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정리 거자필반] '무늬만 성과급 프리랜서' 해고는 어떻게?

2018-01-02 13:3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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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사람은 모이면 언제고 헤어지게 마련(會者定離), 헤어진 사람은 또다시 만나게 마련입니다(去者必反). 하지만 반갑게 만나서 헤어지지 못하는 관계도 있습니다. 바로 근로고용관계인데요. 회사가 정리(會社整理) 해고를 잘못한 경우 노동자가 꿋꿋하게 돌아온 거자필반 사례를 모았습니다.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는 징계나 부당노동행위를 극복한 사례도 함께 다룹니다. 관련 문제의 본질적 해결 방안도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사용자 주장: 안녕하세요? 저희는 **파이낸스라고 합니다. 과거 대부업체 흔히 말하는 '대부업체'에서 출발했지만 근래 여러 가지 투자업으로 체질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일명 '전문가'들을 영입하는 과정에 있기도 하고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있는데, 막상 일을 시켜보면 역량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지금 부당해고를 당한 근로자인 양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A씨가 그런 예인데요.

저희가 A씨를 이사로 뽑은 건, 입지와 조건이 좋은데 주인을 잘못 만나 세금 체납 등으로 공매에 나온 물건을 발굴하는 데 특히 관심을 기울여서인데요. A씨 전임자로 ㄱ씨를 먼저 쓴 적도 있지만 적당한 기회에 헤어지고 A씨를 뽑은 데엔 이유가 다 있습니다. 

이게 사실 법이나 경제, 부동산 쪽으로 실무지식이 풍부한 사람이 꼭 필요한 게 아니더라고요. 일반 경매보다는 공매가 저희 회사 체질에 맞는 것 같고, 대신 부동산 공매 사이트를 통해 괜찮은 물건을 발견하는 '눈(감각)'만 있으면 된다 싶었습니다. 헐값에 나왔지만 상황 정리만 잘 하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것이냐 아니냐 정도만 보면 되겠다 싶었죠. 발이 넓어서 괜찮은 물건을 알음알음 주워오는 경우를 기대했던 처음과는 많이 달라진 셈이지만, 뭐 사업이라는 게 대강 다 그렇지요. 

그래서 A씨를 뽑으면서는 전임자 ㄱ씨와는 달리 성과급을 주는 걸로 했습니다. 성과급 외에도 일을 하다 보면 각종 비용은 드는 것이니, 판공비 비슷하게 법인카드로 일정액을 쓸 수 있도록 배려했고요. 이사 직함을 쓸 수 있도록 한 건 혹시나 부지런히 영업 활동에 나다니다 뭔가 걸려들까 싶어서 허락한 것이라는 걸 회사나 A씨나 서로 잘 알고 있고요. 

무엇보다 이렇게 남보기 좋은 높은 자리를 준 건, 당연히 실적이 별 볼 일 없으면 바로 해고되는 프리랜서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였죠. 구두로도 통보를 했다니까요. 그런데 무슨 말단 영업사원처럼 부당해고 운운하다니, 이사쯤 되어서 자존심도 없는 것 아닙니까?

근로자 주장 : 안녕하세요? 저는 **파이낸스에서 일하던 A라고 합니다. 

허울 좋은 이사라는 직함에 '근태(출근 및 퇴근, 업무 태도 등을 관리하는 것)'를 자유롭게 했으니 프리랜서 자유계약직인 것처럼 회사에서는 포장하는 모양인데 정말 억울합니다.

제가 은퇴 전에 금융계통 회사에서 일을 한 경력에 비해서는 **파이낸스의 기대치에 부응할 만큼 큰 것을 터뜨리는 데 모자랐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런 점에서 제가 대단히 큰 보수나 좋은 처우를 받고 나 몰라라 해 버리는 속칭 '먹튀'를 하거나, 그래서 응당 잘려야 하는지는 의문입니다.

애초 저를 뽑을 때 프리랜서 계약직이라는 식으로 구두 통보를 받은 바가 없고요. 판공비 조로 카드 사용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인센티브로 먹고 살라 했지만 일정한 매물 건들에 대해서는 격려금 등 여러 명목으로 대체로 월 ***만원 정도는 채워주는 추세였습니다.

근태를 자유롭게 했다고 하지만, 물건 조회나 각종 진행 경과를 회사 시스템에 접속해 일지 쓰듯 올려놓은 것도 있고 위에서도 그걸 종내 체크했다고요. 

건당 책정된 성과급이 짜서, 프리랜서로 이걸 탐내고 계약했다는 것도 말이 안 되고, 그 전에 들어온 다른 부서 근무자들도 운 좋으면 일 처리를 하면서 같은 평가구조로 그 인센티브를 저하고 같은 수준에서 받아갔는데 왜 누구는 근로자이고 저는 계약직 프리랜서라는 건가요? 이건 부당하지 않나요? 

중앙노동위원회 중앙2017부해193 사건을 참조해 변형·재구성한 사례

'임원은 임시직원의 줄임말'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특히 영업 분야에서 높은 직급의 명함을 사용하고 인센티브를 먹는 것으로 벌이를 충당하는 임시직 프리랜서를 쓰는 경우가 종종 발견됩니다. 그 전에도 이런 채용은 일종의 요령처럼 쓰였지만, IMF 금융위기와 리먼 사태 등을 거치면서 경제가 어렵고 세태가 각박해질 수록 더욱 다양하게 널리 활용되는 양상인데요. 

문제는 일명 '무늬만 인센티브'에 시달리는 불안한 일자리의 프리랜서들이 양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사안의 경우 중앙노동위원회, 그리고 중노위 이전에 사건을 맡았던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많은 고심 끝에 이 일자리의 형식을 '언제고 서로 안녕을 고할 수 있는' 프리랜서가 아닌 대단히 급여가 적은 근로자의 특수한 형태로 규정했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적은 액수의 인센티브를 받는 일을 다량으로 처리하는 식으로 헉헉대며 일하는 '개미'에 불과한 A씨. 

겉보기엔 어떨지 몰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각종 업무지시를 받고 짜디짠 인센티브를 쌓아 간신히 먹고 살 만큼의 돈을 만드는 데 불과한 힘없는 외근직은 프리랜서가 아닌 근로자라고 당국에서 이름표를 바로잡아 준 셈입니다. 미명 하에 저질러지는 착취와 불합리에 눈감지 않겠다는 태도가 앞으로 또 어떤 결정례를 만들어낼지 주목됩니다.   


임혜현 기자 tea@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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