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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정유결산] 우호적 환경 속 '고공행진' 석유화학으로 지평 확장

외부 요인 속 비수기 호황 '최대 실적' 예측…본격 신사업 가동 "준비 완료"

전혜인 기자 | jhi@newsprime.co.kr | 2017.12.18 11:15:58

[프라임경제] 정유업계는 정제 마진 상승 등 우호적인 시장 환경 아래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전통 성수기' 2분기에 부진을 면치 못했으나, 하반기에 들어선 이후 고공행진의 실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훈풍 속에서 내년을 준비하고 있는 정유 4사 △SK이노베이션(096770) △GS칼텍스 △S-OIL(010950, 이하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의 한 해를 돌아봤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국내 정유업계는 올 3분기 누적 수출 석유제품이 3억5223배럴을 기록하며, 지난해 세운 역대 최고치(3억4719만5000배럴)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3분기까지의 정유 설비 가동률(98.1%) 역시 전년대비 2.5%p 상승하는 등 생산량도 크게 늘어났다.

◆'정제마진 호황' 최대 실적 경신 예측

정유 4사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SK이노베이션 2조3891억원 △GS칼텍스 1조3734억원 △에쓰오일 1조40억원 △현대오일뱅크 8590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정유 4사가 달성한 영업이익은 총 5조6255억원으로, 이는 전년대비 소폭 상승한 수치다. 아울러 지난해 아깝게 좌절됐던 연간 영업이익 '8조원의 벽' 역시 넘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유 4사 CI. ⓒ 각 사

사실 정유업계는 1분기부터 안정적인 유가를 유지하며 순조로운 흐름을 보였다. 물론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했던 2분기에는 재고손실 발생의 영향으로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기도 했으나, 정제마진 강세와 환율 효과가 이어진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이 돋보였다.

특히 경쟁업체와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업계 1위' SK이노베이션은 비정유사업 부분에서 큰 폭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3분기 영업이익(9639억원) 가운데 석유사업(5264억원)가 견인하긴 했지만, 화학과 윤활유사업 누적 실적이 1조4735억원을 달성하면서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선 상태다.

여기에 4분기에도 이런 우호적인 시장 환경은 지속되고 있어 긍정적인 실적이 전망되고 있다. 지난달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과 비OPEC 산유국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감산 합의를 다음해 말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해 국제유가가 현재 수준에서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로 엇갈린 明暗 '때문이거나 덕분에'

이처럼 국내 정유사들이 전통적으로 비수기인 3분기에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었던 까닭에는 외부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 8월 말 발생한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내 정제시설 25%가 밀집한 텍사스 지역을 강타하면서 해당 설비들이 줄줄이 가동을 멈췄으며, 유럽에서도 일 40만배럴의 원유 정제가 가능한 로열더치셸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약 2주 가까이 가동이 중단된 것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석유제품의 수급 불균형을 일으켜 가격 인상 효과를 야기시켰다.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 전경.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같은 시기 공장을 최대로 가동시키며 가장 큰 수혜자로 떠올랐다. 특히 직전 분기 정유사업에서 적자를 기록했던 에쓰오일의 경우 화려한 부활에 성공했다. 윤활유사업에서는 영업이익률이 무려 30%에 달하기도 했다.

다만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상대적으로 반사효과를 누리지 못한 편이다. 

지난 8월 두 차례에 걸친 화재 사고가 발생했던 GS칼텍스는 한 달 가량 공장 설비 일부를 가동하지 못하면서 에쓰오일과의 영업이익 격차가 크게 감소했다. 

현대오일뱅크도 가장 정제마진이 높았던 당시를 전후로 약 한 달간 △제2공장 △제2고도화공정 △제1BTX공정 등을 대상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정기보수에 돌입해 생산량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4社4色' 신사업 본격 가동

지난해부터 연이은 호조로 곳간을 든든하게 쌓아둔 정유업계는 신사업 투자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정유 4사 모두 일괄적인 원유 정제 사업 중심에서 석유화학 등으로 지평을 확장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부분에선 각기 다른 이정표를 가지고 있다.

올해 '정유사에서 화학·배터리 중심의 에너지 종합기업으로 진화해 나가겠다'고 밝힌 SK이노베이션은 인수합병(M&A)을 통한 고부가 화학 사업을 적극 육성할 분위기다.

지난 9월 자회사 SK종합화학을 통해 미국 석유화학기업 다우로부터 기능성 접착 수지 에틸렌아크릴산(EAA) 사업 인수를 완료한 SK이노베이션은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도 추가 양수했다.

아울러 헝가리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하면서 해외법인에 8402억원 상당의 출자도 준비하고 있다. 또 국내 서산 배터리공장 역시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연산 4.7GWh까지 확대한다.

다음해 가동 예정인 GS칼텍스의 바이오부탄올 시범공장 조감도. ⓒ GS칼텍스

GS칼텍스의 경우 업계에서 자동차 가솔린 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주목하고 있는 바이오부탄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바이오부탄올 양산에 뛰어든 GS칼텍스는 국내외에서 다양한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500억원을 투자한 바이오부탄올 시범공장(연산 400만톤)이 이달 완공을 마치고 다음해 1분기부터 정상적으로 가동될 전망이다.

에쓰오일은 지난 3년간 약 4조8000억원 가량을 투자한 잔사유 고도화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 설비(RUC&ODC) 완공을 앞두고 있다. 해당 설비 가동 시 하루 7만6000배럴의 잔사유를 프로필렌 및 휘발유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 가능하며, 폴리프로필렌과 산화프로필렌 역시 각각 연산 40만5000톤, 30만톤씩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고도화 설비에 대한 투자를 결정할 때보다 현재 시점에 업황이 더 좋아져 초기 전망보다 효율성과 수익성이 더욱 극대화됐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롯데케미칼과의 합작법인 '현대케미칼'을 통해 비정유 사업을 확장시킨 데 이어 다음해에는 OCI와 합작한 '현대OCI' 카본블랙 공장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진은 현대케미칼 MX공장 전경. ⓒ 현대오일뱅크

한편, 현대오일뱅크는 OCI와의 합작법인 '현대OCI' 카본블랙 공장(연산 10만톤)이 최근 완공해 현재 시운전에 돌입한 상태다.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상업 가동할 예정으로, 현대OCI 지분 약 51%를 가지고 있는 현대오일뱅크는 해당 카본블랙 생산을 통해 2000억원 상당의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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