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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826억 투자 '클라우드' 서비스 1년 만 축소

연락처·갤러리·일정 등만 저장되는 '단순' 클라우드 서비스로 회귀

임재덕 기자 | ljd@newsprime.co.kr | 2017.12.09 16:33:57

[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가 지난 해 말 선보인 '삼성 클라우드' 서비스를 약 1년 만에 축소시킨다. 이로써 연락처, 갤러리, 일정 등만 저장되는 단순 클라우드 서비스로 회귀한다.

특히 이 서비스는 삼성전자가 지난 해 미국 클라우드 업체인 '조이언트'를 1억6700만달러(약 1826억원)에 인수하는 등 야심차게 시작한 사업이기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삼성 클라우드에 저장되는 데이터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느는 데 반해, 수익은 제한적인 상황에서 나온 어쩔 수 없는 결단이 아니겠냐는 진단이 나온다.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내년 1월11일부터 삼성 클라우드 내 '앱 데이터 백업 및 복원' 서비스를 종료한다. 종료일 이후에는 삼성 클라우드를 통해 앱 데이터 추가 백업 및 복원이 불가능하고 모든 정보가 파기될 예정이어서 '삼성 스마트 스위치'나 타 서비스를 활용해 PC 등에 미리 백업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선보인 삼성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 약 1년 만에 축소시킨다. ⓒ 삼성전자

지난해 말 공개된 삼성 클라우드는 애플 아이클라우드와 유사한 형태의 클라우드 서비스다.

삼성 클라우드는 외부의 저장소(데이터센터)에 휴대폰 내에 저장된 △일정 △연락처 △앱 정보(앱 설치 및 내부 데이터) △인터넷(북마크, 저장된 페이지, 열려있는 탭) △키보드 데이터(추천 문구) △삼성·S 노트(삼성·S 노트에 저장된 메모) △삼성패스(로그인 정보) 등의 백업 및 복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에 휴대폰 분실이나 고장, 교체 시 '복구' 클릭 한 번만으로 홈 스크린부터 앱 구성까지 이전에 사용하던 환경과 동일하게 구현할 수 있다. 즉, 스마트폰을 교체하더라도 교통 앱·메신저·SNS 등을 따로 설치하거나 자신의 앱 구성에 맞춰 일일이 배열하지 않아도 됐다는 얘기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앱 데이터 백업 및 복원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연락처, 갤러리, 일정 등만 복구되는 '단순 클라우드 서비스'로 회귀할 전망이다.

삼성 클라우드는 자사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앱의 외부 의존도를 줄이자는 삼성전자 장기적 프로젝트 일환으로 개발됐다.

앱은 사용기간이 길어질수록 해당 서비스에 대한 종속성이 커지는 특성이 있다. 이에 자사 앱을 갖고 있을 경우, 고객들이 경쟁사의 모바일 디바이스로 넘어가지 못하게 하는 구속력을 갖는다. 

그런 이유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조이언트를 1826억원에 인수하는 등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삼성 클라우드를 운영할수록 데이터 양이 큰 폭으로 늘어 서비스 안정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뿐더러, 유지비용도 부담으로 다가와 '축소' 결정을 내린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삼성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는 계정 수는 전 세계 3억명에 이르며, 아마존웹서비스(AWS) 다이나모 데이터베이스 스토리지에 저장된 용량은 860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삼성 클라우드 고객에게 15GB까지 무료로 제공한다. 추가 용량이 필요한 고객에 한해 50GB는 월 1100원, 200GB는 월 3300원의 사용료를 받고 있다. 

반면, 애플은 5GB까지 무료로 제공한다. 추가요금은 50GB에 월 0.99달러(약 1000원), 200GB는 월 2.99달러(약 3200원), 1TB는 월 9.99달러(약 1만1000원)다.

유료 요금은 양사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됐지만, 애플은 삼성에 비해 무료로 제공하는 용량이 세배 적다. 일반적인 사용자들이 클라우드 용량을 10GB 안팎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애플 측이 수익을 더 낼 수 있는 구조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앱 데이터 백업 및 복원 서비스를 종료한 게 아니라면 결국은 유지비 문제가 아닐까 싶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기존 서비스를 유지하되 애플처럼 무료 용량 상한선을 3분의 1 수준인 5GB로 낮추거나, 요금을 늘리면 소비자 반발이 거세질 것이 자명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용적인 부담에 축소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개별 앱에서 백업 기능을 지원하기도 하고, 삼성 클라우드 내 엡 데이터 백업 및 복원 서비스 사용량도 많지 않아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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