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넛지'하면 효과가 두 배?

2018-01-03 15:14:07

[프라임경제] 미국 시카고대의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세일러(Richard H. Thaler) 교수가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자 최근 그가 주장했던 '넛지(nudge)' 이론이 재조명되고 있는데요. 세일러 교수는 지난 2008년 법률가 캐스 선스타인과 함께 넛지라는 책을 저술한 바 있습니다.

넛지란 원래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라는 의미지만, 세일러와 선스타인은 이를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라는 뜻으로 사용했습니다. 즉, 사람들에게 어떠한 일을 하라고 강요하거나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부드러운 권유를 통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방법을 말하죠.

이 이론은 개인의 선택을 유도하되 유연하고 비강제적인 관점에서 접근해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고 개인에게 자유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자유주의적 개입주의'를 바탕에 두고 있죠. 

넛지 이론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공항 남자 화장실의 파리 그림이 꼽힙니다. 소변기 안에 파리를 그려 넣었더니 잔뇨가 튀는 양이 80%가량 줄어들었다는 것인데요. 자연스럽게 파리를 겨냥하게 되기 때문이죠.

또 다른 사례로는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납세를 유도하기 위해 '이미 미네소타 주민의 90% 이상이 납세 의무를 이행했습니다'라는 안내문을 보낸 것입니다. 이는 '납세는 국민의 의무입니다'라는 안내문보다 납세자 집단 속에 묶이고 싶은 심리를 자극해 오히려 자진 납세가 늘어났다고 하네요.

이보다 우리 생활에 가까운 사례도 있는데요. 공공장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피아노 계단이 바로 그것입니다. 건반 모양으로 된 피아노 계단은 밟을 때마다 소리가 나게 해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죠.

특히 이러한 넛지 이론은 실생활에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는데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넛지 이론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알려져 있죠.

이에 우리 정부도 이러한 넛지 이론을 경제정책에 적용하기로 했는데요. 정부가 지난 27일 내놓은 '2018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미래대비를 위한 중장기전략 수립의 일환으로 넛지 정책을 적극 도입해 활용한다고 합니다.

경기지방경찰청에서 초등학교 건널목 근처에 발자국 마크를 표시한 결과 교통사고가 30% 감소했다는 사례를 바탕으로, 국민의 자발적 행동변화를 유도해 정책 효과를 제고하겠다는 구상이죠.

정부는 대국민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올해 시범사업을 선정한 후, 관련 연구용역을 바탕으로 이를 정책화해 내년부터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정부가 국민들을 '팔꿈치로 슬쩍 찔러' 자발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하게끔 이끌어주길 기대해봅니다.


백유진 기자 byj@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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