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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회복됐지만…조선업계, 불황 장기화 '한숨'

'매출절벽 현실' 삼성重 올해 적자 4900억 예측…해외 신흥 조선소 경쟁도 변수

전혜인 기자 | jhi@newsprime.co.kr | 2017.12.07 11:16:20

[프라임경제]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웃지 못하고 있다. 올해 수주 규모가 늘어나고는 있으나 여전히 매출절벽이 해소될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서고 있는 중국 등 신흥업계도 추격의 고삐를 바짝 죄이고 있다.

삼성중공업(010140)은 지난 6일 공시를 통해 올해 예상 실적을 미리 공개했다. 삼성중공업이 예측한 올해 실적은 매출 7조9000억원과 영업손실 4900억원이었다. 이는 오히려 지난해 거뒀던 성적보다 매출은 더 줄어들고 적자폭도 확대된 수치다.

이는 삼성중공업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지속적으로 흑자를 기록하며 700억원대의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반대로 이번 분기에만 56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한다는 의미로 업계에 큰 충격을 줬다.

아울러 삼성중공업은 다음해에도 매출은 더욱 줄어들고 영업이익도 2400억원대의 적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에상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예상실적 발표와 더불어 자금경색에 대비해 다음해 상반기까지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는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진행했던 1조1000억원대 유상증자보다 더 큰 규모다.

대규모 손실과 유상증자 소식에 이날 삼성중공업 주가는 전날 대비 28.89% 급락하며 하루 사이에만 시총 1조4000억원이 증발했다. 현대중공업(009540)과 대우조선해양(042660)까지도 이 여파로 함께 주가가 내림세를 탔다.

삼성중공업은 고정비 절감을 위해 도크 폐쇄와 인력효율화 등 구조조정을 실시해 왔으나 목표에 이르지 못하면서 올해와 다음해 적자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 뉴스1

조선업계가 올해 수주가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욱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계약서상의 수주 금액은 분명 상승하고 있으나 실제적으로 조선소에 들어오는 물량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조선소 도크에서 작업하고 있는 물량은 최소 1~2년 전 계약한 선박 및 해양플랜트다.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수주량은 기존 목표치의 10% 수준인 5억달러에 그쳤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당장 다음해 조업이 가능한 단납기 프로젝트 수주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수주 시점이 지연되며 적자가 전망되는 것"이라며 "올해 수주 중 실질적으로 다음해에 발생하는 매출은 약 30%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삼성중공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역시 절대적인 매출액이 줄어들고 있다. 당장 대형 조선소를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기본 고정비를 확보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조선소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감이 떨어진 도크를 폐쇄하거나 인력감축 등을 통해 고정비 절감에 힘쓰고 있다.

업계에서는 결국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원론적으로 수주 확대밖에는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수주가 줄어들어 생긴 문제인 만큼 수주가 확대되지 않으면 물량 부족은 누적될 수밖에 없기 떄문이다.

다행히 글로벌 조선업황은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는 다음해 전 세계 신규 선박 발주는 올해보다 33% 증가한 809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국제유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어 해양플랜트 시장 역시 훈풍이 불어올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중국 및 싱가포르 등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후발 주자들과의 경쟁은 국내 조선사들의 또 다른 걱정거리로 남아 있다. 최근 국내 조선사들이 뛰어들었던 굵직한 계약들이 해외 업체들에 밀려 고배를 마신 사례가 그 대표적인 예다.

지난달 말 국내 해운업체 팬오션은 중국 조선사와 초대형 광탄운반선(VLOC) 6척 건조 계약을 맺었다. 해당 중국 조선사는 국내 조선사들보다 약 10% 저렴한 가격으로 수주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에는 노르웨이 오일업체 스타토일이 발주한 해양플랜트 일부 설비 입찰에서 국내 조선사를 모두 제치고 싱가포르 샘코프마린이 수주했다. 입찰 당시 대우조선해양을 두고 경쟁사들보다 1000만달러 낮은 금액을 적었다며 저가 수주 논란도 있었으나, 정작 샘코프마린은 그보다도 약 8000만달러 저렴한 가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업계는 정부의 금융지원이 유리하게 작용하고 싱가포르는 해외 노동자들을 고용해 우리보다 인건비가 훨씬 저렴하다"며 "일감이 없는 것도 고민이지만 그렇다고 무리하게 저가 경쟁에 뛰어들 수도 없어 고민"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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