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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국회라더니···의원들 해외출장 '러시'

법안 7600건 묶였는데 "19대 보다 처리건 많아" 자기위안?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7.12.11 10:18:22

[프라임경제] 20대 국회의 법률안 처리실적이 지난 19대 대비 70%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정세균 국회의장은 지난 9월 민생법안 신속처리를 당부하며 "정기국회 종료 후 법안처리실적을 공개해 20대 국회의 입법 노력을 국민들에게 알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10일 국회사무처(사무총장 김교흥)에 따르면 올해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 처리 법안을 포함해 총 2598건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는 같은 기간 19대 국회가 처리한 1492건에 비해  74.1% 증가한 수치다. 처리율도 19대 18.3%에서 20대 국회에서는 25.1%로 6.8%포인트 상승했다.

◆ 20대 국회 근무실적 '일취월장' 이면

위원회 처리 기준을 보면 총 3121건의 법률안을 처리해 처리율 29.9%를 기록했다. 위원회별로는 △농해수위 △국토위 △복지위 △기재위 △행안위 순으로 처리 법안이 많았고, 처리율은 △농해수위 △여성가족위 △국토위 △국방위 △기재위 순이었다.

ⓒ 국회사무처

사무처 관계자는 "20대 국회의 법안 처리실적이 앞으로도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본회의에서 처리된 2598건 외에 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아직 법사위원회에 묶여 있는 법안이 대거 본회의 처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법사위가 속칭 '법안 블랙홀'로 불릴 정도로 상당수 법안이 계류된 채 처리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사무처 측은 현재 법사위에 묶인 법안들이 최종적으로 본회의 의결을 거친다면 처리실적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법사위에는 체계·자구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는 180건의 안건이 있고, 대안반영폐기 법률안까지 포함하면 486건이 본회의 의결을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법안 등 굵직한 사안들이 포함돼 있다.

8일 국회 인근 게시판에 임시국회 소집공고문이 붙었다. ⓒ 뉴스1

국회는 당장 11일부터 2주 동안 임시국회를 소집해 연말 쟁점법안 처리에 나설 계획이다. 문제는 여야 지도부를 포함해 상당수 상임위 소속 의원들이 속속 해외일정을 잡아 출국하면서 임시국회 첫날부터 공백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각 당마다 정기국회 막판 예산안 심사가 예정된 만큼 해외일정을 자제하는 것이 불문율이었지만 지난 8일 마지막 본회의가 끝나면서 상임위간 눈치작전이 시작된 것이다.

◆정무위·과기정통위의 '익숙한 순방' 올해도

먼저 10일 '한일(韓日)의원연맹'(회장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소속 의원 58명은 일본으로 건너가 11일 아베 총리와의 면담 등 2박3일의 일정을 수행 중이다.

방문단에는 자유한국당(한국당) 김광림 정책위의장과 김무성 의원,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 여당 송영길 의원 등 중진들이 대거 포함됐다. 일본 총리관저에서 진행될 아베 총리 예방에는 강창일 회장을 비롯해 21명만 배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입법사무처에 쌓여 있는 계류법안들. 8일 마지막 본회의를 끝으로 올해 정기국회가 마무리됐지만 여전히 7600여건에 달하는 법안들이 본회의 상정을 기다리고 있다. ⓒ 뉴스1

정세균 국회의장 본인도 13일부터 20일까지 페루 등 남미 순방일정이 잡혀 있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오는 13일부터 사흘 동안 수행단과 함께 일본 도쿄를 찾는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11일부터 일주일 동안 러시아를 방문한다. '한·러의원외교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잡힌 일정인데 김병관·박범계·박재호·백혜련 의원뿐 아니라 한국당 소속 김정훈 의원과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 등이 함께 나선다.

상임위별로도 해외출장 일정이 즐비하다. 국방위는 13일부터 20일까지 미국 하와이를 방문해 미 태평양사령부 핵심 기지 순찰 등 전략자산 전개 현황을 둘러본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무위원회는 이미 주말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일본·베트남 방문단과 홍콩·싱가포르 방문단을 따로 조직해 나갔다. 이들은 현지 금융당국과 금융기관 실태조사를 출장 목적으로 제시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 가운데 7명은 13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중국 상하이·선전 및 홍콩을 찾는다. 이들은 해외 4차 산업혁명 추진 현황을 파악한다는 명목으로 중화권 ICT 기업인 화웨이 연구센터와 관련 기관 및 산업현장을 시찰한 뒤 돌아올 예정이다.

일련의 상황을 보면 지난 8일 정세균 국회의장이 "아직 7600여건의 법안이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며 "월요일부터 임시국회가 다시 열리는 만큼 법안심사에 적극적으로 임해 주시길 당부한다"고 강조한 것이 무색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민주당은 공수처 신설과 국정원 개혁법안의 연내 처리를 최우선 목표로 제시했으며, 한국당은 공수처 신설 저지와 규제프리존특별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안 통과를 주장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아울러 비교섭단체까지 포함된 개헌 로드맵 논의와 선거구제 개편 등 굵직한 쟁점들이 산적해 있지만, 312시간에 걸친 입법전쟁이 자칫 '외유성 일정'에 공회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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