다가 먹거나 칼슘을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 맛을 포기하고 쓴맛이 나는 내장을 제거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마른 멸치를 식초 원액에 하루 정도 담가뒀다가 체에 걸러 말려 부드럽게 만들어 먹는 것도 흡수율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다.

우리 식탁에서 친숙한 생선인 멸치는 찌개나 국을 끓일 때 깔끔한 감칠맛을 낼 때 주로 사용된다. 멸치육수뿐 아니라 멸치조림, 멸치구이 그리고 멸치회까지 멸치의 쓰임새는 다양하다.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당 1년에 멸치 4.2㎏을 소비한다. 오징어(5.4㎏), 새우(4.5㎏)에 이어 3번째 순이다. 

이 같은 멸치는 사실 조선 후기까지만 해도 밥상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생선이었다. 멸치라는 이름부터가 업신여길 '멸(蔑)'자를 사용할 정도였다. 멸치는 성질이 급하고 그 크기가 작아 빨리 죽고 쉽게 썩어 식중독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러다 19세기 말, 멸치를 잡는 즉시 바다에서 삶아 오는 방식이 일본 어민들에 의해 전래한 이후 멸치의 소비량이 증가했다. 

멸치젓은 멸치를 소금에 절여 삭힌 젓갈로 새우젓과 함께 김장에 사용되는 대표 젓갈 중 하나다. 새우젓으로 담백한 맛을 내는 서울, 충청지역 김치와 달리 경상, 남해지역은 주로 멸치젓을 사용한다.

따뜻한 기후로 일찍 김치가 쉬는 것을 염두에 둬 소금간을 짜게 하고 멸치젓갈을 삼베로 걸러낸 국물을 사용한다. 전라도 지역 역시 풍부한 해산물과 품질 좋은 천일염으로 젓갈의 종류가 많지만 주로 멸치젓으로 김장을 한다.

송준우 칼럼니스트 / 다음 라이프 칼럼 연재 / 저서 <오늘아, 백수를 부탁해> <착한가게 매거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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